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글로벌 세그먼트 점검]원익IPS, 수익성 악화에도 미래 대비 나섰다①전방 산업 투자 축소에도 R&D 비용 4% 증액, 매출 3조 회사 도약 '목표'
정유현 기자공개 2023-04-05 08:27:13
[편집자주]
코스닥 시장은 1996년 개설된 이후 지속적인 성장속에 현재는 유가증권 시장과 비교해 뒤쳐지지 않는 규모를 갖췄다. 하지만 인식의 저평가로 인한 혁신기업 이탈, 취약한 투자 환경으로 고민이 깊었다. 이에 한국거래소는 ‘코스닥 글로벌 세그먼트’를 출범해 차별화된 브랜드 창출에 나섰다. 더벨은 출범 100일을 넘긴 코스닥 글로벌 세그먼트 편입 상장사의 현황을 기반으로 경쟁력과 가능성을 살펴보고자 한다.
이 기사는 2023년 04월 03일 16:0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코스닥 상장사 ‘원익IPS’는 국내 대표적인 반도체·디스플레이 장비주다. 삼성전자가 기술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지분을 보유한 곳으로 전체 매출의 절반 이상이 삼성전자에서 발생한다. 안정적인 매출원을 확보하며 성장했으나 삼성전자의 자본적 지출(CAPEX) 규모와 계획에 따라 매출 변동성이 클 수밖에 없다.이에 따라 최근 전방 산업인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주요고객사의 설비 투자 규모가 축소되며 원익IPS도 성장을 멈추고 잠시 숨고르기에 돌입했다. 위기 속에서도 연구개발(R&D) 투자를 늘려 선제적인 기술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해외 사업 확보 등을 통해 매출 3조원 규모의 회사로 성장하는 밑그림을 그리고 있다.
◇작년 외형 수익성 모두 뒷걸음질, 올해 1분기도 적자 전망
원익IPS는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 1조114억8498만원, 영업이익 975억5487만원, 당기순이익 894억3821만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7.9%, 40.5%, 38.3% 감소한 수치다. 주요 고객사가 설비 투자 계획을 축소하면서 원익IPS의 장비에 대한 수요가 감소한 영향을 받았다. 외형과 수익이 모두 줄며 영업이익률도 한 자릿수로 내려앉았다.
그룹 내 가장 많은 코스닥 상장사를 보유한 원익그룹의 핵심 계열사인 원익IPS는 아이피에스와 아토가 합병해 탄생한 곳이다. 원익그룹은 1999년 IPS, 2005년 아토를 인수해 2010년 두 곳을 합병시켰다.
반도체 부문에서 전공정에 사용되는 증착장비인 플라즈마화학기상증착(PECVD)와 원자층증착(ALD)를 주력으로 하고 있으며 메모리뿐 아니라 파운드리에도 공급하고 있다. 반도체 장비 매출 비중이 높았던 원익IPS는 2019년 원익테라세미콘과 합병에 성공하면서 디스플레이 장비 분야 경쟁력을 확보했다. 디스플레이는 패널에 회로를 그리는 식각장비(Dry Etcher 등)을 만들며 삼성디스플레이를 고객사로 두고 있다. 이 외에도 태양광 전지 장비 등을 만든다.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사업 전문성이 더해지며 2020년 ‘매출 1조’ 클럽에도 입성했다. 반도체 및 디스플레이 장비업 모두 전방산업의 영향을 크게 받지만 업황 사이클이 달라 상호보완이 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산업 모두 국내 주요 기업의 설비 투자 계획이 축소되거나 지연되면서 실적이 뒷걸음질치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1분기 원익IPS가 영업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매출 규모가 줄지만 고정비 부담 때문에 수익성이 악화될 것으로 진단하고 있는 것이다. 다만 삼성전자의 NAND 투자 확대가 재개될 것으로 예상되며 2분기부터는 턴 어라운드가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R&D 비중 15.07%로 확대, 대표 유동성 지표 유보율 3555%
실적 압박에도 불구하고 원익IPS는 R&D 강화를 통해 미래 준비에 나서고 있다. R&D를 통해 제품군을 다양화하고 고객사 다각화를 통해 글로벌톱10 장비 회사로 도약하는 목표를 세웠다. 지난해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 비중은 15.07%로 집계됐다. 2020년 12.86%, 2021년 11.87% 대비 증가한 수치다.
매출 규모가 줄어든 영향에 비중이 커진 것도 있지만 총 연구개발비용만 따져 봐도 규모가 늘었다. 2021년까지 1400억원대 자금을 집행했지만 지난해는 1524억1528만원을 투입했다.
반도체 공정용 7축 웨이퍼 이동 장치 및 상용화 기술 개발을 지난해 4분기 완료했으며 반도체 공정용 드라이 펌프 계열 진공펌프 및 상용화 기술을 연구하고 있다. IT 디스플레이의 LTPO용 절연막 증착을 위한 고밀도 플라즈마 CVD 증착 시스템 및 공정기술 개발도 준비하고 있다.
최근 평택 본사에 연구 2동을 준공한 것도 R&D 강화에 대한 의지가 담겨있다. 연구2동에는 고객과 새로운 기술을 공동 개발할 수 있는 시험실 등이 있다. 신규 공정에 적용할 차별화된 기술을 선점해 새로운 시장을 확보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현재의 매출 규모 기준(약 1조원)에서 3배의 성장을 목표로 세운 상태다.
현금 창출 능력 악화에도 R&D 투자에 적극적으로 나설 수 있는 것은 든든한 곳간 덕분이다. 작년 말 기준 유동비율은 239%, 부채비율은 28.96%에 불과하다. 부채 항목에서 차입금 계정이 없는 무차입 경영 상태로 볼 수 있다.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983억원 수준으며 이익잉여금은 5212억원 수준이다. 유보율은 3555%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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