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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정욱 재무혁신실장 부사장 "역발상으로 재무지표 개선" "돈을 빌려주는 입장서 계열사 체력 보완"...롯데건설 유동성 위기 해소

김선호 기자공개 2023-04-04 08:19:56

이 기사는 2023년 04월 03일 10:1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2022년 롯데그룹 정기인사에서 롯데지주 재무혁신실장으로 선임된 고정욱 부사장(사진)은 재무전략TF를 꾸리고 계열사 재무지표를 개선하는데 착수했다. 그는 이를 통해 롯데건설 유동성 위기를 빠르게 해결할 수 있었다고 최근 개최한 주주총회에서 직접 설명했다.

3월 31일 롯데월드타워에서 개최한 롯데지주 정기 주주총회에서 고 부사장은 재무전략TF의 미션과 성과에 대한 더벨 기자의 질문에 대해 "기존에도 계열사의 재무 안정성 지표가 있었지만 금융사와 달라 보완할 필요가 있었고 때문에 재무전략TF를 꾸렸다"고 설명했다.

이어 "돈을 빌리는 게 아닌 빌려주는 입장에서 계열사 재무지표를 관리했고 여기에 미치지 못한 계열사를 기준에 맞추는 작업을 시행했다"며 "이는 레고랜드 사태 후 불거진 롯데건설의 유동성 문제를 빠르게 해결할 수 있는 발판이 됐다"고 밝혔다.

롯데지주가 이러한 재무 전략을 수립할 수 있었던 건 고 부사장의 경험이 한몫했던 것으로 보인다. 1966년생인 고 부사장은 홍익대 경제학, 서강대 국제경제학 석사를 졸업했고 1992년 롯데건설에 입사해 오랜 기간 재무에 몸담았다.

특히 2003년부터는 롯데캐피탈에 근무하며 금융업 경험을 쌓았다. 롯데캐피탈에서 RM본부 본부장, 경영전략본부 본부장, 영업2본부 본부장을 거쳐 2019년 대표에 올랐다. 이를 기반으로 2021년 11월에 롯데지주로 옮겨 재무혁신실을 이끌었다.

그는 롯데지주 재무혁신실장으로 부임했을 때 산하에 1·2·3팀이 운영됐고 이들은 각각 회계·자금과 지주사 자체의 결산을 주로 담당했다고 말했다. 때문에 금융사의 관점에서 계열사 재무지표를 개선시켜나가기 위해서 재무전략TF를 신설했다고 설명했다.

재무전략TF는 백철수 상무보에게 맡겼다. 백 상무는 2004년 롯데칠성음료 회계팀, 2007년 롯데 정책본부, 2017년 롯데지주 재무혁신실, 2020년 롯데컬처웍스 최고재무책임자(CFO) 등을 지낸 후 2022년 1월부터 롯데지주에 다시 올라 재무전략TF팀장을 맡았다.

고 부사장은 먼저 백 상무보에게 먼저 기존 계열사와 금융사가 원하는 재무지표가 상충되는 부분을 확인하고 이를 보완할 것을 주문했다. 이 과정을 통해 재무 리스크를 체크하고 지표에 미달하는 계열사는 금융사가 제시하는 조건에 맞춰 개선시켜나갔다.

현재도 이러한 재무 전략을 시행해나가고 있고 각 계열사를 금융사 입장에서 재무지표를 관리하고 있는 중이다. 이 가운데 지난해 레고랜드 사태로 인해 롯데건설이 유동성 위기에 처했고 이를 극복하기 위해 먼저 계열사로부터 자금을 조달했다.

당시 롯데케미칼 5000억원, 롯데정밀화학 3000억원, 우리홈쇼핑 1000억원 등 계열사로부터 자금을 대여받았다. 이후 이를 조기상환하는 동시에 롯데건설은 메리츠금융그룹과 투자금융 협약을 맺고 1조5000억원에 달하는 자금을 마련했다.

이에 고 부사장은 "재무전략TF에서 재무 리스크를 관리했기 때문에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었다"고 평가했다.

관련해 이동우 롯데지주 대표 부회장도 주주총회에서 "롯데건설의 유동성 문제는 완벽하게 해소됐다"며 "이번에 겪은 경험을 통해 기업경영을 보수적으로 해야 되겠다는 교훈을 얻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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