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전체기사

2차전지 훈풍 '이화전기그룹', 골칫거리 CB 처분했다 이아이디 11회·12회차 370억 규모 매각, 이례적 IR 이후 주가 오름세…FI 차익 실현 본격화

신상윤 기자공개 2023-04-12 08:47:19

이 기사는 2023년 04월 10일 15:5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2차전지 훈풍에 올라탄 이화전기그룹이 오랜 골칫거리였던 전환사채(CB)를 재무적투자자(FI)들에게 처분하는 묘수를 보였다. 순환출자 구도의 중심에 있는 이화전기공업은 최근 계열사 '이아이디' 주가가 오름세를 이어가자 400억원에 가까운 CB를 FI들에게 매각하며 차익 실현의 기회를 열어줬다.

주가가 전환가액을 크게 웃도는 가운데 FI들은 단기에 수익 창출 기회를 잡게 됐다. 다만 소액주주들로선 대규모 신주가 시장에 쏟아질 우려가 있는 만큼 오버행 주의보가 내려졌다는 평가도 나온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코스닥 상장사 이화전기공업은 오는 24일 계열사 '이아이디' 11회차 CB 80억원과 12회차 CB 290억원 등 총 370억원 규모의 CB를 매각할 계획이다. 거래 상대방은 ㈜센트럴타임즈를 비롯해 다수의 투자조합과 개인 등으로 알려졌다.

이아이디 11회차 CB는 2021년 5월 100억원 규모로 발행됐다. 최초 투자자는 '성진홀딩스'로 알려졌으나, 다수의 손을 거쳐 이화전기공업으로 넘어갔다. 12회차 CB는 같은 해 400억원 규모로 발행됐다. 투자자로는 이화전기공업이 나섰다.

이화전기그룹은 기존 '이화전기공업→이아이디→이트론'으로 이어지는 단순한 지배구조였다. 그러나 2018년 6월 이트론이 최대주주 이아이디를 대상으로 유상증자를 결정하며 순환출자의 신호탄을 쐈다. 곧바로 이트론이 이화전기공업 유상증자에 출자하면서 순환출자 고리가 형성됐다.

오너십을 가진 김영준 전 회장이 사법 리스크에 노출되면서 지배력 보강의 필요성이 제기됐던 상황이다. 이때 구축한 순환출자의 고리는 지난해 말 기준 '이화전기공업(18.1%)→이아이디(9.5%)→이트론(17.4%)→이화전기공업'으로 이어지고 있다. 이후로도 이화전기그룹은 각 사가 발행하는 CB 등을 거래하며 자금을 주고받았다.

문제는 CB를 계열사들이 나눠 가지면서 현금화가 쉽지 않다는 점이다. 특히 지난해 말 기준 CB와 신주인수권부사채(BW) 잔액 규모가 2231억원 규모였던 이아이디는 대표적으로 주가가 힘을 받지 못하면서 전환가액 하향 조정이 이어졌다.

그러자 이아이디는 지난달 20일 기관 투자자 등을 대상으로 IR 행사를 진행하며 주가 부양에 힘을 쏟았다. 최근 몇년 간 이아이디가 IR 행사를 진행한 적이 없어 이례적이란 평가가 나오기도 했다. IR을 전후해 주가도 변동성이 커졌다. 실제로 연초 최저 804원을 기록했던 주가는 최근 2200원을 전후해 거래가 이뤄지고 있다. 단기간 내 주가가 3배 가까이 오른 셈이다. 이에 한국거래소는 이아이디를 '투자경고종목'으로 지정하기도 했다.

다만 주가가 오르자 이아이디의 최대주주 이화전기는 보유 CB를 처분하기로 결정했다. 11회차 및 12회차 CB가 다수의 FI들에게 팔린 배경이란 것이다. 11회차, 12회차 CB 전환가액은 각각 885원, 884원이다.

보통주 전환이 가능한 시기인 만큼 CB를 인수한 FI들은 장내에서 차익 실현이 가능한 것이다. 실제로 CB 손바뀜과 맞물려 이달 6일 905만주에 달하는 보통주가 발행돼 거래가 이뤄졌다. 최소 2배 이상의 차익을 실현할 수 있는 거래다.

이아이디는 IR을 통해 계열사 내 2차전지 사업에 힘을 실었다. 이아이디는 자회사로 이큐셀(72%)과 케이아이티(100%) 등 2차전지 장비 사업군을 영위하는 계열사를 두고 있다. 이큐셀은 2차전지 제조공정의 배터리 패키징 자동화 장비 기술을 가진 계열사다. 케이아이티는 2차전지 활물질 제조설비 및 자동화제어기술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오버행 우려도 제기된다. 이화전기공업이 매각한 이아이디의 370억원 규모 CB는 보통주 전환시 420만주에 달하는 신주가 발행될 수 있는 물량이다. 지난해 말 발행주식총수(1억1572만209주)의 36.2% 규모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더벨 서비스 문의

02-724-4102

유료 서비스 안내
주)더벨 주소서울시 종로구 청계천로 41 영풍빌딩 4층, 5층, 6층대표/발행인성화용 편집인김용관 등록번호서울아00483
등록년월일2007.12.27 / 제호 : 더벨(thebell) 발행년월일2007.12.30청소년보호관리책임자황철
문의TEL : 02-724-4100 / FAX : 02-724-4109서비스 문의 및 PC 초기화TEL : 02-724-4102기술 및 장애문의TEL : 02-724-4159

더벨의 모든 기사(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및 복사와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copyright ⓒ thebell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