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리조나 투자 재개한 LG엔솔, 투자금 대폭 확대한 배경은 투자금액 .1.7조→7.2조 확대, 美 IRA에 테슬라 등 고객사 요청 확대
김위수 기자공개 2023-03-27 11:43:09
이 기사는 2023년 03월 24일 16:5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LG에너지솔루션(LG엔솔)이 인플레이션으로 인한 비용 상승에 잠정 중단했던 미국 애리조나주 배터리 공장 투자를 재개한다. 총 투자금이 1조7000억원에서 7조2000억원으로 대폭 늘어나 그 배경에 관심이 모인다.의사결정이 미뤄지는 사이 미국에서 인플레이션감축법(IRA)이 발의되며 고객사들이 요구하는 물량이 크게 확대됐다는 것이 LG엔솔 측의 설명이다. 투자를 잠시 멈춘 일이 LG엔솔의 사업확장을 위한 새로운 기회로 돌아온 모습이다.
LG엔솔은 24일 이사회를 통해 미국 애리조나주 퀸크릭에 원통형 배터리 공장 설립을 재개하기로 결정했다. LG엔솔은 지난해 3월 퀸크릭에 1조7000억원을 투입하겠다고 발표했으나 같은해 6월 투자 계획을 재검토하겠다고 공시했다. 글로벌 경제환경 악화에 따라 투자비기 급등하자 시점 및 규모, 내역을 다시 들여다보겠다는 이유에서였다.
약 9개월여간의 재검토 끝에 내린 LG엔솔의 결정은 예상과 달리 투자내용을 대폭 확대하는 일이었다. 기존 발표에 따르면 LG엔솔은 퀸크릭에 1조7000억원을 들여 연산 11GWh 규모의 2170 원통형 배터리를 생산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이날 발표된 수정안에는 투자규모가 1조7000억원에서 7조2000억원으로 늘어났다.
이 지역에서 설립할 제품도 2170 원통형 배터리와 에너지저장장치(ESS)용 리튬·인산·철(LFP) 배터리로 다변화됐다. 생산능력 역시 2170 원통형 배터리 기준 연산 27GWh로 두 배 이상 늘렸다. ESS용 LFP 배터리의 생산능력은 연산 16GWh 규모가 될 예정이다. 전체적인 생산능력이 늘어난 점과 인플레이션의 여파까지 일부 반영되며 투자금이 크게 확대됐다.
2170 원통형 배터리를 공급받을 주요 고객사는 미국 전기차 업체 테슬라로 알려졌다. 테슬라는 중국 CATL, 일본 파나소닉과 LG엔솔로부터 주로 원통형 배터리를 구매한다. 하지만 미국과 중국간 장기화되는 긴장관계로 CATL로부터 받는 배터리 물량을 늘리기에는 한계가 있다. 파나소닉의 경우 최근 미국 증설에 나서고 있기는 하지만 현지 생산능력이 크지 않다고 알려져있다. 결국 테슬라로서는 LG엔솔에 물량 확대를 요청하지 않을 수 없었던 상황이었을 것으로 보인다.
ESS용 LFP 배터리 공장을 짓는 것 역시 IRA의 여파다. 글로벌 배터리 업체 중 ESS 전용 배터리 생산 공장을 건설하는 기업은 LG엔솔이 최초다. IRA에는 태양광·풍력·수소와 같은 신재생에너지에 대해 세액공제를 제공한다는 내용도 포함돼있다. ESS는 태양광 등에서 생산된 에너지를 저장하는 장치다.
IRA는 청정 전력 생산 등에 세액공제 인센티브를 제공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태양광·풍력·수소 등 산업이 크게 확대되면, 에너지를 저장하기 위한 ESS의 수요도 크게 늘어날 수밖에 없다. 시장조사업체 SNE 리서치에 따르면 북미 ESS 시장은 2021년 14.1GWh에서 2030년 159.2GWh까지 10배 이상 성장할 전망이다. ESS용 LFP 배터리 공장 설립은 이에 대응하기 위한 차원이다.
퀸크릭 공장 설립으로 LG엔솔은 전기차용 파우치·원통형 배터리는 물론 ESS용 LFP 배터리까지 제품영역을 넓힐 수 있게 된다. 또 신규공장을 포함해 LG엔솔이 확보하게 될 북미 공장은 7개로 늘어난다.
권영수 LG엔솔 부회장은 "이번 애리조나주 독자공장 건설이 빠르게 성장하는 북미 전기차 및 ESS 시장을 확실하게 선점하는 기회가 될 것"이라며 "차별화된 글로벌 생산 역량과 독보적인 제품 경쟁력을 더욱 강화해 세계 최고의 고객가치를 제공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북미 질주하는 현대차]윤승규 기아 부사장 "IRA 폐지, 아직 장담 어렵다"
- [북미 질주하는 현대차]셀카와 주먹인사로 화답, 현대차 첫 외국인 CEO 무뇨스
- [북미 질주하는 현대차]무뇨스 현대차 사장 "미국 투자, 정책 변화 상관없이 지속"
- 수은 공급망 펀드 출자사업 'IMM·한투·코스톤·파라투스' 선정
- 마크 로완 아폴로 회장 "제조업 르네상스 도래, 사모 크레딧 성장 지속"
- [IR Briefing]벡트, 2030년 5000억 매출 목표
- [i-point]'기술 드라이브' 신성이엔지, 올해 특허 취득 11건
- "최고가 거래 싹쓸이, 트로피에셋 자문 역량 '압도적'"
- KCGI대체운용, 투자운용4본부 신설…사세 확장
- 이지스운용, 상장리츠 투자 '그린ON1호' 조성
김위수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 [LG그룹 인사 풍향계]위기의 LG화학, 신학철 부회장 역할 남았다
- [2024 이사회 평가]효성티앤씨, 영업이익 개선에도 아쉬운 '경영성과'
- [더벨 경영전략 포럼 2024]"내년 한국 경제 성장률 2% 안 될 수도…불황 장기화 대비"
- ['사업가 트럼프' 거래의 방식]입장료 지불한 한화솔루션, 위기와 기회 사이
- [LG그룹 인사 풍향계]트럼프 정책 직접 영향권, 대관 역량 강화할까
- ['사업가 트럼프' 거래의 방식]OCI그룹, 미국 태양광 시장 성장 가능성에 베팅
- [2024 이사회 평가]KCC, 참여도 제외한 평가항목 '아쉬운 평점'
- [2024 이사회 평가]견제기능 미흡한 한솔케미칼, 우수한 재무건전성 '눈길'
- ['사업가 트럼프' 거래의 방식]목표는 '에너지 가격 안정화', 태양광 미래는
- 송명준 사장, HD현대오일뱅크 재무건전성 확보 '과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