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드 투 수소경제]40조 필요한 수소환원제철...포스코에겐 '선택' 아닌 '필수'⑩꿈의 기술 '수소환원제철'...2050년까지 포스코 추산 40조 투입
조은아 기자공개 2023-04-14 07:35:06
[편집자주]
수소는 에너지 전환을 논할 때 빠짐없이 거론되는 에너지원이다. 친환경적일뿐 아니라 보편적으로 존재하는 물질이라 '꿈의 연료'라고 불린다. 아직까지는 수소경제로의 진입에는 풀어야 할 기술적, 경제적 문제가 산적하다. 정부 차원의 지원이 필수적인 셈이다. 하지만 탄소중립을 위해 각광받아온 수소에 대한 정부 및 시장의 관심이 사그라드는 모습이다. 우리나라에 수소 경제가 성공적으로 안착할 수 있을까. 더벨이 수소 산업과 관련한 우리나라 및 세계 각국 정부의 지원 정책과 국내 기업의 사업 현황을 살펴봤다.
이 기사는 2023년 04월 10일 07:4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철강은 흔히 생각하는 것과 달리 친환경 소재다. 1톤의 철강재를 생산하는 과정에서 나오는 이산화탄소 양이 약 1.8톤으로 알루미늄, 플라스틱보다 훨씬 적다. 생산된 철강재의 85% 이상이 재활용되기도 한다. 그럼에도 오해를 사는 이유는 생산 규모가 워낙 크기 때문이다. 연간 전세계 이산화탄소 발생량의 8%가 철강산업에서 배출되고 있다.자연스럽게 탄소중립은 철강업계에게 가장 무거운 과제가 됐다. 고객의 저탄소 제품에 대한 요구는 매년 높아지고 있고, 내부적으로는 탄소를 줄이기 위한 새로운 기술 개발과 대규모 설비 투자가 요구되고 있다. 수십 년을 지속해 온 공법을 하나에서 열까지 모두 저탄소 체제로 바꾸는 말그대로 '대전환'이 필요하다.
◇수소환원제철...상용 기술 개발 2030년 완료 전망
포스코그룹은 2020년 12월 2050년까지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0으로 줄이겠다는 '2050 탄소중립'을 선언했다. 이 목표를 실현하기 위한 핵심은 수소환원체철이다. 수소환원제철은 철을 생산할 때 석탄 대신 수소를 환원제로 활용하는 공법을 말한다. 이산화탄소 배출이 거의 없어 '꿈의 제철 공법'으로 불린다.
수소환원제철 설비 구축에는 오랜 시간과 막대한 비용이 소요될 것으로 전망된다. 포스코가 자체적으로 계산한 비용은 고로 매몰비용 5조~10조원, 투자비 20조~30조원을 더해 최대 40조원이다. 상용화 시기는 2030년, 전 공정을 수소환원제철 공정으로 바꾸는 시기는 2050년이다. 30년에 가까운 시간 동안 무려 40조원이 투입돼야 현실화가 된다는 얘기다. 비용이 더 늘어날 가능성도 높다. 철강협회가 추산한 비용은 54조원이었다.
40조원은 2050년까지 단계적으로 투입될 예정이다. 포항제철소에는 현재 모두 11개의 고로가 있는데 각 고로의 수명은 15년이다. 2년마다 고로 설비를 교체하는데, 이때마다 단계적으로 바꿔나간다는 계획이다. 다행히 포스코홀딩스 및 포스코의 재무여력을 봤을 때 크게 어려운 규모는 아니다. 포스코홀딩스의 지난해 말 기준 현금및현금성자산만 무려 8조원이 넘는다.
물론 자금력만으로는 되지 않는다. 기술력 역시 필요하다. 포스코는 수소환원제철의 원천 기술인 파이넥스 개발부터 상용화까지 15년이 걸렸다. 파이넥스는 수소 25%와 일산화탄소 75%를 환원제로 사용한다. 여기서 수소 함량을 100%로 끌어올려야 한다. 포스코는 우선 2028년까지 100만톤 규모의 시험설비를 포항제철소에 건설할 계획이다. 상용 기술 개발은 2030년 전후로 완료될 것으로 예상된다.
◇자체 생산과 운반, 소비까지 포스코그룹에서 소화
2050년 수소환원제철 공정으로 모두 전환하면 포스코에서만 연간 370만톤의 수소가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만큼의 수소를 공급받아야 하는 문제가 남는다. 포스코그룹은 이를 위해 2050년까지 수소 700만톤을 생산한다는 계획 역시 세워두고 있다. 정리하자면 700만톤 생산, 500만톤 자체 소비, 200만톤 외부 판매다. 자체 소비는 수소환원제철용 370만톤, 수소발전용은 130만톤이다.
현재 수소 사업을 하고 있는 계열사는 크게 포스코홀딩스, 포스코, 포스코인터내셔널 등이다. 포스코는 현재 제철 공정에서 발생하는 부생가스와 천연가스(LNG)를 이용하여 연간 7000톤의 수소 생산능력을 갖추고 있다. 앞으로는 블루수소를 거쳐, 궁극적으로는 이산화탄소 배출이 전혀 없는 그린수소까지 공급 역량을 국내 최대 수준으로 키운다는 목표를 세워뒀다. 블루수소란 수소 생산까지 탄소가 발생하기는 하지만 탄소포집 기술을 활용해 탄소 배출을 줄인 수소를 의미한다.
그린수소는 청정 지역에서 태양광·풍력 등 재생에너지를 기반으로 한 수전해 방식(전기분해)으로 생산한다. 포스코홀딩스는 안정적인 해외 수소 공급망을 구축하기 위해 5대 전략지역(호주, 중동, 말레이시아, 인도, 북미)을 중심으로 10여개의 블루수소 및 그린 수소생산 프로젝트를 검토 중이다.
포스코홀딩스가 프로젝트를 시작하면 포스코는 재생에너지용 강재 공급을, 포스코인터내셔널은 글로벌 수소 무역을, 포스코건설은 수전해 설비를 포함한 수소 생산 플랜트 EPC(시공·설계·조달)를 담당하는 식으로 역할을 분담할 예정이다.
수소 운반 역시 계열사별로 역할을 나눠맡는다. 수소는 기체 상태에서는 폭발의 위험성이 있고 액화하려면 -253˚C 로 냉각해야 하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장거리 운송을 위해서는 수소와 질소가 결합된 암모니아 상태로 운송하는 게 효율적이다.
운송·저장 과정에서 포스코는 수소 저장탱크와 파이프용 강재 생산을, 포스코인터내셔널은 수소 터미널 구축을, 포스코건설은 수소플랜트 EPC를 전문화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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