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금융, 임종룡식 조직개편 키워드 '혁신·성장' 지주 '슬림화'로 효율적 조직문화 정립…은행 '성과주의' 배양 초점
최필우 기자공개 2023-03-08 08:57:33
이 기사는 2023년 03월 07일 17:1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 내정자가 주도한 조직 개편안이 드러났다. 임 내정자는 지주의 전략 컨트롤타워 기능을 강화하고 조직 문화를 효율적으로 혁신하는 데 방점을 찍었다. 회장을 보좌하던 총괄사장·수석부사장 자리를 폐지하면서 강한 리더십 발휘를 예고했다.우리은행은 성과주의 안착에 초점을 맞춘다. 전략 수립 기능을 지주에 집중하고 은행은 영업에만 주력하는 시스템을 만든다. 성과를 우선시하는 문화를 배양해 옛 한일은행과 상업은행 출신 간 계파 갈등을 해소하려는 임 내정자의 의도가 엿보인다.
◇임종룡호 핵심 조직 '기업문화혁신TF·미래사업추진부문'
우리금융은 지주와 은행 조직을 대대적으로 개편했다고 7일 밝혔다. 지주 조직 개편은 '슬림화'로 요약된다. 총괄사장제, 수석부사장제가 폐지되고 11개 부분이 9개로 축소됐다. 임원은 11명에서 7명으로 줄었다. 회장 비서실 조직을 폐지하는 등 지주 전체 인력의 20%가 줄어든다.
임 내정자는 우리금융 회장 도전 의사를 밝힐 때부터 우리금융이 효율성을 갖춘 조직으로 거듭나야 한다는 경영 구상을 언급한 바 있다. 우리금융이 완전 민영화에 성공했음에도 불구 민간 금융그룹 수준의 조직 경쟁력을 갖추지 못했다는 게 임 내정자의 진단이다. 이달 취임하는 본인을 필두로 빠른 의사결정이 가능한 체계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그는 전반적으로 지주 규모를 축소하는 와중에 핵심 경영 아젠다를 수행할 조직을 신설했다. 회장 직속 조직으로 신설한 '기업문화혁신TF'가 대표적이다. 이 조직은 인사 및 평가제도 개편, 내부통제 강화, 경영 승계프로그램 등과 관련된 혁신 업무를 수행한다. 그룹 전반에 성과주의 문화를 배양하는 것도 TF의 주요 업무가 될 전망이다.
임 내정자는 금융위원장 시절 금융권 성과주의 도입을 위해 노력한 것으로 유명하다. "성과주의 도입 없이는 금융산업의 미래가 없다"는 그의 발언은 두고두고 회자된다. 당시 금융권 안팎의 반발에 직면하기도 했지만 현 시점의 우리금융에 반드시 필요한 조직 문화라는 공감대가 그의 회장 선임으로 이어졌다.
임 내정자를 보좌할 또 다른 축은 '미래사업추진부문'이다. 미래사업추진부문은 비은행 포트폴리오 강화 등 그룹의 미래 먹거리 발굴에 주력한다. ESG경영 관리 업무도 맡는다. 최근 금융 당국이 은행의 공공재 성격을 강조하면서 공공성 강화를 촉구하는 걸 의식한 조치로 해석된다.
미래사업추진부문은 당장 증권사 인수 작업에 힘을 쏟을 것으로 보인다. 최근 다올인베스트먼트를 인수하면서 벤처캐피탈(VC) 사업을 추가하는 성과를 냈으나 증권사 인수의 중요성이 상대적으로 크다는 평이다. 임 내정자는 NH농협금융지주 회장 시절 옛 우리투자증권(현 NH투자증권)을 인수한 경험을 살려 미래사업추진부문을 운영한다.
◇은행은 영업만…한일·상업은행 갈등 마침표 찍는다
우리금융은 지주의 전략 컨트롤타워 기능을 강조하는 동시에 자회사는 영업 중심으로 운영될 것이라 강조했다. 은행 조직 개편 역시 영업 중심 문화를 심는 차원에서 단행됐다.
우리은행은 영업총괄그룹을 폐지하고 대신 국내영업부문, 기업투자금융부문을 둔다. 국내영업부문에는 개인그룹, 중소기업그룹, 기관그룹, 자산관리그룹, 연금사업그룹이 편재됐다. 기업투자금융부문에는 기업그룹, 글로벌그룹, IB그룹, 부동산금융그룹이 포함됐다. 중소기업그룹과 연금사업그룹, 기관그룹은 새롭게 신설된 조직이다.
영업 관련 그룹을 부문으로 묶은 건 부문별 맞춤형 영업 전략을 구현하는 차원으로 분석된다. 국내영업부분은 우리은행의 약점으로 꼽히는 리테일(소매) 및 고액자산가 자산관리 경쟁력을 높여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 기업투자금융부문은 전통적으로 강한 법인 영업 경쟁력을 유지하고 글로벌 진출에 속도를 내야 한다.
무엇보다 영업 조직 개편을 계기로 계파 갈등에 매몰되지 말라는 게 임 내정자의 의중이다. 임 내정자는 회장 선임 전부터 한일은행과 상업은행 출신 간 갈등을 영업 효율성 저해 요인으로 꼽아왔다. 부문과 그룹 신설로 영업 분야를 세분화하고 임직원들의 성과를 면밀하게 평가하면 성과주의가 계파주의를 대체할 수 있다는 처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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