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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bell interview]키움운용 "선진 시스템 활용, OCIO 성과 자신"배상현 팀장 "불모지 국내 시장서 ALM 선구자 될것"

이돈섭 기자공개 2023-03-16 08:21:26

이 기사는 년 월 일 theWM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외부위탁운용관리(OCIO) 사업은 금융투자업계 뜨거운 감자다. 증권사, 자산운용사들이 인력을 보강하는 등 앞다퉈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퇴직연금 확정급여형(DB) 적립금뿐 아니라 다양한 성격의 기업 유휴자금을 유치하기 위해 운용사가 직접 컨설팅 업무에 뛰어들어 OCIO 콘셉트 운용 비히클을 제공하는 광경이 자주 목격되곤 한다.

키움투자자산운용은 이 사업 영역에서 발빠른 행보를 보이고 있는 운용사다. 2021년 11월에는 퇴직연금 시장에서 12년 경력을 쌓아온 배상현 팀장(사진)을 영입하고, CMO(최고마케팅책임자) 직속 OCIO솔루션팀을 꾸렸다. 배 팀장 주도의 팀은 최근 운용업계 최초로 ALM(Aseet Liability Management) 시스템을 개발했다.

13일 배 팀장을 직접 만나 ALM 시스템 개발 배경과 향후 사업 계획 등에 대해 물었다. ALM 시스템이란 현재부터 향후 10년 사이 특정 기업의 부채 규모 변화 추이를 시나리오별로 예측한 뒤, 각 시나리오에 맞춰 자산배분 전략을 수립해 운용 솔루션을 제공하는 자산운용 기법이다.

보험계리사 출신 경영학 박사인 배 팀장은 KB손해보험과 미래에셋생명, IBK연금보험 등을 거쳐왔다. 배 팀장은 ALM 시스템을 활용해 퇴직연금 DB 시장에서 DC, IRP 시장으로 사업 영역을 점진적으로 확대해나갈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키움운용 합류 직후 ALM 개발에 착수한 건 각 기업 맞춤형 자산운용 솔루션을 제공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키움운용은 각 기업 자산운용 수요에 적극 대응하고 있다. 퇴직연금의 경우 각 기업들 할인율과 임금인상률, 중도퇴직율 등 부채 결정 핵심요소를 확률적으로 분석한 뒤 다양한 자산배분안에 맞춰 효율적인 운용안을 제공한다. 퇴직연금 DB 적립금과 기업 유휴자금 등에서 1000억원 이상을 끌어오는 것이 올해 목표다.

배 팀장은 "키움운용이 OCIO 시장을 키우겠다는 의지가 상당해 ALM 시스템 개발 과정에서 전폭적인 지원을 받았다"며 "해외 선진국 연기금과 퇴직연금은 ALM 시스템 기반으로 운용되고 있지만 우리나라 시장은 사실상 ALM 불모지와 같다. 앞으로 이 분야 선구자가 되고 싶다"고 강조했다.


배 팀장은 KB손해보험과 미래에셋생명, IBK연금보험 등에서 컨설팅 업무와 시장 연구, 실제 사업 등 퇴직연금 시장에 깊숙이 관여해왔다. 보험 계리사로 안정적으로 계속 일할 수 있었지만 대학원에서 공부했던 내용을 실제 퇴직연금 시장에서 실현해보고 싶어 주변 만류에도 불구하고 운용사 문을 두드렸다.

배 팀장의 박사 학위논문 제목은 '퇴직연금의 부채연계투자전략(LDI) 전략에 관한 연구'. 배 팀장은 가입자 수급권을 보호하기 위해서라도 부채연계투자 전략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퇴직연금 시장은 처음부터 경쟁이 과열돼 있었고 그 관성이 지금도 이어지고 있지만, 앞으로는 얘기가 달라질 것이라는 게 그의 주장이다.

실제 지난해 퇴직연금 제도 개선 전후로 대기업 계열사와 외국계 기업을 중심으로 퇴직연금 DB 적립금 일부를 실적배당형 상품에 태우는 움직임이 감지되기도 했다. 하지만 매크로 환경 변화에 기준금리가 연이어 올랐고, 그 여파로 원리금보장형 상품 매력도가 높아졌다. 그 반대급부로 실적배당형 상품 매력도는 떨어지게 됐다.

이 과정에서 일부 사업자들이 실적배당형 상품 이탈을 막기 위해 고금리 상품을 제공하면서 업계 일각에서 역마진 발생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해 말 기준 192조원 DB 적립금 중 96%가 원리금보장형 상품으로 운용되고 있었다. 올해 시장금리와 경쟁금리에 따라 실적배당형 상품 비중은 크게 바뀔 수 있다.

이에 따라 퇴직연금 사업자들은 시장 불확실성에 대응하기 위해 DC·IRP 시장으로 눈길을 돌리고 있는 분위기다. 주로 DB 적립금을 유치해왔던 보험·은행업권에서도 DC·IRP 전담 사업조직을 만드는 움직임이 관찰되기도 한다. 배 팀장도 ALM 시스템을 향후 DC·IRP 시장으로 확대 적용해 적립금을 추가 유치한다는 계획이다.

배 팀장은 앞으로 기관 OCIO 분야와 개인 GBI(Goal Based Investment) 분야로 사업을 확대해, 명실상부 OCIO 전문가가 되는 것이 목표다. 그는 "퇴직연금 시장이 한 단계 도약하기 위해서는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며 "시장 상황에 변곡점이 오는 시점이 달라질 수 있지만 그 변곡점이 있다는 것은 분명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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