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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영을 움직이는 사람들]'HP 최고 엔지니어' 강진만 상무, 고영 표 스마트팩토리 전도한다④휴렛팩커드 '스프라우트' 개발한 AI 전문가, SW연구소 중심 장비→솔루션 시프트 견인

조영갑 기자공개 2023-03-08 07:35:37

[편집자주]

고영테크놀러지(고영)는 글로벌 SMT 분야의 최강자다. 세계 3200여개 고객사에 3D 검사장비를 공급하면서 점유율 50%를 유지하는 필드의 챔피언이다. 하지만 창업주 고광일 대표와 키맨들의 눈은 필드 그 너머에 있다. 더벨은 '10년 후 미래를 창조한다'는 정신으로 오늘을 임하는 고영의 사람들을 조명해 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3월 06일 10:4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고영의 R&D(연구개발) 이력에 방점이 찍힌 해는 2016년이다. 글로벌 시장에 이른바 '4차산업 혁명' 물결이 거세게 흐르면서 AI(인공지능) 기술, 스마트팩토리(Smart Factory) 솔루션이 산업계의 각광을 받던 시기다. 고영은 당시 미국 샌디에이고, 뉴욕 등지에 관련 연구소를 설립하면서 글로벌 톱티어급 엔지니어를 유치하기 위해 공을 들였다. 현재 속한 필드의 10년 후를 생각한다는 고광일 대표의 철학에 따른 과감한 투자다.

강진만(미국명 Brian Kang) 고영 소프트웨어(SW) 연구소·KYRA(Koh Young Research America) 소장(상무이사) 역시 당시 고 대표의 인재영입 케이스로 고영에 합류한 대표적인 엔지니어다. 고려대 정보공학 학사, 미국 USC(University of Southern California) 컴퓨터공학 석박사를 거쳐 2011년부터 HP(Hewlett Packard)에서 컴퓨터비전 최고전문가(Master Technologist & Computer Vision Scientist)를 지낸 컴퓨터비전·AI SW 분야 권위자다.

고영의 사정에 밝은 업계 관계자는 "당초 고영은 ICT의 메카라 불리던 실리콘밸리에 SW연구소 및 KYRA를 설립하려고 했으나 실리콘밸리 대신 주거 조건이 우수하고, 신흥 클러스터로 부상하던 샌디에이고를 택했다"면서 "결과적으로 그곳에서 강 상무를 영입한 데 이어 인근에 있던 우수 AI 관련 인력들을 초청해 우수한 팀을 구성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실리콘밸리 대안 샌디에이고에서 'PICK'한 숨은 보석

강 상무의 대표적인 R&D 프로젝트는 HP가 2014년 경 시장에 야심차게 내놓은 '스프라우트(Sprout)'다. 스프라우트는 현실세계와 가상세계의 상호작용(Interaction)을 디바이스 상에서 구현한 가상현실(VR), 증강현실(AR) 최적화 제품이다. 3D 스캐너와 터치매트, 액티브 펜(Active Pen) 등이 탑재돼 3D 오브젝트를 자유롭게 가공할 수 있다는 게 특징이다. 몇년 전부터 업계의 화두가 된 '메타버스' 컨셉에 가장 가까운 제품으로 평가된다.

강 상무는 해당 프로젝트를 이끌면서 컴퓨터비전 엔지니어링을 기반으로 한 AI SW 고도화에 역할을 했다. AI 기반 AR, VR 디바이스 시장이 사실상 '맹아기'에 머무르던 국내 시장 상황을 감안하면 이미 약 10년 앞선 시장의 선두에 있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강 상무는 "당시 HP에서 3D 캡쳐 센서를 활용한 실시간 컴퓨터비전 기술을 지속적으로 연구한 결과 차세대 몰입형 제품 출시에 힘을 보탤 수 있었다"고 말했다. 고 대표 역시 해당 프로젝트 리더 격이었던 강 상무의 이력에 주목했다.

강 상무와 SW연구소·KYRA는 현재 고영의 메인 필드인 SMT(표면실장) 검사, MOI(Machining Optical Inspection), 반도체 검사를 비롯해 의료 이미지 분석 등 신사업에서 AI 솔루션을 개발하는 데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여기서도 강 상무의 특기 분야인 컴퓨터비전과 AI SW 아키텍쳐가 힘을 발휘하고 있다. 특히 고영이 5~10년 후 미래 먹거리로 점지한 '스마트팩토리' 비즈니스의 전개를 위해 SW연구소의 역할이 크다는 게 업계의 전언이다. 이른바 'KSmart(고영 스마트팩토리 솔루션)' 프로젝트다.

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고영은 글로벌 업계에서 유명 검사장비 제조사 정도로 알려져 있었지만, SW연구소 및 KYRA를 주축으로 하드웨어에서 소프트웨어 기반 솔루션 기업으로 변모(shift)를 거듭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관련 매출액 역시 지난해를 기점으로 지속적으로 비중을 확대하고 있다.

◇'수율이슈' 고통 받던 中 고객사 공정 최적화 단숨에 해결

AI 기반 공정최적화 기술(Kohyoung Proccess Optimizer·KPO)은 SW연구소·KYRA의 강점으로 평가된다. 고객사가 생산 라인의 효율을 높이기 위해 새 공정기술을 도입하는 경우, 기술이 안정화되기 전까지 수율의 문제를 고민할 수 밖에 없다. 이때 KSmart와 KPO 솔루션이 근본적인 문제를 파악해 해결책을 제시하는 방식이다.

연구소의 솔루션 실력을 인정 받은 사례가 있다. 지난해 한 중국 유명 제조사가 새로운 공정기술을 도입했지만, 불량률이 크게 치솟으면서 '수율 이슈'가 대두됐다. 새 공정이 문제인 것은 알았지만, '악마의 디테일'을 찾을수 없어 백방으로 도움을 요청했지만 번번히 수포로 돌아갔다. 이에 지난해 고영 SW연구소 측에 '오퍼(offer)'가 왔고, KSmart 엔지니어와 고영 인력이 해당 고객사를 방문, 몇 주 만에 수율 문제를 해소했다. 이를 통해 고영은 해당 고객사의 후속 대거 유치할 수 있었다.

당시 중국 고객사에 적용된 기술이 바로 'KPO'다. 3D 검사장비에서 생성되는 측정 정보들을 각 공정에서 분석하면서 실제 문제가 되는 원인을 파악할 수 있는 AI 공정 솔루션이다. 이런 방식을 활용하면 고영은 글로벌 3000여 개 이상의 기공급사들을 대상으로 공정 정보를 분석, KSmart/KPO 스마트팩토리 솔루션을 구동할 수 있다.

강 상무는 "스마트팩토리 개발 리소스(resource)를 폭넓게 확보하기 위해 7년 전부터 미국을 비롯, 유럽, 베트남 등지에 다국적 R&D 센터를 구축했다"면서 "이를 통해 각 지역의 기술적 특성과 리소스를 취합, 글로벌 고객사의 디테일한 스마트팩토리 솔루션 니즈를 충족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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