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투스, SM엔터 전량 매각…협업은 지속 기대 814억 차익, 작년 적자전환 따른 재무개선 니즈…'종합 콘텐츠 기업' 목표 협업 지속 입장
이장준 기자공개 2023-03-28 12:31:56
이 기사는 2023년 03월 24일 17:3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컴투스가 SM엔터테인먼트 보유 지분 전량을 매각한다. 카카오와 카카오엔터테인먼트가 추진하는 공개매수에 응한 것이다. 이를 통해 800억원이 넘는 차익을 실현하며 뛰어난 투자 성과를 입증했다.앞서 컴투스는 종합 콘텐츠 기업으로 확장하면서 SM엔터테인먼트와 다각도에서 시너지를 낼 수 있다고 판단해 투자를 진행했다. 이번 매각으로 투자 목적 중 하나인 재무적 성과를 확보한다.
다만 컴투스는 양사 간 협업은 지속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지분 정리는 작년 적자로 전환한 상황과 맞닿아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단기간에 SM엔터테인먼트 주가가 급등한 만큼 투자로 끈끈한 동맹을 유지하는 것보다 재무를 개선하려는 니즈가 더 컸다는 해석이다.
◇컴투스, SM엔터 투자금 웃도는 차익 실현…투자 실력 입증
컴투스는 24일 이사회를 열고 오는 28일 SM엔터테인먼트 보유 주식 전량인 99만1902주를 처분하기로 결정했다. 전체 지분의 4.2%에 해당하는 수준이다.
카카오와 카카오엔터테인먼트가 SM엔터테인먼트를 대상으로 하는 공개매수에 응모하는 것이다. 앞서 카카오와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각각 416만6821주, 416만6820주를 매수하겠다고 밝혔다.
공개 매수가는 카카오가 지난 7일 제출한 공개매수설명서에 적힌 대로 1주당 15만원을 기준으로 한다. 공개매수 예정수량 833만3641주를 초과하는 경우 공개매수자가 833만3641만큼만 안분비례해 매수할 예정이다.
컴투스는 작년 10월 12일 674억원을 들여 SM엔터테인먼트 지분 4.2%를 확보했다. 이번 처분 금액 1488억원을 고려하면 차익은 814억원 가까이 된다. 투자금을 웃도는 수준이다.
이로써 그동안 보여줬던 투자 역량을 다시금 입증했다는 평가다. 작년에도 컴투스는 계열사인 위지윅스튜디오, 래몽래인이 투자·제작에 관여한 드라마 '재벌집 막내아들'이 비지상파 시청률 1위에 오르는 성과를 거뒀다.
여기 힘입어 모바일게임 사업 의존도를 낮추고 미디어·콘텐츠 부문 매출이 껑충 뛰었다. 2021년부터 미디어·콘텐츠 사업에 본격적으로 투자하기 시작했는데 지난해 기준으로 전체 매출의 30.9% 수준으로 불어났다.
◇끈끈한 협력 관계 대신 차익 실현 통한 재무 개선 니즈 컸나
앞서 투자를 결정하면서 컴투스는 "한국을 대표하는 문화 엔터테인먼트 기업인 SM의 현재 가치가 상대적으로 저평가돼 있으며 향후 성장 가치가 높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무엇보다 단순 차익 실현보다는 '사업적 시너지'를 창출하려는 목적이 컸다. 컴투스 그룹은 게임을 중심으로 드라마, 영화, 웹툰, 공연 등 종합 콘텐츠 기업으로 확장하겠다는 비전을 안고 있다.
SM엔터테인먼트는 국내 4대 엔터테인먼트사로서 음악, 공연, 방송, 뉴미디어 등 부문에서 상당한 부가가치를 창출하고 있다. 나아가 VFX(Visual Effects), 가상현실, 버추얼 스튜디오 등을 활용한 디지털 메타버스 사업으로 확장하는 점에서 매력적인 파트너라고 판단했다.
추후 게임, 문화, 예술, 메타버스 등 콘텐츠와 플랫폼을 아우르는 컴투스그룹의 메인넷 엑스플라(XPLA)와 결합해 시너지를 낼 수 있다고 봤다.
김동수 컴투스 IR 상무는 작년 3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 콜에서 "SM엔터의 다양하고 강력한 K-콘텐츠 지식재산권(IP)과 당사의 메인넷 XPLA 및 컴투버스를 결합해 새로운 글로벌 사업 기회를 모색할 것"이라며 "앞으로도 경쟁력 있는 기업들과 전략적 파트너십 강화를 지속해서 추진해나갈 예정"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다만 컴투스는 이번 지분 매각 이후 전략이 바뀐 건 아니라는 입장이다. 컴투스 관계자는 "투자 관련 논의를 지속했을 때와 마찬가지로 향후에도 계속 여러 사업 분야에 대한 협업을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물론 컴투스도 투자금을 회수한 만큼 기존보다는 협력의 끈끈함이 떨어질 수 있다는 사실을 인지한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단기간에 SM엔터테인먼트 주가가 급등하면서 차익 실현을 했을 때 얻을 수 있는 효과가 더 크다고 판단했으리란 관측이다.
더욱이 컴투스는 지난해 적자로 전환하면서 재무적인 부담이 커진 상황이다. 지난해 연간 연결 기준 167억원의 영업적자를, 93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신규 게임 출시에 따른 마케팅 비용이 늘어나고 미디어·콘텐츠 자회사 제작 콘텐츠 라인업 증가로 외주 용역비 증가한 영향이 컸다. 이번 SM엔터테인먼트 지분 매각을 통해 상당한 재무 개선 효과를 볼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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