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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영을 움직이는 사람들]'Sleepless JD' 신재득 전무, 글로벌 1등 만든 '개국공신'⑤글로벌 영업본부 CSO, 회로설계 엔지니어 출신 5개국어 구사 글로벌 마케터

조영갑 기자공개 2023-03-09 07:35:16

[편집자주]

고영테크놀러지(고영)는 글로벌 SMT 분야의 최강자다. 세계 3200여개 고객사에 3D 검사장비를 공급하면서 점유율 50%를 유지하는 필드의 챔피언이다. 하지만 창업주 고광일 대표와 키맨들의 눈은 필드 그 너머에 있다. 더벨은 '10년 후 미래를 창조한다'는 정신으로 오늘을 임하는 고영의 사람들을 조명해 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3월 07일 07:0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Mr. JD(신재득)는 도대체 잠을 자기는 하는 겁니까?"

글로벌 고객사의 바이어들이 신재득 고영 CSO(Chief Sales Officer·전무이사)에 대해 공통적으로 내리는 평가다. 북미, 유럽, 아시아 전역 3200여개 고객사를 커버하는 고영은 고객사의 니즈에 '시차 없이' 응대하기로 유명한 기업이다. 그 중심엔 잠들지 않는 글로벌 영업본부와 신 전무가 있다.

신 전무는 2004년 고영에 합류한 초기 멤버다. 고려대 전기공학과 학사, 성균관대 경영대학원 석사를 거쳐 SK텔레텍에 입사, SKY 휴대폰 하드웨어 회로 설계를 담당했다. 엔지니어 출신의 글로벌 마케터로 고영의 기술영업의 토대를 닦았다는 평가를 받는다. 하드웨어 설계 지식이 해박한 엔지니어이자, 해외 마케터를 겸했던 고광일 대표와 '닮은 꼴'이라는 전언이다.

고영의 사정에 밝은 한 업계 관계자는 "기술력만 있던 고영의 초기 시절, 고광일 대표는 글로벌 고객사를 대상으로 이른바 '엘리베이터 토킹'과 '뻗치기'를 감행하면서 기술 영업을 이어갔다"면서 "그 전통이 현재 고영의 글로벌 영업본부의 DNA로 이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해외 고객사 'Call' 시차 없이 응대 "잠을 자긴 합니까?"

고영은 현재 SPI(납도포검사) 부문 글로벌 1위다. 해당 시장에서 약 52%의 점유율을 17년째 유지하고 있다. 독보적인 머신비전 기술을 기반으로 2011년 판매를 시작한 AOI(자동광학검사) 장비 역시 약 30%의 글로벌 점유율을 유지하면서 1위를 지키고 있다. 글로벌 주요 생산, 제조사 중 고영의 검사장비를 도입하지 않은 기업을 찾기 힘들 정도로 폭넓은 판매망을 자랑한다. 이 중심에 신 전무가 있다.

전기공학을 전공한 신 전무는 회로설계 분야 스페셜리스트였지만, 글로벌 마케팅에 대한 열망이 강해 영업직을 자원한 케이스다. 몸 담고 있던 SK측에서도 해외마케팅 직에 대해 제의가 있었으나 실제 고객을 만나 기술영업을 하고 싶은 욕구가 강해 2004년 고영으로 적을 옮겼다.

신 전무는 "당시 우리나라 인지도가 지금처럼 높은 수준이 아니었던 데다 글로벌 SMT 시장에서 한국 제조사가 명함을 내밀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면서 "신생 회사가 세계 최고의 기술을 주장하는 데에 글로벌 회사들이 코웃음을 쳤지만, 점진적으로 기술평가(evaluation) 기회를 만들어 가면서 미국, 독일 유명회사를 고객사로 만들었다"고 밝혔다.

기술 평가가 까다롭기로 정평이 난 지멘스(Siemens) 인증 역시 고 대표를 위시한 글로벌 영업본부의 작품으로 꼽힌다. 지멘스 공급을 마중물로 고영은 유럽 전역의 고객사를 확대할 수 있었다.

고영의 우수한 글로벌 영업망의 핵심은 '기술기반 영업'과 '언어능력'으로 압축할 수 있다. 본부를 이끄는 신 전무는 영어, 일본어, 중국어, 스페인어, 독일어로 고영의 기술을 설명할 수 있는 수준의 어학능력을 갖추고 있다. 신 전무는 이와 관련, 네이티브 수준의 일본어를 구사하게 된 일화 하나를 전했다.

그는 "2000년대 중후반 일본 고객사들은 'Made in Korea'에 대한 불신감이 매우 강했다. 한국제품이 일본제품보다 성능이 앞설 수 없다는 확신이 강했으나 실제 장비평가와 설득을 거치면서 콧대 높은 일본 고객들도 고영의 기술을 인정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현재 일본 전자제품 제조사 대부분이 고영 장비를 공급받고 있다.

◇전기차·하이엔드 반도체 시장 본부 역량 집중

신 전무가 이끄는 글로벌 영업본부의 새 태스크(task)는 신 시장 개척이다. 대표적으로 EV(전기차) 시장이 타깃이다. 지난해 고영은 북미 시장의 리쇼어링(자국회귀) 흐름에 올라 타 검사장비 및 스마트솔루션 공급을 확대했다. 고무적인 것은 시장 규모가 급속도로 확대되고 있는 북미 전기차 시장에서 두각을 드러낸 점이다.

신 전무는 "전기차를 비롯한 오토모티브(Automotive)에 전장품이 확대되면서 검사장비, 솔루션 시장이 빠르게 커지고 있고, 반도체 역시 국가안보 산업화 경향성이 짙어지면서 각 국가의 투자가 확대되고 있다"면서 "전기차 시장과 반도체 시장을 집중적으로 공략해 고영의 지속적인 성장을 이끌겠다"고 말했다. 글로벌 밸류체인 재편에 따라 동남아, 중남미 투자가 확대되는 것과 관련, 해당 지역에 마케팅 본부의 역량을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전기차와 고사양 어플리케이션 시장에서 기존 검사장비 점유율을 확대하는 동시에 고영이 미래 먹거리로 점지한 '스마트 팩토리' 솔루션 시장에서의 존재감도 강화한다. 고영은 메카트로닉스, 머신비전, SW연구소의 협업으로 '스마트 팩토리 솔루션(KSmart)'의 글로벌 공급을 확장하고 있다. 기 고객사 다수가 해당 솔루션을 제조 현장에 채택하고 있다.

신 전무는 "FO-WLP(팬아웃 웨이퍼 레벨패키지) 등 반도체 후공정 어드밴스드 패키징 검사와 3차원 기계가공검사, 스마트팩토리 소프트웨어 사업을 기술 영업적으로 잘 풀어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면서 "이를 통해 고영의 전사 매출을 현재보다 5배 이상 성장시키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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