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3년 03월 23일 10:5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쿠팡의 콘텐츠 플랫폼인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쿠팡플레이는 와우 멤버십(로켓와우) 강화 일환으로 출발했다. 출범 초기 낮은 수익성으로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됐지만 현재는 충성 고객 멤버십을 유지하고 신규로 영업저변을 넓히는 기폭제가 됐다.

쿠팡플레이의 성공 비결로 특정 연령대를 공략한 차별화된 콘텐츠가 꼽힌다. 젊은 취향에 맞게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접목해 콘텐츠를 확장하면서 쿠팡 와우의 부수적인 서비스가 아닌 유료 멤버십의 핵심으로 자리매김했다.

◇출시 2년반만에 앱 다운로드 1위…와우멤버쉽 기반 자리매김

2020년 12월 쿠팡은 와우 멤버십 회원이라면 추가 결제 없이 시청할 수 있는 OTT서비스 쿠팡플레이를 선보였다. 서비스를 시작할 당시 국내 OTT 시장은 신규 사업자에게 성공 가능성이 희박해보였다. 넷플릭스라는 거대 공룡에 맞서 티빙, 왓챠, 웨이브 등 국내 기존 OTT 사업자들이 고군분투하고 있었지만 큰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특히 쿠팡은 대규모 적자까지 지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굳이 신규 투자가 수반되는 OTT시장 진출을 해야하는지 비판이 이어졌다. 하지만 출시 2년반을 맞은 현재 쿠팡플레이는 성공적인 서비스로 평가받는다.

모바일 시장 분석 플랫폼 센서타워 스토어 인텔리전스에 따르면 2022년 국내 구글 플레이스토어, 애플 앱스토어를 합쳐 쿠팡플레이 다운로드 수는 약 550만건으로 1위를 기록했다. 앱 통계 분석 플랫폼인 모바일인덱스 집계에서도 쿠팡플레이 이용자수(MAU)는 2022년 8월 380만여명에서 올해 1월 439만명으로 크게 늘어났다.

로켓와우 멤버십 요금 인상에도 고객들의 큰 이탈이 없고 오히려 신규 유입된 배경에는 쿠팡플레이의 공이 컸다는 평가다. 쿠팡플레이 콘텐츠 자체만으로도 멤버십 가입 및 유지 충분 조건이 됐다.

쿠팡플레이의 사례는 쇼핑, 배송 등 유료 멤버십을 기반으로 하는 다른 기업들에 영향을 미치기도 했다. 네이버는 티빙과 손을 잡고 '티빙 방송 무제한 이용권'을 출시했다.

◇ '손흥민 카드' 2030 젊은 층 공략…스포츠전반·SNL 등 콘텐츠 확대

쿠팡플레이가 주목을 받는 이유는 특정 연령대와 분야를 핀셋 공략한 전략이 주효했기 때문이다. 예전에 비해 구독료 지불 거부가 줄어든 가운데 특정 집단이 열광할 수 있는 콘텐츠를 다양하게 공급했다.

이 가운데 하나가 축구다. 쿠팡은 지난해 손흥민 선수가 뛰는 영국 프리미어리그 토트넘을 초청해 내한경기를 독점 주관했다. 서울과 수원에서 치뤄진 두 차례 내한 경기의 티켓은 각각 예매 한시간도 채 되지 않아 10만여장이 매진됐다. 당시 쿠팡플레이 앱으로 300만명이 시청했다. 쿠팡 와우 멤버십 회원만을 위한 이벤트로 전국의 와우 회원들이 경기장으로 집결하는 새로운 멤버십 문화를 만들었다는 평가까지 받고 있다.

현재 쿠팡플레이는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 공식 대회 및 친선 경기를 중계하고 있다. 그리고 2023-2024 시즌부터 5년 간 라리가 독점 중계를 밝힌 데 이어 최근에는 축구 중계의 수준을 높이는 차원에서 한준희 해설위원을 깜짝 전속 영입하기도 했다.

K리그 뿐만 아니라 잉글랜드 카라바오 컵, 카라바오컵, 스페인 코파 델 레이, NFL, F1 등 다양한 종목의 경기와 리그로 까지 확대하고 있다. 축구를 통해 성공가능성을 확인하면서 스포츠 전반으로 확대하고 있다.

스포츠 외에도 작년 추석 연휴를 전후해 영화 ‘비상선언’과 ‘한산’을 OTT 독점 공개했고 배우 수지 주연의 오리지널 드라마 ‘안나’도 선보였다. 최근에는 ‘MZ오피스’ 등의 코너로 화제를 모은 예능 콘텐츠 SNL코리아의 인기도 크다.

쿠팡플레이가 쿠팡 유료 멤버십 혜택에서 비중이 커지고 지속적인 투자 가능성이 엿보이면서 국내 투자자문사들의 소형 제작사 매물 제안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쿠팡 관계자는 "가성비 제품과 빠른 배송이 쿠팡의 와우 멤버십의 핵심이지만 갈수록 성장하는 OTT 서비스 쿠팡플레이도 충성 와우 고객을 늘리는데 견인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특히 젊은 2030 MZ세대가 좋아할 만한 콘텐츠를 잇달아 선보인 것이 주효했던 것 같다"라고 덧붙였다.

유통업계 관계자도 "소비자가 좋아하는 OTT콘텐츠로 멤버십 서비스에 ‘락인’(lock-in)이 되면서 쿠팡 쇼핑을 경험하는 소비자가 덩달아 늘어나고 있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