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배력 약화 감수' 우진비앤지, 지분 보완 해법은 ③지배지분 17%대 하락 가능성, 특수관계인 확보 시나리오 거론
김소라 기자공개 2023-03-31 07:13:49
[편집자주]
전환사채(CB)는 야누스와 같다. 주식과 채권의 특징을 모두 갖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기업의 지배구조와 재무구조에 동시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CB 발행 기업들이 시장에서 많은 관심과 주목을 받고 이유다. 주가가 급변하는 상황에서는 더 큰 경영 변수가 된다. 롤러코스터 장세 속에서 변화에 직면한 기업들을 살펴보고, 그 파급 효과와 후폭풍을 면밀히 살펴보고자 한다.
이 기사는 2023년 03월 29일 16:0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동물의약품 제조사 '우진비앤지'가 최대주주 지배력 약화 리스크를 감내할 전망이다. 이번에 발행한 메자닌이 추후 주식으로 전환될 경우 지배지분에 육박하는 신주 물량이 풀리는 탓이다. 전환 가능한 물량을 수치로만 따지만 최대주주인 강재구 전 대표 보유 지분을 능가한다. 대주주 측에서 현재 이같은 리스크를 인지하고 있는 만큼 향후 대응 방안에 관심이 쏠린다.우진비앤지 관계자는 29일 "이번 전환사채(CB) 신규 발행으로 내부에서도 지배력 부담이 따를 것이란 염려는 있었다"며 "이에 따라 대주주 측에서도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지분을 추가 확보하겠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우진비앤지의 지배구조 리스크를 촉발시킨 것은 이달 발행한 5회차 CB다. 총 80억원 규모의 5회차 CB는 지난 23일 납입이 완료됐다. '해피펫 라이프케어 신기술투자조합 제1호'가 5회차 CB 전량을 소화했다. 해당 조합의 최대주주는 지분 24.63%를 보유한 JB우리캐피탈이다. 조합은 올해 신규 결성됐으며 총 8명의 출자자가 참여하고 있다.
문제는 이들이 CB 투자를 통해 확보하게 될 지분이다. 해피펫 라이프케어 신기술투자조합 제1호는 24일 CB 인수에 따른 지분공시를 마쳤다. 아직 주식으로 전환되지 않은 사채인만큼 '주권'이 아닌 '주식 등'의 항목으로 분류, 총 558만6592주(16.20%)를 확보한 것으로 기재했다. 향후 조합에서 CB를 전량 주식으로 전환할 경우 해당 물량만큼을 수중에 넣을 수 있다. 전환 가능 시점은 오는 2024년 3월부터다.
조합이 기확보한 지분은 최대주주 입장에선 지배력 부담이 따르는 수준이다. 이달 기준 우진비앤지 최대주주는 총 640만1694주(22.16%)를 보유하고 있다. 최대주주인 강재구 전 대표와 강 전 대표의 아버지인 강석진 대표 보유분이 총 20.84%로 지배지분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현 지분이 유지되는 상황에서 5회차 CB가 전량 전환된다고 단순 가정할 경우 최대주주 지분은 18.5%까지 축소된다.
지배력 추가 약화 가능성도 있다. CB 발행 세부 조건에 따라 우진비앤지 주가가 하락해 리픽싱(전환가액 조정)이 이뤄질 경우 발행 가능한 신주 물량이 더 늘어나기 때문이다. 최초 전환가액은 1432원이지만 리픽싱에 따라 1003원까지 하향 조정될 수 있다. 최저 전환가액으로 CB가 전량 전환된다고 가정할 때 대주주 지분은 17.3%까지 낮아진다.
조합 측에선 CB 전환을 통한 차익 실현을 적극 모색할 것으로 전망된다. 5회차 CB의 표면이자율이 0%인 만큼 장기간 사채 보유시에도 별도 이자수익을 기대할 수 없는 탓이다. CB 발행일로부터 3년 뒤인 2026년에 4%의 만기 이자를 가산해 되돌려받는 조건이다. 향후 기준금리 인하 등 대외적 환경이 뒷받침될 경우 주가 반등 기회를 포착해 엑시트(자금 회수)할 가능성이 높다.
우진비앤지 최대주주는 이에 대응한 지배력 보완 작업을 펼칠 것으로 점쳐진다. 내부적으로 지배력 약화 리스크를 인지하고 있고 지분 보충 계획을 타진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최대주주인 강 전 대표를 중심으로 지분을 추가 매집하는 등 지배력 강화 행보를 모색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CB 조건 중 하나로 설정된 콜옵션(매도청구권) 행사가 유력한 시나리오로 꼽힌다. 5회차 CB엔 30% 콜옵션 조항이 포함됐다. 전체 80억원 규모의 사채 중 최대 24억원을 우진비앤지 혹은 우진비앤지가 지정하는 3자가 되사올 수 있는 권리다. 콜옵션을 전량 행사할 경우 행사 주체 측은 167만5977주(4.86%)를 추가 확보할 수 있다. 리픽싱된 전환가액 기준으론 최대 6.49% 수준까지 지분 취득이 가능하다.
관건은 자금력이다. 콜옵션 행사를 위해선 대규모 자금이 뒷받침돼야 한다. 통상 기업 오너들이 대규모 자금 조달을 위해 활용하는 주식담보대출 등이 거론되지만 이는 최대한 지양한다는 입장이다. 올해 1월 기준 강 전 대표는 IBK중소기업은행 대상 보유 주식의 83%를 담보로 맡기고 약 23억원을 차입한 상태다. 담보물을 더 늘리기엔 위험이 따른다는 판단이다. 이에 따라 기보유자금을 활용하거나 특수관계인을 추가로 확보하는 방향 등에 무게가 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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