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FO 성과 보수]'잉여현금 적자' LG전자, 배두용 부사장 상여도 축소유동성 관리·캐시 플로우 비계량지표 평가…FCF 2년째 마이너스
고진영 기자공개 2023-03-27 11:40:04
이 기사는 2023년 03월 22일 15:43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LG그룹은 재계에서 최고재무책임자(CFO)의 위상이 남다른 곳으로 꼽힌다. 그중에서도 LG전자가 대표적인 케이스다. 최고경영자(CEO)와 CFO가 함께 대표이사를 맡은 형태를 10년 가까이 이어오고 있다.급여 역시 다른 임원들과 비교해 후하게 책정된다. 권봉석 부회장, 조주완 사장(CEO)을 제외하면 CFO인 배두용 부사장이 2022년 보수가 공개된 임원들 중 가장 많은 급여를 받았다. CFO에게 주는 '역할급' 덕분이다. 다만 급여와 상여를 합친 총 보수에서는 '톱3'에 들지 못했다. 재무적 지표에 기반한 상여가 적잖이 줄었기 때문이다.
◇1년 전 상여 대폭 상승…'유동성 확보' 성과
LG전자가 CEO와 CFO의 각자대표 체제를 구축한 것은 2014년이다. 당시 전임 CFO였던 정도현 현 희성그룹 부회장이 대표이사에 올랐다. 정 부회장은 2008년 LG전자 CFO를 맡아 10년 넘게 재무를 책임졌던 인물이다.
배 부사장은 2020년 3월 정 부회장에게 CFO직을 넘겨 받고 동시에 대표이사로도 선임됐다. 그해 CFO로서 받은 첫 연봉은 7억600만원이다. 급여 5억7100만원, 상여가 1억3500만원 등을 차지했다. 급여 비중이 높은 이유는 CFO가 기본급의 40%를 역할급으로 지급받기 때문이다. CEO의 경우 100%다.
2021년에는 배 부사장의 연봉이 10억3300만원으로 훌쩍 뛰었는데 상여금 영향이 컸다. 급여(5억9900만원)는 소폭 인상에 그친 반면 상여금(4억3400만원)이 3억원 이상 늘었다. 상여금은 1년의 텀을 두고 지급된다. 당시 상여금이 인상됐던 것은 2020년 팬데믹 환경 속에서 유동성을 선제적으로 확보하고 재무구조 건전화에 성공한 점 등을 높게 평가받은 덕분이다.
실제로 LG전자는 2020년 외형 성장과 함께 EBITDA(상각 전 영업이익)가 5조8379억원으로 1조원 가까이 증가하면서 영업활동현금흐름 역시 같은 규모로 늘었다. 2019년 3조6892억원, 2020년 4조6286억원을 기록했다. 잉여현금흐름 역시 9000억원대에서 1조3000억원 수준으로 대폭 뛰었고 조달활동의 경우 회사채 시장에서 3000억원을 끌어왔다.
◇지난해 다시 줄어든 상여, 원인은 부진한 현금흐름?
하지만 2022년 배 부사장이 받은 보수는 10억원 밑으로 다시 줄었다. 이중 급여가 6억2400만원, 상여 2억9700만원 등이다. 급여는 전년 대비 5000만원가량 인상됐지만 상여금이 4억원대에서 1억원 이상 깎였다. 주춤한 현금흐름 등이 원인으로 짐작된다.
LG전자가 CFO 상여금을 산출하는 기준에는 계량지표와 비계량지표가 있다. 계량지표인 매출, 영업이익은 다른 임원들과 동일하게 적용된다. 비계량지표는 직책마다 다른데 CFO직은 전사 현금흐름 및 유동성 관리, 재무 리스크 선제 대응 및 운영 효율성 제고 등을 기준으로 상여를 책정하고 있다.
이와 관련된 지표를 보면 2021년 LG전자는 잉여현금흐름(FCF)이 마이너스(-) 8729억원으로 적자 전환했다. 운전자본과 투자부담 확대 탓이다. CEM(화학·전자재료) 사업 등을 매각하면서 5687억원의 현금이 대거 유입됐지만 투자 등으로 돈이 빠져나간 탓에 현금성 자산은 6조2000억원으로 2000억원 정도가 늘어나는 데 그쳤다.
유동성 확보 차원에서 볼 때 회사채 시장에서 바쁘게 움직인 점은 긍정적인 부분이다. 2021년 사모채 1차례 공모채 4차례 발행을 통해 5300억원을 조달했다. 2016년 이후 회사채 발행 규모가 가장 컸다.
다만 올해 상여금에 반영될 2022년 조달활동을 보면 은행 차입이 많았고 시장성 조달은 자취를 감췄다. 지난해 LG전자는 회사채를 한 차례도 찍지 않았다. LG전자가 회사채 시장에 발길을 끊은 것은 근 10년래 처음이었다.
현금흐름 측면에서도 올해 상여금 책정에 부정적인 측면이 읽힌다. 지난해 LG전자는 EBITDA(상각 전 영업이익)가 2021년 6조7027억원에서 6조5361억원으로 소폭 줄었다. EBITDA 감소에도 불구 같은 기간 영업활동현금흐름은 3조1078억원으로 전년(2조6774억원)보다 4000억원가량 늘었다. 재고자산 감소로 운전자본투자 부담이 5조원대에서 3조원대까지 축소된 덕분이다.
문제는 그만큼 CAPEX(자본적지출)도 증가했다는 점이다. LG전자는 지난해 유형자산 취득에 3조1168억원, 무형자산 취득에 6360억원 등 3조7528억원을 CAPEX에 썼다. 전년보다 5000억원 정도 많은 금액이다. H&A사업본부 생산능력 확대, VS사업본부의 신모델개발 및 연구개발에 가장 많은 돈이 쓰였다. 이 탓에 LG전자의 잉여현금흐름은 지난해 2년 연속 마이너스를 찍었다. 적자 규모는 -8849억원으로 소폭 확대됐다.
지난해 연봉이 공개된 임원 가운데 퇴직금을 제외하고 배 부사장보다 보수가 많았던 미등기 임원으로는 권순황 전 BS(비즈니스솔루션)사업본부 사장이 있다. 급여 5억8000만원, 상여 4억3700만원 등 10억1700만원(퇴직금 제외)을 수령했다.
급여는 배 부사장보다 적었지만 상여가 1억원 이상 많았다. 권 사장의 상여가 높게 책정된 이유는 IT B2B(기업간 거래)신사업 강화, LED 사이니지 경쟁력 확대 및 미래 준비, 성장 버티컬 사업 확대 및 솔루션 역량 강화 성과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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