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3년 02월 08일 08시07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고용노동부 고용·산재보험기금 주간운용사 선정 작업이 시작됐다. 두 기금의 총규모는 약 28조원. 증시 불확실성 확대로 펀딩난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금융투자업계에 단비와 같은 존재가 아닐 수 없다. 이제 막 태동한 우리나라 OCIO 시장에서 주도권을 잡기 위해서라도 기금 운용사 선정은 필수적이다.지난 3일 오후 고용부 주관으로 설명회가 열렸다. 이 자리에는 최근 4년 두 기금 위탁을 맡아온 한국투자증권과 삼성자산운용뿐 아니라 내로라하는 증권사와 자산운용사 담당 직원들이 대거 참석했다. 그만큼 이번 주간운용사 선정에 관심이 높다는 뜻이다.
실제로 기존 주간사뿐 아니라 대다수 금투업계 회사들이 출사표를 던졌다. 금투업계 관계자는 "기존 위탁사가 수성할 수 있을 것이란 의견과 새로운 위탁사 선정 가능성이 높다는 의견 등이 혼재하고 있다"며 "최소 반년 이상 기금 선정 작업을 준비해온 하우스들이 상당수"라고 전했다.
이번 주간운용사 선정은 과거와 마찬가지로 조달청 입찰방식으로 진행된다. 일정한 자격을 가진 업체 대상으로 경쟁입찰을 진행한 뒤 그중에서 가장 유력한 조건을 제시한 업체를 선정해 계약을 체결하는 방식이다. 구체적으로는 정량평가에서 상위 업체 몇 군데를 걸러낸 뒤 정성평가를 통해 최종 승자를 가려낸다.
그런데 그간 OCIO 시장에서 두각을 드러내지 못했거나 이제 막 사업을 전개하고 있는 하우스들은 조달청 입찰방식이 불편하다. 정량평가 단계에서 이미 대형사와 중소형사 간 점수가 벌어질 수밖에 없는 데다 정성평가 기회는 정량평가 상위 업체에 제공되기 때문이다. 애당초 접근 자체가 쉽지 않다.
우여곡절 끝에 정성평가 단계에 진입해도 문제다. 심사는 대학교수 등 외부 전문위원들이 맡고 있는데 이들 마음을 휘어잡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학회 발전을 명목으로 이들 교수들이 소속돼 있는 학회에 후원금을 제시하고 다양한 채널을 통해 교수들과 사전교감을 이루는 등의 물밑작업은 이미 필수가 됐다.
각 하우스 입장에서 OCIO 시장은 놓쳐서는 안 되는 분야 중 하나임에도 불구하고 웬만한 투자 여력을 갖추지 않는 한 시장 접근 자체가 어려운 셈이다. 순수하게 하우스 운용실력으로 승부를 걸 수 있는 환경이 조성돼야 한다는 등 주장은 적어도 이 시장에서만큼은 세상 물정 모르는 철없는 소리로 치부되기 일쑤다.
물론 공적기금인 만큼 주간운용사 후보 면면을 꼼꼼히 따져보는 건 중요한 일이다. 하우스 규모가 커야만 리스크 관리가 제대로 이뤄지고 운용성과가 잘 나오는 건 아니다. 조달청 입찰이 일견 가장 공정하게 비춰질 수 있겠지만 이 방식이 운용성과를 끌어올릴 최선의 방식인지는 진지하게 고민해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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