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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회 모니터/삼성물산]지배구조 핵심, '독립성' 최우선 둔 이사회①대표이사-의장 분리부터 위원회 구성까지 모범규준 수준

김위수 기자공개 2023-03-06 07:42: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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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을 움직이는 힘은 무엇인가. 과거 대기업은 개인역량에 의존했다. 총수의 의사결정에 명운이 갈렸다. 오너와 그 직속 조직이 효율성 위주의 성장을 추구했다. 효율성만큼 투명성을 중시하는 시대로 접어들면서 시스템 경영이 대세로 떠올랐다. 정당성을 부여받고 감시와 견제 기능을 담보할 수 있는 이사회 중심 경영은 피할 수 없는 흐름이다. 이사회에 대한 분석과 모니터링은 기업과 자본시장을 이해하는 가장 중요한 척도다. 더벨은 기업의 이사회 변천사와 시스템에 대한 분석을 통해 바람직한 거버넌스를 모색해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2월 28일 15:23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우리나라 산업계에서 '삼성'의 무게감은 남다르다. 삼성그룹의 전체 계열사 매출은 국내총생산(GDP)의 약 20%에 이르며 한때 코스피 시가총액에서 삼성 계열사가 차지하는 비중이 38%까지 올랐던 적도 있다. 이처럼 존재감이 뚜렷한 만큼 국내외에서 지켜보는 눈도 많다. 실제 삼성을 둘러싼 잡음이 끊이지 않았던 것도 사실이다.

핵심 계열사인 삼성전자의 부담이 가장 크겠지만 삼성물산 역시 자유로운 입장은 아니다. 삼성물산은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을 비롯한 오너가 일원들이 지분 31.63%를 보유 중인 계열사다. 지배구조 최상단에 위치해있어 삼성그룹의 지분구조를 논할 때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곳이다. 이사회 등 거버넌스 구축에 있어서도 빈틈을 만들지 않기 위해 노력한 흔적이 엿보인다.

◇이사회 구성 '독립성'에 방점, 모범규준 수준

삼성물산의 이사회는 총 9명으로 이뤄져 있다. 상사·건설·리조트·패션 등 각 사업부문을 이끄는 4명의 대표이사가 모두 이사회 소속이다. 최고재무책임자(CFO) 등을 등기임원으로 두는 삼성전자 등 다른 계열사와 달리 삼성물산의 사내이사는 대표이사로만 구성돼있다. 사업부문이 다양한 회사 특성상 이사회가 지나치게 비대해지는 일을 막기 위한 조치로 보인다.

이에 따라 이사회 전체 구성의 절반 이상을 차지해야 하는 사외이사의 숫자는 총 5명이다. 이사회의 구성을 살펴보면 독립성을 확보하기 위한 모든 조처를 해놓은 점을 확인할 수 있다. 독립적 이사회를 구성하기 위한 모범규준 대부분을 준수하고 있다.

사외이사가 이사회 의장을 맡고 있는 것이 대표적이다. 또 한국ESG기준원(KGGS)이 모범규준을 통해 대규모 상장법인 이사회에 설치할 것을 권고하는 감사위원회·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사추위)·보상위원회를 모두 구성한 상태다. 감사위원회와 사추위는 법적으로 설치해야 할 의무가 있지만 보상위원회는 그렇지 않다. 국내 대기업 중에서도 보상위원회를 운영하지 않는 곳들이 많다.

특히 보수 결정, 내부감사, 내부거래, 사외이사후보 추천을 맡은 위원회는 이사회를 전원 사외이사로 구성한 점이 눈에 띈다. 모범규준은 이해상충 가능성이 높아 사외이사에 의한 감시·감독이 필요한 위원회는 사외이사로만 채우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설명하고 있다.

◇2018년 이후 대대적 개선, 왜?

삼성물산의 이사회가 처음부터 지금과 같은 수준의 독립성을 보였던 것은 아니다. 2017년에만 해도 대표이사 중 하나였던 최치훈 사장이 이사회 의장을 맡았다. 또 당시 이사회 내 위원회였던 보상위원회, CRS위원회(현 ESG위원회), 사추위에는 사내이사가 한 명씩 포함돼있었다.

이사회 구성에 대대적인 변화가 생긴 시점은 2018년이었다. 최치훈 사장이 이사회 의장을 유지하면서도 대표이사직에서 물러나며 대표이사-의장 분리를 이뤘다. 다만 이 시점에서는 기업 내부인이 이사회 의장을 맡고 있다는 점에서 완벽한 분리라고 보기는 어려웠다. 또 같은해 이사회 내 보상위원회, CSR위원회, 사추위 등 위원회에서 사내이사들이 빠진 점이 확인된다.

기점이 된 2018년은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국정농단 사건으로 옥살이를 하다가 항소심에서 집행유예를 선고받으며 풀려난 해다. 삼성의 경영 투명성에 대한 논란을 불식하기 위해 대대적인 쇄신이 절실했다. 그룹의 컨트롤타워인 미래전략실이 해체되며 경영을 지휘할 각 계열사의 이사회를 강화할 필요성도 있었다. 삼성전자와 삼성물산 등을 시작으로 이사회의 독립성을 강화하고 이사회 중심 경영을 본격화하는 방식으로 거버넌스 개선에 나선 것이다.

실제 2018년 이후 삼성물산의 기업지배구조 핵심지표 준수율은 크게 개선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2018년도 삼성물산의 기업지배구조 핵심지표 준수현황을 살펴보면 총 15개 항목 중 11개 항목을 준수했다고 나와 있다. 그러다가 준수항목이 2019년도에는 12개, 2020년에는 14개로 늘어났다.

가장 최근 버전인 2021년도 준수현황은 13개로 떨어졌지만, 여전히 코스피 상장사들의 수준을 웃도는 수치다. 한국거래소가 유가증권시장 상장사 345곳이 지난해 공시한 기업지배구조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기업지배구조 핵심지표 15개에 대한 준수율은 60.7%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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