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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넘버원 K-가전 기술]코웨이 환경기술연구소의 자랑, '워터 전문가 50인'⑤정수기 경쟁력 원천, 물맛 평가 '최고등급'…필터 자체 연구활동 활발

손현지 기자공개 2023-03-30 12:55:15

[편집자주]

가전업계가 소비 절벽에 부딪혔다. 위기를 타개할 방법은 뚝심 있게 개발해온 '기술' 경쟁력과 오랜 기간 다져온 '제조 공정' 노하우다. 불황 속 고군부투하고 있는 국내 생활가전·보일러 10곳 업체를 선정해 생산현장과 연구개발(R&D) 현장에서의 생생한 노력들을 조명해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3월 28일 13:3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코웨이의 연구개발(R&D)센터는 독특하게도 공장과 떨어진 곳에 별도로 위치한다. 서울대학교 연구공원 내부에 자리잡은 환경기술연구소는 지금의 코웨이를 있게 한 정수기부터 공기청정기, 비데, 안마 의자기, 매트리스 등 다양한 혁신 기술들의 원천이 되는 곳이다.

특히 지난 35년간 쌓아온 정수기 경쟁력을 여실히 보여준다. 환경기술연구소 1층 입구에 들어서자 마자 볼 수 있는 것도 '물맛 연구소'다. 환경분석센터로도 불리는 이 곳은 업계 최초로 만들어진 수질 분석 센터이자 물 싱크탱크다. 워터 소믈리에 등 물 전문이력을 지닌 연구진들이 무려 50명이나 속해있다. 코웨이가 정수기 물맛에 얼마나 공을 들이는지를 보여주는 대목이다.

◇아시아권 '최다' 워터 소믈리에 소속
*코웨이 환경기술연구소 1층 환경분석센터에서 활동 중인 물맛 연구소.
지난주 찾은 환경분석센터(물맛 연구소)는 흔히 연상할 수 있는 연구소의 모습과 다름없었다. 흰 가운을 입고 유기물을 분석하고 있는 연구진, 실험 기구들로 가득채워진 공간 속에 유독 시선을 사로잡은 것이 있었다. 벽면을 따라 빼곡히 나열된 연구진들의 얼굴이 담긴 사진들이다. 한국국제소믈리에협회 공인 5명의 '워터 소믈리에'와 미국수질협회(WQA) 공인 물 전문가(CWS) 등 대략 50명에 달하는 물 전문 연구진들의 모습이 전시돼 있었다.

이들은 코웨이 정수기 물맛을 좌우하고 품질을 관리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신제품 개발과정에서 새로운 필터를 장착했을 때 정수기 물 맛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 지 등도 판단한다. 렌탈 고객들에게도 1년에 한번 무료로 사용 중인 정수기의 수질 테스트를 해준다.

연구소에서 만난 코웨이 관계자는 "물 전문 자격증은 필기 테스트와 시중에 파는 3가지 물을 감별하는 실기 절차로 나뉜다"며 "대부분 학습을 통해 얻은 능력이고, 현재 코웨이가 아시아권에서 가장 많은 물 전문 연구인력을 보유하고 있는 회사"라고 소개했다.

연구소 안쪽으로 들어가면 본격적으로 물맛을 '객관적'으로 평가하는 장소가 등장한다. 연구소 직원들은 칸막이로 나뉜 책상들이 나열된 공간에서 물의 단맛을 1부터 10까지의 척도로 평가한다. 개개인마다 단맛, 떫음 등을 느끼는 정도가 다르기 때문에 다수의 평가를 통해 데이터를 객관화하는 작업이다. 고객들이 조금이라도 더 선호하는 맛의 물을 제공하는 취지로 진행하는 연구다.
*코웨이 환경기술연구소 전경.

박찬정 코웨이 환경기술연구소장은 "코웨이는 5년 연속 최고의 물맛등급을 받고 있다"며 "물에 대한 집념으로 이뤄낸 연구개발의 성과를 인정받은 결과"라고 말했다.

코웨이 제품 중 아이콘 정수기2 모델은 최근 한국국제소믈리에협회가 주관하는 물맛 품평회에서 정수기 부문 최상위 등급이 그랑골드(Grand Gold)를 획득하는 쾌거를 얻기도 했다. 물맛 품평회는 국가대표 워터 소믈리에 출신 심사위원 5명이 블라인드 테스트를 통해 국내 정수기 제품들의 물맛을 비교 평가하는 자리다. 자체적으로도 워터 소믈리에 평가진들을 보유한 만큼 물맛에서 확실한 경쟁우위를 점하고 있는 셈이다.

◇K-정수기 대표주자, 필터 연구는 현재진행형

코웨이 환경기술연구소는 1989년 창립 역사와 궤를 함께 해왔다. 1993년 설립됐으며 서울대학교 연구공원으로 자리를 옮긴 건 2008년이다. 지하 2층, 지상 6층, 대지면적만 1260여평에 달한다. 환경기술 종합연구소로는 국내 최대 규모다.

특이한 건 지하 2층부터 5층까지 이어진 전 실험실에서 '정수기' 관련 연구가 이뤄지고 있었다는 점이다. 핵심기술인 필터부터 품질테스트, 선행기술 연구를 위한 실험들이 진행된다. 환경기술연구소에서 근무 중인 연구진은 자그마치 300여명, 이 중 물 맛을 연구하는 인력(50명)이 차지하는 비중은 16%라는 점도 정수기 강자의 면모였다.
*코웨이 환경기술연구소 3층에 위치한 정수기 필터 성능평가 실험실.
코웨이는 K-정수기의 대표주자다. 지금으로부터 34년 전 국내기업으로는 선두주자로 외국에서 수입한 라이프 스프링 정수기 판매를 통해 사업 가능성을 확인했다. 이전엔 없던 역삼투압 방식의 차별화된 정수기를 자체 개발해내며 단번에 업계 우위를 점했다.

경쟁우위에 있는 핵심 기술은 '필터' 경쟁력이다. 필터는 정수기 성능과 직결되는 요소다. 필터를 수입하지 않고 자체 생산하기 때문에 제품에 최적화시키는데 용이하다. 국가나 장소와 상황에 따라 다르게 발생되는 오염물질을 효과적으로 제거하기 위한 연구도 진행하고 있다. 정수기 뿐 아니라 공기청정기, 연수기 등으로 포트폴리오를 확장할 수 있는 요인으로도 꼽힌다.

3층에 올라가니 정수기 필터에 들어가는 소재 연구가 한창이었다. 큰 탱크도 보였다. 탱크에서 물의 양을 조절해 통수 테스트를 하기도 했다. 아무런 기준 없이 하는 건 아니다. 미국 NSF, WQA 인증 규격 등 해외 각국의 기준에 맞춰서 시험평가를 진행한다. 세계 각국의 물을 구현하고 오염물질을 인위적으로 제조해 필터의 유해물질 제거 등 성능을 검증하고 있다.

4층 실험실은 독특했다. 들어서자 정적 속 물 흐르는 소리만 가득 찼다. 연구진들은 없었고 오롯이 "또르륵" 물 소리만 들렸다. 이곳의 정체는 정수기 품질 테스트실이다. 다른 실험실과 달리 정수기만 전문으로 품질을 테스트하는데, 통수작업이 계속됐다. 곳곳에 '장기방치'라는 메모지가 붙은 제품들도 꽤 보였다. 정수기가 잠깐 몇시간 쓰고 마는 제품이 아닌 만큼 신제품 출시전 장기적으로 계속 필터 실험을 진행하는 것이다.
*코웨이 환경기술연구소 1층에는 정수기와 공기청정기의 핵심 경쟁력으로 꼽히는 자체 필터 제품들이 전시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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