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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 풍향계]KB증권, SK이노도 뚫었다…네트워크 확장 노력 결실'디스커버리·네트웍스' 이어 첫딜 수임 랠리…캡티브 SK증권 넘어설까

강철 기자공개 2023-04-11 13:47:43

[편집자주]

증권사 IB(investment banker)는 기업의 자금조달 파트너로 부채자본시장(DCM)과 주식자본시장(ECM)을 이끌어가고 있다. 더불어 인수합병(M&A)에 이르기까지 기업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의 해결사 역할을 자처하고 있다. 워낙 비밀리에 딜들이 진행되기에 그들만의 리그로 치부되기도 한다. 더벨은 전문가 집단인 IB들의 주 관심사와 현안, 그리고 고민 등 그들의 생생한 이야기를 전달해 보고자 한다.

이 기사는 2023년 04월 07일 07:13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KB증권이 사상 최초로 SK이노베이션 회사채 대표 주관을 맡았다. 그간 SK이노베이션 회사채 대표 주관은 라이벌인 NH투자증권이 오랜 기간 독점을 해왔다는 점에서 KB증권의 이번 딜 수임은 의미가 상당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번 딜로 KB증권이 올해 새로 파트너십을 맺은 SK그룹 계열사는 SK디스커버리, SK네트웍스, SK이노베이션 등 총 3곳으로 늘었다. 지금의 네트워크 확장 흐름이 이어진다면 캡티브(captive) 하우스인 SK증권을 넘어설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2020년까지 NH가 독점

SK이노베이션은 이달 말 공모채를 발행해 최대 6000억원의 운영자금을 마련할 계획이다. 조달 업무를 담당하는 자금팀 실무진은 현재 증권신고서 작성을 포함한 발행 절차를 밟고 있다. 회사채 가격 결정을 위한 수요예측은 오는 18일 실시한다.

기관 투자자 마케팅을 비롯한 전체 발행 업무는 대표 주관사인 KB증권과 SK증권이 총괄한다. 대표 주관사단 외에 4~5곳의 증권사가 인수단으로 합류할 예정이다. 전체 일정을 감안할 때 늦어도 다음주 중에는 인수단 섭외를 마무리할 것으로 예상된다.

KB증권은 이번 딜로 SK이노베이션과 처음으로 파트너십을 맺었다. 그간 SK이노베이션이 공모채를 찍을 때마다 인수단으로는 몇차례 참여했으나 발행 전략 수립과 세일즈를 총괄하는 대표 주관 업무를 맡은 전례는 없었다.

대표 주관은 오랜 기간 NH투자증권이 도맡았다. KB증권의 라이벌인 NH투자증권은 2014년부터 2020년까지 SK이노베이션이 공모채로 자금을 조달할 때마다 단독으로 주관 업무를 수행했다. 지금까지 쌓은 누적 주관 실적만 1조1600억원에 달한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SK이노베이션이 자회사의 회사채 발행 주관사단 풀을 넓게 가져가는 점을 감안할 때 그동안 NH투자증권에만 단독 주관을 맡긴 것은 다소 의외"라며 "KB증권 입장에서는 라이벌이 장악했던 핵심 발행사를 공략했다는 점에서 상당한 의미가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2020년까지 NH가 독점

첫 대표 주관 수임은 커버리지 네트워크 강화 노력의 결과물로 해석된다. KB증권 IB1총괄본부는 지난 몇년간 SK 계열사 주관 네트워크를 보다 확장한다는 전략에 맞춰 적극적인 영업 활동을 펼쳤다. 캡티브 하우스인 SK증권을 넘어선다는 구체적인 목표도 설정했다.

이 같은 노력은 지난해부터 가시적인 성과로 나타나고 있다. 2020년 7000억~8000억원에 달했던 SK증권과의 대표주관 실적 격차는 2022년 1600억원으로 좁혀졌다. 같은 기간 파트너십을 맺은 계열사 수도 2배 가까이 늘었다.

올해 들어서도 SK이노베이션에 앞서 SK디스커버리와 SK네트웍스 딜을 잇달아 수임하는 등 네트워크 강화에 한층 속도가 붙고 있다. KB증권이 SK디스커버리 회사채 대표 주관사단에 이름을 올린 것은 전신인 SK케미칼 시절을 포함해 이번이 처음이다. SK네트웍스 대표 주관도 현대증권을 합병해 통합법인으로 출범한 2017년 이후 처음으로 맡았다.

시장 관계자는 "SK이노베이션은 SK온, SK에너지, SK인천석유화학 등 전체 자회사의 발행 전략과 일정을 조율하고 관리하는 컨트롤 타워"라며 "이처럼 SK그룹의 중추에 있는 발행사를 KB증권이 이번에 처음으로 대표 주관을 맡았다는 사실이 놀랍다"고 말했다.

이어 "IB1총괄본부 실무진의 영업 노력에 더해 그간 KB증권이 SK그룹 계열사 딜을 맡으며 축적한 성과들이 합쳐지면서 강한 시너지가 나는 것으로 보인다"며 "지난 2월 공모채로 1조4000억원을 조달한 SK하이닉스 딜을 수임하지 못한 것은 KB증권 입장에서 상당히 아쉬울 수 있는 결과"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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