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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넘버원 K-가전 기술]쿠쿠, 조용한 밥솥의 비결 '압력추 내재화'⑨양산 기술연구소, 트윈프레셔 등 혁신기술 탑재 '업계 최초'…점유율 1위 굳건

양산(경남)=손현지 기자공개 2023-04-05 12:5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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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전업계가 소비 절벽에 부딪혔다. 위기를 타개할 방법은 뚝심 있게 개발해온 '기술' 경쟁력과 오랜 기간 다져온 '제조 공정' 노하우다. 불황 속 고군부투하고 있는 국내 생활가전·보일러 10곳 업체를 선정해 생산현장과 연구개발(R&D) 현장에서의 생생한 노력들을 조명해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3월 31일 16:5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쿠쿠의 밥솥 기술 연구소는 전혀 예상 밖의 풍경이다. 언뜻보면 요리학원을 연상케도 한다. 탁자 위엔 장조림이 접시에 담겨있고 한쪽에선 밥이 지어지는 중이다. 다른 한 쪽에선 갈비찜 냄새가 난다. 5명 정도 되는 연구진들은 음식 맛을 보고 갸우뚱 하기도 하는게 흡사 요리연구소의 현장 같았다.

지난 27일 찾은 쿠쿠 경남 양산 공장 내에 있는 기술연구소 내 연구진들은 밥솥 신제품 기술개발에 한창이었다. 쿠쿠는 지금의 쿠쿠를 있게 해준 '전기압력밥솥(SRP-1091)'을 시작으로 40여년간 꾸준한 혁신 신제품으로 업계 1위 경쟁력을 지켜왔다. 밥솥은 밥만 지을 수 있다는 편견을 깨고 총 60가지 레시피를 구현한 멀티쿠커 기능을 탑재했다. 최근엔 세계 최초로 압력추를 내재화하는 혁신 기술로 소음을 절반으로 줄여 또 한번 K-밥솥의 위상을 드높였다.

◇무소음도 기술이다…연구진 96명의 땀방울

쿠쿠그룹의 생산 공장은 총 3곳으로 나뉜다. 양산에 위치한 제 1공장과 2공장은 밥솥, 인덕 등 쿠쿠전자의 제품들을 만든다. 시흥에서 운영되고 있는 제 3공장은 쿠쿠홈시스의 렌탈 제품인 정수기, 공기청정기 등 생활가전 제품들을 전담한다. 2공장의 규모가 가장 크다.
*쿠쿠 기술연구소가 있는 1공장 전경. 양산(경남)=손현지 기자.
쿠쿠의 기술연구소는 본사 역할을 하는 1공장에 함께 있다. 공장 위쪽 2층 사무실로 들어서니 연구진 97명이 분주하게 연구활동을 하고 있었다. 연구 1~4팀, 금형팀, 특허팀, 디자인팀 등 7개팀이 모두 더 나은 밥맛을 위한 기술연구를 진행하는 것이다.

한쪽은 기구적인 하드웨어를 설계하는 조직, 다른 한 쪽은 새로운 소프트웨어 기술 프로그램을 구상하는 연구진들이 보였다. 쿠쿠의 기술 연구소 역사는 긴 편이다. 지난 1989년 25명의 인원으로 처음 문을 연 뒤 약 35년간 차별화된 기술력을 위한 연구활동에 힘써왔다.

양산 쿠쿠 기술연구소에서 만난 김석 연구2팀 책임연구원 팀장은 "쿠쿠의 최신 최고사양의 기술이 적용된 NH밥솥(트윈프레셔 사일런스, 마스터셰프 사일런스)이 자랑할 만 하다"고 강조하며 요리연구팀이 있는 곳으로 안내해줬다. 요리연구팀 사무실에는 총 5명의 연구진들이 알고리즘도 짜고 밥솥으로 만들어지는 요리 맛 테스트 등 여러 실험을 하고 있었다. 탁자 위로 비공개로 개발 중인 신제품도 보였다.

김 팀장이 강조했던 NH밥솥의 모습도 보였다. 쿠쿠만의 혁신 기술이 담긴 '사일런트 압력시스템'이 적용된 제품이다. 한 연구진은 "보이다시피 다른 밥솥과 달리 뚜껑쪽에 돌출돼 있던 압력추와 핸들이 없다"며 "겉으로 나와있던 압력추와 핸들을 안쪽으로 매립해 내재화한 형태로 설계한 건데 쿠쿠만의 차별화된 기술이 담겨있다"고 소개했다.
*쿠쿠전자 마스터셰프 사일런스
이 설계의 장점은 소음을 크게 줄여준다는 점이다. 그는 "돌출형 압력 추로 압력을 제어하던 타 제품은 취사시 소음이 61dB이라면 NH밥솥은 그의 절반인 36.9dB 정도 밖에 안된다"며 "사무실에서 구성원들이 속상이는 수준 밖에 안된다"고 강조했다.

압력을 조절해 밥을 짓는 원리는 같지만 가열 방식이 다르다. 인덕션 레인지의 원리와 비슷하다. 인덕션 레인지는 자기장에서 열을 만들기 때문에 냄비는 가열되더라도 레인지 자체는 온도가 높지 않은 것이다. 자세히 보니 증기도 가습기 수준으로 부드럽게 새어나오고 있었다.

또 다른 직원은 "기존 밥솥들은 압력추가 흔들리면서 자중(추의 무게로)으로 압력을 조절했다면, 쿠쿠는 스프링 등 실린더 방식으로 압력을 조절한 점이 차이점"이라고 설명했다.

조용한 압력시스템은 낮은 소음과 더욱 정밀해진 압력 제어를 구현할 뿐만 아니라 제품 디자인도 고도화시켰다. 외부 돌출 압력 추가 삭제되고, 돌려서 사용하던 트윈프레셔 조절 핸들이 터치 방식 디스플레이 형태의 '오토락킹'으로 대체되면서 군더더기 없이 매끄럽고 심플해진 외형을 갖추게 된 것이다.

◇두가지 밥맛 구현…1공장에선 IH밥솥만 전담
*쿠쿠 양산 2공장 밥솥 생산라인. 양산(경남)=손현지 기자
'트윈프레셔' 기술도 내장돼 있다. 쿠쿠가 업계 최초로 개발한 기술로 하나의 압력 밸브로 고압과 무압 두가지 취사가 가능하게 한 점이 특징이다.다양한 개인의 밥 취향과 입맛을 고려한 취사법인다. 차지고 쫀득쫀득한 밥맛인 2기압 초고압 모드와 고슬고슬하고 부드러운 밥맛인 고화력 무압 모드가 한 번에 만들어질 수 있도록 설계했다.

무압 상태의 음식도 만들수 있기에 '멀티쿠커' 기능도 소화한다. '오픈 쿠킹' 기능이 추가돼 요리 중에 나물이나 버섯 등 재료를 추가로 투입하거나 별도의 조리까지 할 수 있다. 또 핸들 조작으로 2중 모션밸브, 두가지 버전으로 압력을 조절할 수 있는 점도 주목할 만 하다. 슈퍼곡물, 잡곡밥, 갈비찜, 삼계이 맛있는 고압 모드와 김밥, 덮밥, 나물밥, 빠에야 등이 맛있는 무압모드에서 다양하고 섬세한 요리가 가능해진다.

밑으로 내려와 1공장도 둘러보니 작업자들이 생산라인에서 IH밥솥 부품 조립 공정에 한창이었다. 2공장에서도 IH밥솥은 만드는 편이지만 1공장은 사실상 IH밥솥을 거의 전담 마크한다. 하루에 1~3공장 합쳐 1만 4000대 제품을 생산하고 있으며 한달에 30만대를 생산해낸다.
*쿠쿠 양산 2공장 밥솥 생산라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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