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자비용 분석]SK하이닉스, 보릿고개에 찾아온 불청객 '금리 상승'재고 폭증, CAPEX 확대에 작년 FCF -6.6조…이자는 2배 늘어 5400억
박기수 기자공개 2023-03-27 11:38:50
[편집자주]
미국의 기준금리는 2022년 초 0%였지만 연말에는 4.5%까지 치솟았다. 국내 기준금리 역시 연초 1.25%에서 1년 만에 3.5%까지 상승했다. 기준금리와 함께 시장금리도 급격히 상승하자 저금리에 익숙해져 있던 기업들은 상상 이상의 비용 상승을 감내해야 했다. 차환이냐 상환이냐를 놓고 이전보다 더욱 깊은 고민에 빠질 수밖에 없기도 했다. 신용등급이 낮은 기업들은 금리 상승의 압박이 더욱 심각하게 다가온다. 이를 슬기롭게 대처한 기업들도 있다. THE CFO가 2023년 현재 이자비용에 대응하는 기업들의 현실을 조명해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3월 21일 15:33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수요 급감에 보릿고개를 겪고 있는 SK하이닉스에 금리 상승기는 반갑지 않다. 작년 4분기 실적 부진으로 영업활동현금흐름(OCF)이 감소해 잉여현금이 남아나지 않는 상태라 더욱 뼈 아프다. 올 1분기에도 실적 부진이 예측돼 이자비용에 대한 리스크 관리에 고민이 깊어질 전망이다.2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작년 SK하이닉스의 연결 기준 이자비용(리스부채 이자비용 제외)은 5331억원이다. 2021년 기록한 2600억원 대비 2.05배 늘어났다. 리스부채 이자비용을 합하면 5444억원으로 2021년 3213억원 대비 1.69배 늘어났다.
이자비용 증대는 금리 상승기 차환보다는 신규 대출이 많아지면서다. 특히 만기가 1년 이내인 단기차입금이 상당 부분 늘어났다. 작년 말 연결 단기차입금 잔액은 3조8333억원으로 2021년 말 2332억원보다 16.4배 늘어났다. 만기가 1년 이내로 축소된 장기차입금과 사채도 3조5900억원으로 2021년 말 2조6476억원보다 35.6% 늘어났다.
신규 단기차입금의 금리 수준은 4~5%대다. ING 등으로부터 9000억원, 국민은행과 맺은 8111억원 규모의 뱅커스 유산스(Banker's Usance), SK증권으로부터 3150억원의 기업어음도 발행했다. 또 씨티은행 등에서 빌렸던 단기차입금이 2021년 말 2332억원에서 작년 1조8074억원까지 늘어났다.
올해 초부터 시작된 차환 및 신규 사채 발행에서도 금리 상승의 여파가 느껴진다. 저금리 시대에 발행했던 SK하이닉스의 회사채는 대부분 이자율이 1~2% 수준이다. 다만 지난 달 발행한 1조3900억원 규모의 공모채는 표면이자율이 3~4%대 후반까지 상승했다. 발행한 회사채 중 가장 큰 규모인 5년물(7800억원)의 경우 표면이율이 4.266%다.
물론 표면적으로 보이는 이자보상배율 등에 '경고등'이 들어왔다고 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이자비용 대비 영업이익은 2021년 38.6배에서 작년 12.5배로 감소했지만 여전히 이자비용 정도는 영업이익으로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이다.
문제는 현금흐름이다. 작년 SK하이닉스는 유형자산 취득에만 연결 기준으로 19조원을 사용했다. 이를 합한 자본적지출은 총 19조7489억원으로 영업활동현금흐름 17조4702억원을 상회한다.
이외 수요 감소에 따라 재고가 폭발적으로 늘었다. 작년 재고자산은 15조6647억원으로 2021년 8조9166억원 대비 6조7480억원 가량 늘어났다. 매출채권을 최대한 현금화하면서 관리에 나섰으나 운전자본은 2021년 15조8812억원에서 작년 18조7564억원까지 늘었다.
이에 잉여현금흐름은 마이너스(-) 6조6493억원을 기록했다. 작년 운영자금 목적의 단기차입금이 늘어난 배경을 파악할 수 있는 대목이다.
증권가에서는 올해 SK하이닉스의 순이자손익을 작년보다 약 40% 가량 적자 폭이 심화한 -6000억원대 중반으로 예측한다.
재계 관계자는 "메모리 시황 악화와 시장금리 상승 등 경영 환경 악화로 SK하이닉스는 작년보다 CAPEX를 50% 줄이겠다고 밝힌 상황"이라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수은 공급망 펀드 출자사업 'IMM·한투·코스톤·파라투스' 선정
- 마크 로완 아폴로 회장 "제조업 르네상스 도래, 사모 크레딧 성장 지속"
- [IR Briefing]벡트, 2030년 5000억 매출 목표
- [i-point]'기술 드라이브' 신성이엔지, 올해 특허 취득 11건
- "최고가 거래 싹쓸이, 트로피에셋 자문 역량 '압도적'"
- KCGI대체운용, 투자운용4본부 신설…사세 확장
- 이지스운용, 상장리츠 투자 '그린ON1호' 조성
- 아이온운용, 부동산팀 구성…다각화 나선다
- 메리츠대체운용, 시흥2지구 개발 PF 펀드 '속전속결'
- 삼성SDS 급반등 두각…피어그룹 부담 완화
박기수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 [기업집단 톺아보기]'적자 늪' 빠진 대한유화, 불황기 현금흐름 관리법은
- [유동성 풍향계]10조 또 푸는 삼성전자, 3년전 특별 배당과 비교하면
- [유동성 풍향계]사업은 잘되는데…경영권 분쟁에 현금 마른 고려아연
- [LG의 CFO]여명희 전무, 36년 LG유플러스 '한 우물'
- [LG의 CFO]이노텍 LED 역사의 '산 증인' 김창태 LG전자 부사장
- [기업집단 톺아보기]대한유화, 'KPIC코포'의 옥상옥은 어떻게 탄생했나
- [비용 모니터]K-배터리 감가상각 역습, 캐즘과 맞물린 과투자 상흔
- [유동성 풍향계]LG그룹, 작년보다 현금흐름 일제히 악화…투자도 위축
- [IR 리뷰]LG엔솔·전자, 돋보이는 IR의 '디테일'…주주 소통 '진심'
- [2024 이사회 평가]롯데정밀화학 이사회, 100점 만점에 '70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