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금융을 움직이는 사람들]오순영 금융AI센터장 "AI 엔진 고도화해 기술력 확산할 것"⑩한글과컴퓨터 CTO 출신 'IT 전문가'…고객 니즈 충족하는 '안전한' 금융AI 목표
김서영 기자공개 2023-03-13 07:15:51
[편집자주]
KB금융은 윤종규 회장 3기 체제를 9개월가량 남겨두고 순항 중이다. KB금융지주는 2020년 4월 인수합병(M&A)한 푸르덴셜생명과 다른 계열사 간 시너지 증대와 불확실한 경제 상황 속 리스크 관리로 분주하다. KB금융의 핵심 계열사인 KB국민은행은 부행장단 규모를 5명에서 10명으로 늘렸다. 다소 둔화된 매출 성장세를 다시 끌어올릴 준비를 마쳤다. 더벨이 내년 '리딩 뱅크' 탈환을 목표로 하는 KB금융의 핵심 경영진의 면면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2월 27일 13시40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IT 전문가로서 금융과 인공지능(AI) 사이에 상호보완적인 역할을 한다고 생각한다. 기존 AI 엔진을 고도화해 올해는 KB금융그룹 내 다양한 영역으로 AI 기술력이 확산하는 데 주력할 예정이다. 챗GPT와 같은 초거대AI를 어떻게 활용할지도 고민해볼 생각이다."오순영 KB국민은행 금융AI센터장(사진)은 더벨과의 통화에서 올해 AI 관련 청사진을 밝혔다. 오 상무는 KB그룹에서 전에 없던 파격적인 인재 등용으로 꼽힌다. 77년생으로 40대 젊은 임원으로 한글과컴퓨터에서 개발자로 굵직한 경력을 쌓아온 IT 전문가이기 때문이다. 올해 AI 역량을 고도화해 그룹 전체로 확산시키겠다는 의지를 다졌다.
◇77년생·IT 전문가, '파격' 인재 영입 눈길…"AI 전문성 이식한다"
오 상무는 지금껏 국민은행에서 찾아보기 어려운 경력을 지닌 인물이다. 1977년에 태어나 70년대 후반생이다. 행 내에 60년대 후반에서 70년대 초반생 임원은 있으나 70년대 후반생은 오 상무뿐이다. 또 개발자로 우리나라 토종 소프트웨어(SW) 기업인 한글과컴퓨터에 입사해 연구개발부문장(CTO)까지 올랐다.

오 상무는2001년 서울여대 컴퓨터학과를 졸업했다. 이후 한글과컴퓨터에 개발자로 입사했다. 2017년 12월에 프로젝트개발실 이사 자리에 오르며 임원진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이듬해 12월 상무로 승진, △미래성장본부 △개발기획본부 △인공지능개발실을 모두 이끌었다. 2020년 12월 CFO를 맡으며 전무에 선임됐다.
오 상무는 한글과컴퓨터에 적을 두고 여러 자회사의 주요 직책을 두루 겸직했다. 2021년 3월에는 한컴인터프리 대표이사를, 5월에는 AI 음성기술 합작법인인 아큐플라이에이아이(Accufly.AI) 공동대표를 맡았다. 지난해 5월에는 한컴인텔리전스 인공지능사업본부장(CTO)과 한컴프론티스 ICT융복합연구소장(CSO)으로 일했다.
한글과컴퓨터그룹을 나와 국민은행과 손잡은 건 지난해 6월이다. 지주와 국민은행에서 금융AI센터장을 맡았고 내달로 10개월 차에 접어든다. 오 상무는 올해 초 조직 개편을 통해 역할이 확대된 금융AI센터를 이끌게 됐다. 앞서 국민은행은 테크그룹 조직 개편을 통해 데이터·AI본부를 신설해 그 아래 △데이터솔루션부 △금융AI센터 △마이데이터부를 뒀다.
오 상무는 한글과컴퓨터에서 쌓아온 경력과 관련해 "기존의 문서에 특화된 역량을 AI와 접목하는 역할을 했다"며 "개인적으로 금융업계 AI 프로그래밍에 새롭게 도전하게 돼 기존에 가진 역량을 어떻게 녹여내야 할지 아이디어를 모으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조직 개편과 관련해선 "금융 데이터를 직접 살펴볼 수 있게 조직이 꾸려져서 고객에게 가치 있는 서비스를 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며 "개발자들의 퍼포먼스를 끌어올리고 업무에 집중하고 효율성을 높일 수 있도록 조직을 이끌어 나가고자 한다"고 덧붙였다.

◇챗GPT 돌풍 속 중심 잡는 '금융 AI'…안정성과 고객 친화 최우선
국민은행의 AI 개발은 2019년부터 시작됐다. 금융권 최초로 자체 개발한 금융언어모델 'KB-STA'를 이듬해 공개했다. KB-STA는 지난해 10월 버전 업그레이드를 마치고 검색엔진, AI금융비서, KB월렛(Wallet) 쿠폰관리 등 여러 서비스에 적용됐다. 또한 AI 신경망을 사용한 이미지 처리 및 분석 솔루션인 'KB-AI OCR' 기술도 금융업계의 눈길을 끈다.
오 상무는 "KB그룹은 KB-STA나 OCR 등에 대해 자체적인 연구개발(R&D) 역량을 보유하고 있으며 올해 OCR을 그룹 전체로 확산하는 작업에 돌입할 예정"이라며 "AI 개발 사업과 관련해 구체적인 성과가 나기 시작한 건 작년 하반기와 올해"라고 설명했다.
오 상무는 금융의 AI는 기존 AI와 달라야 한다고 강조했다. 금융업이 본질이기 때문에 그룹의 수익성도 높여야 하고 금융 서비스를 받고자 하는 고객의 니즈도 충족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금융거래가 안전하게 이뤄질 수 있도록 뒷받침해야 한다. 머신러닝(ML) 모델링을 통해 기업여신심사나 보이스피싱 탐지 능력을 제고했다. 행 내에서 임직원들이 일을 신속하고 효율적으로 처리하도록 도와 업무 부담을 경감시키는 역할도 AI의 몫으로 꼽았다.
실제 국민은행은 AI 보이스피싱 모니터링 시스템 고도화 프로젝트를 완료해 보이스피싱 탐지율이 34.3% 향상됐다고 발표했다. AI가 보이스피싱 등 금융 관련 범죄의 패턴을 찾아내는 능력이 향상된 덕분이다. 오 상무는 "이외에도 자금세탁 방지 등 AI 기술을 적용할 수 있는 영역이 많아 꾸준히 발굴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최근 대중의 관심을 받은 챗GPT에 대한 분석도 잊지 않았다. 오 상무는 초거대AI를 기반으로 하고 있어 정보를 빠르게 찾아주지만, 사실 정답을 말하는 건 아니라고 지적했다. 2021년 9월까지 학습한 내용 안에서 정보를 찾기 때문이다. 산수 실수도 잦다. 금융은 무엇보다 신뢰가 중요하고 소비자를 보호해야 할 책임이 있어 챗GPT를 단시간에 도입하긴 어렵다고 진단했다.
오 상무는 "챗GPT와 같이 초거대AI가 가진 특성을 면밀하게 분석해 이를 잘 살릴 수 있는 쪽에 접목해 올해 구체적인 활용 사례를 만들어 볼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AI 기술을 금융업에서 활용할 영역이 많지만 급하게 속도를 내진 않겠다"며 "AI 금융 모델을 단순 출시하는 게 아니라 고객의 니즈와 안정성을 최우선으로 살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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