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 회사채 2.58조 수요…전 트랜치 -30bp 이하 7·10년 장기물 수요도 탄탄…7000억 증액 발행 유력
강철 기자공개 2023-02-28 07:14:35
이 기사는 2023년 02월 27일 18:0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LG전자가 약 2년만에 국내 기관 투자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회사채 수요예측에서 2조5850억원의 사상 최대 수요를 모았다. 3·5·7·10년물 4개 트랜치 모두 가산금리를 밴드 하단보다 낮게 확정하는 등 프라이싱 결과도 기대 이상으로 만족스러웠다.LG전자는 27일 기관 투자자를 대상으로 100회차 회사채의 매입 수요를 조사했다. 모집액 3500억원을 3년물 1400억원, 5년물 1200억원, 7년물 400억원, 10년물 500억원으로 나눠 매수 주문을 받았다. 가산금리 밴드는 3·5·7·10년물 모두 개별 민평의 '-30~+30bp'를 제시했다.
이번 3·5·7·10년물은 LG전자가 2021년 5월 이후 약 2년만에 국내 채권시장에서 발행하는 공모채다. 국내 3대 신용평가사는 2년만에 실시한 본 평가에서도 과거와 동일한 'AA0, 안정적' 등급과 전망을 매겼다. 업계에선 이처럼 우수한 크레딧을 거론하며 오랜만에 실시하는 수요예측이라 해도 어렵지 않게 조단위 주문을 모을 것이라는 전망을 제기했다.
우량채를 중심으로 채권 시장에 유례없는 유동성 잔치가 벌어지고 있는 점은 이 같은 전망에 무게를 실었다. 실제로 이마트, LG유플러스, 현대제철, 롯데제과, GS에너지, 신세계 올해 수요예측을 실시한 AA0 발행사는 모두 조단위 오버부킹에 성공했다.
수요예측은 예상대로 대규모 흥행에 성공했다. 모집액의 7배가 넘는 2조5850억원의 자금이 들어왔다. 만기별로 3년물에 1조1450억원, 5년물에 8700억원, 7년물에 3500억원, 10년물에 2200억의 수요가 몰렸다. 우정사업본부와 공무원연금공단을 위시한 수십곳의 기관 투자자가 입찰에 참여해 치열한 매입 경쟁을 벌였다.
LG전자가 국내 공모채 시장을 찾기 시작한 2012년 9월 이래 단일 회차 수요예측에서 2조원이 넘는 자금 모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3년물처럼 개별 트랜치에 1조원이 넘는 역대급 주문이 몰린 전례도 없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LG전자는 연간 만기채 차환액이 8000억원이 넘지 않도록 하는 재무 정책을 운영한다"며 "이에 아무리 시장 변동성이 심해도 흔들리지 않고 장기물을 발행해 특정 기간에 만기채 차환이 몰릴 수 있는 리스크를 사전에 없앤다"고 말했다.
이어 "이러한 한결같은 발행 전략 덕분에 공모채 시장에서 LG전자에 대한 투자자의 신뢰가 상당하다"며 "이번에 7년물 3500억원, 10년물 2200억원이라는 적잖은 수요를 모은 것은 그동안 쌓은 신뢰가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설명했다.
입찰 참여자는 대부분 LG전자의 개별 민평금리가 시장 컨센서스를 크게 상회한다고 봤다. 이에 3·5·7·10년물 모두 밴드 최하단인 -30bp보다 낮은 금리 구간에서부터 주문을 넣었다. 그 결과 3년물은 -30bp에서, 5년물은 -36bp에서, 7년물은 -39bp에서, 10년물은 -50bp에서 각각 모집액을 채웠다.
LG전자는 이번 3·5·7·10년물의 증액 한도를 최대 7000억원까지 열어뒀다. 회사채로 갚을 예정인 만기채와 수출입은행 차입금의 규모가 3500억원이고 시장 변동성에 대비해 미리 현금을 마련해둘 필요도 있는 만큼 별다른 변수가 없는 한 7000억원 증액을 추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증액은 가산금리가 상대적으로 우수한 5년 이상 장기물을 중심으로 추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로 증액을 장기물로만 실시한다면 최종 가산금리는 4개 트랜치 모두 -30bp 안팎에서 정해질 전망이다. 10년물은 증액을 해도 밴드 하단보다 낮은 가산금리를 확정할 수 있다.
지난 24일 기준 LG전자 회사채의 개별 민평금리는 3년물 4.132%, 5년물 4.474%, 7년물 4.724%, 10년물 4.934%. 이 금리가 납입일인 오는 3월 7일까지 유지된다는 가정 하에 7000억원 증액을 추진하면 발행 금리는 3년물 3.85~3.9%, 5년물 4.15~4.20%, 7년물 4.40~4.45%, 10년물 4.50~4.55% 수준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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