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n the move]KAI, 글로벌 톱7 가는 길...소프트웨어 R&D소프트웨어 집중된 공채… 내수 한계 넘기 위해 소프트웨어 경쟁력 요구받아
강용규 기자공개 2023-03-16 08:22:19
[편집자주]
기업이 특정 분야에서 사람을 찾는 데는 이유가 있다. 안 하는 일을 새롭게 하기 위해, 못하는 일을 잘하기 위해, 잘하는 일은 더 잘하기 위해서다. 기업이 현재 발 딛고 있는 위치와 가고자 하는 방향을 가늠할 수 있는 단서가 이 리크루팅(채용) 활동에 있다. 기업의 리크루팅 활동과 의미를 짚어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3월 14일 16:1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은 올해 ‘글로벌 KAI 비전 2050’을 통해 2050년 매출 40조원을 내는 글로벌 7위 항공우주기업 성장의 목표를 내걸었다. 차세대 항공기 개발을 중심으로 내수 기반 사업구조의 한계를 넘어 글로벌 기업으로의 입지를 다지겠다는 것이다.현대 항공기는 하드웨어 분산 시스템이 아니라 소프트웨어(SW)의 통합 제어 방식으로 작동한다. 즉 KAI가 비전 2050을 현실화하기 위해서는 단순히 완제기나 항공기 부품 등 하드웨어 분야의 역량만이 아니라 이를 보조하는 소프트웨어 분야의 역량도 중요하다는 뜻이다. KAI는 이 분야에서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인재 확보에 나섰다.
KAI는 상반기 대졸 신입차원 공개채용을 진행하고 있다. 연구개발(R&D)직군의 △SW개발(인공지능) △SW개발(시뮬레이터) △SW개발(항공전자) △위성제어 등 4개 분야, 운영직군의 △생산기술 △품질 등 2개 분야 등 모두 6개 분야에서 3월27일까지 관련 학사학위 취득자 이상의 학력을 보유한 대졸자 및 졸업예정자를 모집한다.
KAI 측의 설명에 따르면 이번 공채의 중점은 2가지다. 하나는 인공지능 기반 자율비행 소프트웨어와 유·무인 복합 전투임무 자율화 소프트웨어, 독자적 위성 플랫폼 개발 등 미래 성장사업을 추진할 인력의 확충이다. 다른 하나는 지난해 폴란드에 이어 올해 말레이시아와도 수출계약을 맺은 경공격기 FA-50 등 현재 KAI의 주력사업을 고도화하기 위한 운영인력 확보다.
6개 채용분야 가운데 연구개발직군에 해당하는 4개가 소프트웨어 관련 분야라는 점이 눈에 띈다. 이는 항공우주산업이 점차 소프트웨어 역량의 고도화를 필요로 한다는 점에 기반을 둔다.
과거의 항공기는 연료, 유압, 전장 등 각각의 기능을 수행하는 하드웨어들이 계기판에 직접 연결되는 방식으로 작동했지만 현대 항공기는 각 하드웨어에서 발생하는 디지털 신호가 소프트웨어를 통해 통합된 뒤 계기판에 나타난다. 지상에서도 조종사 육성이나 정비 등에 시뮬레이터 프로그램이 활용된다.
이처럼 소프트웨어는 하드웨어 못지 않은 항공우주산업의 경쟁력 요소로 부각되고 있다. KAI로서도 장기적 성장의 모멘텀을 확보하기 위해 소프트웨어 분야의 경쟁력을 강화해나갈 필요가 있다는 말이다.
이는 KAI의 매출구조를 보면 더욱 명료하게 나타난다. KAI의 별도기준 매출에서 한때 50%를 넘어섰던 기체부품 및 민수사업의 비중은 2022년 3분기 말 기준으로 25%를 오가는 선까지 줄어들었다. 이는 방산 및 완제기 수출사업의 의존도가 그만큼 높아졌다는 의미다.
최근 FA-50의 폴란드와 말레이시아 수출로 KAI도 K-방산의 수출 대열에 합류했다. 그러나 방산은 기술에 대한 보안과 적성국가와의 기술 격차가 중요한 만큼 수출이 쉽지 않다는 한계가 있다. 근본적으로 내수가 기반이 될 수밖에 없는 산업이기 때문에 수출이 주목을 받는 것이다.
KAI 역시 방산 분야에만 머무르지 않고 대형기체 연구개발 등 선행연구와 국제 공동개발을 통해 확보하는 민항기 요소기술을 기반으로 군용기를 넘어 중대형 민항기의 자체개발까지 추진한다는 계획을 세워뒀다.
다만 이 과정에서 하드웨어 분야 역량은 기체부품사업을 통해 확보할 수 있으나 소프트웨어 분야 역량은 자체 연구개발을 통해서만 확보가 가능하다. KAI가 이번 대졸 신입사원 공채에서 소프트웨어 분야의 R&D인력 확보에 중점을 두는 것도 이 때문이다.
KAI는 단순히 인력을 충원하는 것을 넘어 연구개발 투자도 더욱 확대할 예정이다. R&D에 올해부터 2027년까지 5년간 1조5000억원을, 이후 6~10년간 3조원을 투입할 방침이다. 연 평균으로는 3000억원 이상의 연구개발 투자를 집행하겠다는 말이다. 현재는 해마다 2000억원대의 연구개발 투자를 집행하고 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오리온 파트너' 하이센스바이오, 기평 신청 'IPO 재도전'
- ['빅바이오텍의 꿈' 프레스티지는 지금]글로벌 체급 맞춘 과감한 투자 "도약의 시점, 두려움 없다"
- [온코크로스 IPO In-depth]신약 한방 아닌 플랫폼 통한 성장, 이미 확보된 고객·매출
- [오름테라퓨틱 IPO In-depth]상장 앞두고 바뀐 이사회, 그래도 막강한 전임 CSO 영향력
- 현신균 LG CNS 사장 승진, 'IPO 완수' 중책
- 노보노디스크 '韓 협업' 시동 "플랫폼까지 관심 영역 확장"
- [코스닥 상장사 매물 분석]외형 줄어든 디티씨, 루멘스 인수 돌파구 기대
- [Company Watch]'유해사이트 차단' 플랜티넷, 3분기 실적 개선세 뚜렷
- [현장 인 스토리]세림B&G, 친환경 생분해 플라스틱 도약 준비 '끝'
- 'IPO 출사표' 와이즈넛, 3000억대 몸값 제시 '투심 관건'
강용규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 [보험경영분석]KDB생명, 보장성 집중전략에 실적·CSM 동반 개선
- [보험사 할인율 영향 점검]메리츠화재, 가용자본 증가에도 막지 못한 신설위험 영향
- [보험사 할인율 영향 점검]하나손보, 모회사 지원에 적정성 비율 오히려 상승
- [보험사 할인율 영향 점검]한화손보, 부채 증가에도 빛난 영업성과·리스크 관리
- [보험사 할인율 영향 점검]MG손보, 가용자본 급감에 적정성 비율 50%마저 하회
- [코리안리 밸류업 점검]꾸준히 커지는 해외사업, 국내 저성장 극복 기반
- [2024 이사회 평가]SK오션플랜트, 평가 개선노력 강점...견제기능은 취약점
- [2024 이사회 평가]TKG휴켐스, 구성·견제 취약점...경영성과만 평균 이상
- [보험사 할인율 영향 점검]현대해상, 가용자본 증대 '삼두마차' 이익·CSM·외부조달
- 현대해상, 순이익 감소에도 희망 쏜 CSM 전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