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OD 발동' 국일제지, 회생절차 진입 임박 최우식 대표 사전 동의없이 지분 매각 발목, 회생 절차 신청 M&A 변수로
정유현 기자공개 2023-03-15 08:07:10
이 기사는 2023년 03월 14일 14시11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업력 45년차 코스닥 상장사 국일제지가 회생 절차 진입을 목전에 두고 있다. 투자자와 사전 동의 없이 경영권 매각 절차가 진행돼 기한이익상실(EOD)이 발동됐지만 채무 이행 능력 부족으로 회생 신청을 결정한 것으로 해석된다. 법원은 회사가 제출한 신청서와 각종 서류를 검토한 뒤 회생절차 개시 여부를 판가름할 것으로 전망된다.◇복수 채권자 8일 EOD 발동 공문 발송, 원금과 이자 포함 미지급액 약 230억
14일 투자 업계에 따르면 국일제지의 최대주주인 최우식 대표가 보유중인 지분 4100만주 중 3188만5000주(24.98%)를 디케이원에 매각하는 계약을 체결하며 기발행 전환사채(CB)에 대해 기한이익상실(EOD) 사유가 발생했다. 국일제지가 2021년과 2022년 발행한 7회차(105억원), 8회차(100억원) CB로 이자를 포함하면 미지급 사채금액은 229억7373만원 규모다.
7회차, 8회차 CB는 다수의 증권사와 자산운용사, 신기술투자조합 등이 투자에 참여했다. 8일 공시를 통해 최대주주의 지분 매각 체결 소식이 알려지자 몇몇 투자자 측은 ‘인수 계약 제3조 제23항 제1호 너목 및 버목’에 따라 EOD가 발생했다는 내용을 담은 공문을 당일 발송했다.

계약 세부 사항을 살펴보면 인수인의 사전 서면 동의를 받지 않고 최대주주가 변경되는 경우, 최대주주 및 실질 지배주주 등이 사채 발행이후 누적으로 발행 주식 총수의 5% 이상을 매각하는 등의 경우가 EOD 발동 사유다. 7회차는 연복리 14%, 8회차는 연복리 5%의 이자와 원금을 사채권자에게 지급해야 한다.
사채권자의 대부분은 국일제지 CB 관련 사항을 함구하는 분위기지만 투자 업계 분위기를 종합해보면 채권자들이 사태 해결을 위해 머리를 맞대고 있는 상황이다. 현재 국일제지의 현금성 자산 등의 상황을 고려해볼 때 EOD 발동 후 바로 투자금과 이자를 회수할 수 있을 것으로 본 것은 아니다. 공문을 발송한 것은 기관투자자로서 선관 의무에 충실하고자 취한 조치라는 평가다.

대부분의 채권자들이 디폴트 상황에 직면하기 보다는 회사와의 원만한 협의를 통해 자금을 회수하려는 분위기다. 일단 국일제지의 감사보고서 결과를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었다고 전해진다. 외부 감사기간에 CB에 대한 EOD 발동으로 조기 상환 요구에 즉각 응하지 못하면 비적정 의견이 나올 수 있기 때문에 채권자들도 조심스럽게 접근하는 것으로 해석됐다.
◇13일 오후 이사회 결정 따라 '회생신청' 결정 발표, 거래소 거래 정지
하지만 국일제지가 13일 오후 늦게 이사회 결정을 통해 따라 회생절차 개시신청서를 서울회생법원에 제출할 계획이라고 밝히며 상황이 달라진 것으로 파악된다. 채무를 갚을 능력이 없다는 판단하에 결정을 내린 것으로 해석된다. 일단 거래소 측은 회생 절차 개시 신청 확인시 까지 투자자 보호를 위해 거래를 정지시켰다.
회생 신청 결단을 내리지 않았어도 감사의견이 비적정으로 나오면 상장폐지 사유가 발생한다. 기발행 CB에 대해 EOD가 발동되며 여러모로 국일제지에 불리하게 돌아가는 상황으로 비춰진다.
국일제지는 '사채 원리금 미지급 발생' 공시도 같이 진행했는데 의문스러운 점도 일부 있다. 최대주주 지분 매각 공시가 된 8일에 이미 EOD가 발생된 상황인데 회생신청에 의거해 미지급 사유가 발생했다고 밝힌 부분이다. 미지급 발생일자도 13일이라고 명시했다. 이와 관련 사채권자와 논의가 진행된 것인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국일제지가 공시대로 13일 회생 절차 개시 신청서를 제출했다면 조만간 재판부가 포괄적 금지 명령을 내릴 것으로 보인다. 포괄적 금지명령은 법원이 회생절차 개시결정을 내리기 전까지 모든 회생채무액에 대한 강제집행, 가압류, 경매절차를 임의로 진행할 수 없게 한 절차다.
회생 신청이 변수로 떠오르며 국일제지 M&A 작업의 향방에 관심이 쏠린다. 회생 절차가 개시될 경우 특별한 결격사유가 없는 한 기존 경영진을 법정관리인으로 선임하는 ‘기존 경영자 관리인 제도(DIP)를 따를 것으로 보인다. 국일제지가 최우식, 이용호 각자 대표 체제인만큼 이용호 대표가 법정관리인을 맡을 가능성도 있다.
지분을 내놓으며 현 상황에 이르게 한 최우식 대표가 맡게 된다면 M&A가 다른 방향으로 흘러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현재 M&A건을 중단하고 회생계획 인가전 M&A를 추진해 새주인을 맞는 시나리오도 있다. 물론 이 시나리오는 회생 절차가 개시된다는 가정에서다. 법원의 회생 절차 개시 여부 결정에 따라 국일제지의 다음 행보가 정해질 것으로 보인다.
한편, 국일제지는 지난해 연결 매출 1124억9951만원, 영업손실 111억327만원, 당기순손실 143억1348만원을 기록한 것으로 집계됐다. 전년동기 대비 매출은 17.9% 증가했으나 이익은 뒷걸음질 쳤다. 원재료 상승에 따른 매출원가 증가와 외환차손의 반영에 따라 순손실이 확대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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