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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WC 2023]제임스가 그리는 AI 컴퍼니 SK텔레콤'AI 선지자' 유영상 대표 "고객·기술, 시공간, 산업, 코어 BM, ESG 등 5대 영역 혁신"

바르셀로나(스페인)=이장준 기자공개 2023-02-28 12:44:52

이 기사는 2023년 02월 27일 08:0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커뮤니케이션 투 에브리웨어(Communication to Everywhere)'에서 'AI 투 에브리웨어(AI to Everywhere)'로 새로 도약하려 한다." 유영상 SK텔레콤 대표이사(사진)는 26일(현지시각) MWC 2023 행사가 열린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같이 선언했다.

2021년 취임과 함께 AI 컴퍼니로 전환을 선포한 그는 챗GPT(ChatGPT)도 먼저 AI 서비스 '에이닷(A.)'을 대중 앞에 선보였다. 스스로를 '제임스(영문 명칭)'로 불러달라며 말랑말랑한 기업 문화를 만들기 위한 움직임도 여기 맞닿아 있다.

그로부터 약 1년 만에 테크업계에 불어닥친 AI 열풍을 보면 유 대표의 선지자적 면모가 부각된다. 그런 그가 이번에는 SK텔레콤이 '어떻게' AI 컴퍼니로 변모할지 구체적인 방법론을 꺼내 들었다.

◇PC·인터넷·모바일 이은 'AI 혁명'…고객 인게이지먼트 주도권 잡으려는 SKT

지난해 5월 SK텔레콤은 AI 에이전트를 지향하는 B2C 서비스 에이닷을 선보였다. 2016년부터 '누구(NUGU)' 서비스를 통해 AI 역량을 축적해왔고 자체적으로 개발한 GPT 계열의 기술도 갖춘 터였다. 무엇보다 통신사(Telco)가 잃어버린 고객 인게이지먼트(engagement) 측면에서 주도권을 되찾기 위해 분주히 움직인 결과물이었다.

유 대표는 "통신 사업자로 고객을 많이 갖고 있긴 하지만 이들을 대상으로 내세울 만한 마땅한 서비스가 별로 없었다"며 "빅테크 등 기업과 비교해 잃을 게 없었기에 오히려 가장 먼저 AI 사업에 먼저 진출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그는 AI를 PC, 인터넷, 모바일에 이은 혁명으로 보고 있다. AI를 세상과 연결함과 동시에 AI를 한 기업이 독식하거나 편향되지 않고 세상과 고르게 만날 수 있도록 하는 게 목표다. 서비스부터 산업까지, 하늘부터 땅까지, 사람부터 동물까지 모든 곳에 AI 역량을 활용하려 한다.


그는 모바일 올림픽으로도 불리는 MWC 행사에 앞서 AI 비전을 어떻게 구체적으로 달성할지 설명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고객·기술 △시공간 △산업(AIX) △핵심 비즈니스모델(Core BM) △ESG 등 5대 분야에 걸쳐 SK텔레콤의 AI 전환 현황을 총망라했다.

무엇보다 고객과 기술 영역에서 고객 인게이지먼트를 혁신하는 게 중요하다고 판단했다. 앞서 선보인 에이닷이 대표적이다. 에이닷은 대화, 캐릭터를 기반으로 30여 가지 다양한 서비스를 연계한다. 최근 100만 가입자를 돌파하는 등 객관적인 지표로도 성과가 나타나는 추세다.

다만 최근 챗GPT가 전 세계적 화두로 떠오르면서 일부 전략에 변화를 줬다. 기존에는 국내에서 내실을 다지고 해외에 진출할 계획이었지만 글로벌 텔코 얼라이언스(Telco Alliance)를 통해 '글로컬(Global+Local)'한 AI 서비스를 만들기로 했다. 각 통신사가 공통의 플랫폼을 구축하고 자기만의 언어와 서비스를 살리는 방안을 구상하고 있다.

유 대표는 "분절된 서비스가 글로벌로 연결되는 동시에 통신사에 특화해 새로운 글로벌 AI 서비스를 만들고자 한다"며 "빅테크와 제휴도 병행할 예정이고 챗GPT나 여러 앞선 기술을 가진 회사들과 제휴를 통해 현재 모델을 디벨롭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투자 통한 강력한 동맹 구축…K-AI 얼라이언스의 탄생

물론 AI 영역은 광범위한 만큼 △시공간 △산업(AIX) △ESG 측면에서는 강력한 동맹을 구축해 경쟁력을 제고하는 모양새다. 유 사장은 지난 CES 행사 이후 실리콘밸리를 찾으면서 한국계 AI 스타트업이 미국, 중국 등과 비교해 부족하다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AI 강국을 만들어보잔 의미에서 '도원결의'를 했다는 설명이다.

우선 SK텔레콤은 기존 '모바일 오퍼레이터'에서 고객의 시공간을 넓히는 '모빌리티 오퍼레이터'로 거듭나고자 한다. 도심항공교통(UAM) 부문에서는 한국공항공사, 한화시스템, 티맵모빌리티를 비롯해 미국 기체 제조사 조비 에비에이션(Joby Aviation)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시범 서비스에 도전한다.

자율주행 부문에서는 SK텔레콤에서 스핀오프해 탄생한 사피온, 실리콘밸리에 있는 K-스타트업 팬텀 AI와 호흡을 맞춘다. 사피온의 칩셋과 팬텀 AI의 소프트웨어를 결합한 새로운 AI 솔루션을 만들려 한다.

*사진=왼쪽부터 팬텀AI 조형기 대표, 사피온 류수정 대표, 베스핀글로벌 이한주 대표, SKT 유영상 사장, 몰로코 안익진 대표, 코난테크놀로지 양승현 CTO, 스윗 이주환 대표, 투아트 조수원 대표

현실과 가상 공간을 허무는 메타버스 역시 글로벌 통신 사업자들과 손잡고 해외 진출에 성공했다. '이프랜드(ifland)'를 메타버스 시대의 싸이월드로 만들겠다는 게 SK텔레콤의 목표다. 자체 NFT 마켓인 탑포트(Top Port)를 활용해 관련 콘텐츠를 이프랜드에 도입하고 경제시스템을 활성화한다.

산업(AIX) 측면에서는 SK텔레콤의 투자 DNA가 더욱 두드러진다. 이번 K-AI 얼라이언스에 소속된 회사들은 SK텔레콤으로부터 투자를 받거나 분사한 케이스에 해당한다. SK텔레콤은 투자 차익보다는 AI 부문 사업적 시너지를 염두에 두고 투자를 진행했다.

유 사장은 "제가 M&A와 투자 전문가인데 그동안 실력을 못 보여드린 것 같아 실적을 공유한다"며 캐피탈 획득(Capital Gain)이 목표는 아니지만 투자 시점 대비 지분가치나 파트너사 가치가 3배 이상 상승했다"고 밝혔다.

ESG 역시 AI를 접목해 세상을 이롭게 하는 형태로 진행하고자 한다. 스타트업 투아트(Tuat)의 '설리번플러스' 시각 보조 애플리케이션은 SK텔레콤의 에이닷 등과 결합해 AI 기반 시각보조 음성 안내 앱으로 거듭날 전망이다.

◇기존 핵심 사업 AI 대전환 예고

사티아 나델라 마이크로소프트 CEO는 최근 다른 모든 프로젝트를 중단하고 프로덕트에 챗GPT를 연결하라는 주문을 내렸다. 이처럼 SK텔레콤도 기존 주요 사업인 유무선 통신, 미디어, 구독 사업에 AI를 적용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가령 AI 이동통신(MNO)의 경우 고객은 커스터머 서비스나 멤버십을 제공받는 것은 물론 요금제 가입이나 단말기 구매까지 AI로 아우를 수 있다. SK브로드밴드 B tv를 포함한 미디어 부문에서도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처럼 AI를 접목하려 한다.

T우주 등 구독 서비스 역시 출시 2년 만에 총거래액(GMV)이 6000억원을 넘어섰다. 이를 AI와 결합한 오픈형 구독 커머스 플랫폼으로 진화시켜 올해는 GMV를 1조원 수준으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유 대표는 "챗GPT 인기가 시들해지더라도 AI 자체가 시들진 않을 것"이라며 "이제는 '왜' AI 컴퍼니로 전환해야 하느냐에 대한 설득은 쉬워졌지만 '어떻게' 하느냐가 관건이 됐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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