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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엔지니어링 뉴챕터]'청정수소·수처리·탄소포집' 미래 향하는 그린 솔루션②그룹사 반도체·바이오 구축하며 성장, 탄소 넷 제로 목표

신준혁 기자공개 2023-04-12 08:17:44

[편집자주]

삼성엔지니어링은 10년 세월의 부진을 털고 최근 새로운 챕터를 쓰고 있다. 지난해 연간 수주와 매출, 영업이익 모든 면에서 최대 실적을 냈다. 2010년대 초반 유가 급락에 따른 해외 손실, 저가 수주의 늪에 빠진 상황 속에서도 다국적 석유기업(IOC)을 공략하고 'FEED(기본설계)와 연계한 EPC(설계·조달·시공)' 사업을 적극 펼친 덕분이다. 특히 국내에서는 삼성그룹의 전략에 발맞춰 친환경과 바이오 플랜트 영역을 넓히고 있어 주목된다. 삼성엔지니어링이 다시 일어서게 된 과정과 향후 미래 전략은 무엇인지 등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4월 10일 10:1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성엔지니어링은 2010년대 초부터 수처리와 오염 토양, 대기 정화 등 환경 플랜트 사업을 위한 준비를 시작했다. 환경규제 강화와 지속가능 성장 모델에 따른 투자가 확대될 것을 미리 내다본 행보였다.

글로벌 물 부족 사태가 심화되는 상황에서 하수와 수소처리, CCUS(탄소포집·활용·저장) 기술은 빛을 발하고 있다. 특히 청정수소 산업과 암모니아 공급망 확보 등 눈에 띄는 성과를 냈다. 환경 문제를 해결하는 사회공헌과 수익성 높은 신사업 기회를 동시에 잡았다. 10조 매출을 뛰어넘을 미래 성장성도 밝아 보인다.

◇물 부족, 대기 오염, 전력난…10년 내다본 혜안

삼성엔지니어링은 2011년부터 전력과 수처리 분야에서 미래 수요를 예측하고 용수공급 등 환경자원 이용부터 기자재 제작을 포함하는 환경설비와 용역 서비스를 준비했다. 단순 설비사업에서 복합·대형화 시설사업으로 범위를 확장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2012년까지만해도 사업 비중은 정유와 업스트림 시설을 짓는 에너지 사업과 석유화확, 가스 플랜트를 건설하는 화공업에 편중됐다. 삼성엔지니어링은 비화공 부문이란 명칭 대신 I&I(산업·인프라) 사업부를 운영하며 발전과 수처리 환경과 인프라, 산업플랜트 사업을 추진했으나 매출 비중은 25% 수준에 불과했다.

당시 주요 프로젝트에 이름을 올린 I&I사업은 바레인 무하라크 하수처리 프로젝트(STP) 사업이 유일했다. 삼성엔지니어링은 최저가 입찰을 통해 이 사업을 수주했으며 수주금액은 한화 6200억원(5억5500만 달러)로 다른 사업에 비해 적은 수준을 나타냈다.

하지만 삼성엔지니어링은 중동 저유가 쇼크와 저가 수주, 계약 해지로 인해 손실이 불어나자 비화공 부문을 본격적으로 육성했다. 당시 삼성전자와 삼성디스플레이, 삼성바이오로직스 등 그룹사가 발주한 공장과 플랜트 사업이 든든한 버팀목이 됐다. 2016년에는 세계 최대 규모의 바이오 플랜트인 삼성바이오로직스 제3공장을 수주하기도 했다.

민간 영역에선 하·폐수 유기물 제거와 하수처리시설 건설공사 등 전문 분야를 살려 천안시청과 아산스마트워터, 용인클린워터 등 발주처로부터 대규모 수주를 따냈다.

비화공 부문의 매출 비중은 2014년 40%까지 증가했다. 2016년에는 화공을 넘어서며 53.1%로 올라섰다. 2017년 전체 매출과 영업이익은 여전히 하락세를 나타냈으나 신규수주는 전년 대비 70.8% 증가했다. 2018년에는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339.4% 늘어난 2061억원을 기록하며 실적 반등에 성공했다. 화공과 비화공 매출 비중은 각각 39.5%, 60.5%를 나타냈다.

지난해 비화공 부문은 매출 비중 52.1%를 기록했다. 포트폴리오는 반도체와 배터리, 타이어 등 산업설비를 구축하고 환경, 바이오, 발전 분야로 넓어졌다. 연구개발 분야는 기존 수치리와 대기, 토양 정화에서 초순수와 RDF(폐기고형원료) 유동층 연소기술로 확장했다.


◇'삼성 시너지'로 거둔 그린 솔루션 자신감

그린솔루션에 대한 삼성엔지니어링의 자신감은 IR(Investor Relations) 활동에서 잘 드러난다. 2021년 처음으로 그린 솔루션 부문의 계획을 공식적으로 IR자료에 포함시킨 이후 해마다 보고서를 업데이트 하고 있다. 한동안 진행하지 않았던 해외 NDR도 재개했으며 지난해 4건의 해외 NDR을 진행했다.

삼성엔지니어링은 2021년 한국과 아시아, 중동을 중심으로 한 6대 플래그십을 선정하고 사업구도를 확정했다. 국가 차원의 탄소 넷 제로를 달성하기 위한 밸류체인을 연계하고 친환경 플라스틱 분야에서 클로즈드 루프(폐기물 재활용 시스템)를 완성한다 FEL(지분매입)-EPC(설계·조달·시공)-O&M(운영·관리) 참여로 수익을 확보하고 시장에서 차별적 지위를 확보한다는 목표다.

삼성엔지니어링이 추구하는 그린 솔루션은 탄소 넷제로와 친환경 플라스틱 사업으로 나뉜다. 탄소 넷제로는 에너지 최적화와 CCUS, 수소생성변환, 수소활용 등 4개 분야로 구성된다. 5건의 프로젝트가 사업 개발 단계에 있으며 FEL-EPC-O&M 사업은 37건이다.

친환경 플라스틱 사업은 바이오와 재활용으로 나뉘며 사업개발 1건을 비롯해 FEL, EPC, O&M 분야에서 총 4건의 사업을 추진 중이다.

삼성전자의 벤처투자전문 자회사 삼성벤처투자는 핵심 기술을 확보하기 위해 간접 투자를 활성화했다. 2021년 11월 산업자원부 공모에서 암모니아 분해 수소 상용화 국책과제에 참여한 것이 대표적인 성과다.

이 사업은 국내 최초로 연산 800톤 규모의 암모니아 분해 실증 플랜트를 건설하는 프로젝트다. 삼성과 롯데, 에너지기술연구원, 화학연구원 등 9개 기관이 컨소시엄을 구성했다. 삼성엔지니어링은 SECL과 설계 패키지를 구축하고 EPC 총괄 사업관리를 담당한다.총 사업비는 278억원이며 사업기간은 2021년 11월부터 2025년 10월까지다.

수처리 분야에선 동남아 현지업체 지분을 매입하는 등 친환경 사업 전략을 세밀하게 구축했다. 지난해 6월 베트남 수처리 업체 DNP 워터의 지분 24%를 527억원에 인수하며 동남아 물 시장에 진출했다. 삼성엔지니어링은 공공 운영 방식으로 진행되는 베트남 산업용 폐수 시장에서 환경 비즈니스를 구축한다는 목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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