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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엔지니어링 뉴챕터]아시아·아메리카 진출 성공, 중장기 파이프라인 '튼튼'③중동 쇼크 겪은 후 신시장 개척, 연내 추가 수주 '청신호'

신준혁 기자공개 2023-04-13 07:47:57

[편집자주]

삼성엔지니어링은 10년 세월의 부진을 털고 최근 새로운 챕터를 쓰고 있다. 지난해 연간 수주와 매출, 영업이익 모든 면에서 최대 실적을 냈다. 2010년대 초반 유가 급락에 따른 해외 손실, 저가 수주의 늪에 빠진 상황 속에서도 다국적 석유기업(IOC)을 공략하고 'FEED(기본설계)와 연계한 EPC(설계·조달·시공)' 사업을 적극 펼친 덕분이다. 특히 국내에서는 삼성그룹의 전략에 발맞춰 친환경과 바이오 플랜트 영역을 넓히고 있어 주목된다. 삼성엔지니어링이 다시 일어서게 된 과정과 향후 미래 전략은 무엇인지 등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4월 11일 16:2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성엔지니어링은 2010년대 초 국제 저유가 충격을 경험한 후 중동과 북아프리카(MENA)를 벗어나 아시아와 아메리카 시장으로 발길을 돌렸다. 새로운 시장에서 대규모 수주를 따내는데 적지 않은 시간을 들였지만 결국 중장기 파이프라인을 구축하는데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국내에선 삼성그룹 계열사가 주축이 된 하이테크 공사가 최대 실적을 기록하는데 든든한 버팀목이 됐다. 삼성벤처투자를 중심으로 한 기술개발로 사업 경쟁력을 강화했다. 국내외 인프라 시설투자가 되살아나고 있는 만큼 추가 수주 여지는 더욱 커질 전망이다.

◇3년 만에 첫 1분기 수주 무소식, 하반기 반등 기대

해외건설 종합정보서비스에 따르면 삼성엔지니어링은 1분기 해외 수주를 기록하지 못했다. 지난해 1분기 발틱 프로젝트 에탄크래커 패키지(EP) 공사를 신규 수주해 약 1조4000억원의 계약을 체결한 점과 대비된다.

2021년 1분기에는 태국 PTT글로벌이 발주한 1건의 올레핀 플랜트 개보수 프로젝트를 수주해 1286억원의 계약을 체결했다. 2020년에도 사우디아라비아 아람코 하위야 우나이자 가스 프로젝트와 알제리 하시 메사우드 정유 플랜트를 수주해 3조5087억원 규모의 계약을 맺은 바 있다.

1분기 발표 시점이 다소 연기됐지만 사내에선 여전히 수주 가능성을 높게 점치고 있다. 삼성그룹 계열사가 신규 공장을 새로 발주하고 MENA 국가들이 투자를 확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비화공 부문은 삼성그룹이 4조원 규모의 투자를 공언한 삼성디스플레이 신설공장과 상반기 착공 예정인 삼성바이오로직스 제5공장 등을 수주할 것으로 보인다.

해외에선 알제리 프로판탈수소(PDH)·폴리프로필렌(PP)과 요르단 정유 플랜트, 사우디아라비아 아미랄 2개 패키지 등이 발표를 앞두고 있다. 아랍에미리트(UAE) 하일앤가샤 가스 패키지3 프로젝트는 우선계약자로 선정되면서 사실상 상반기 수주가 확정될 가능성이 높다.

UAE 국영 석유회사 아드녹은 1월 하일앤가샤에서 삼성엔지니어링과 프랑스 테크닙에너지, 이탈리아 테크니몬트로 구성된 컨소시엄을 우선계약자로 선정한 후 낙찰통지서를 통보했다. 삼성엔지니어링 지분은 약 1조8000억원에서 2조2000억원으로 추정된다. 현재 설계와 기자재 발주, EPC 견적 산출 등 사업 초기 업무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요르단 자르카 정유 플랜트와 알제리 PDH/PP 프로젝트는 각각 1조5000억원과 7000억원 규모다. 사우디아라비아가 발주할 예정인 아미랄 2개 패키지와 자푸라 가스전 2단계 프로젝트는 각각 4조원과 2조8000억원을 웃돈다. 인도네시아의 1조원 규모 화공 단지도 수주 파이프라인으로 꼽힌다.

삼성엔지니어링이 FEL(사업초기업무)-EPC(설계·조달·시공)-O&M(운영·관리)전략을 확대하면서 현재 FEED(기본설계)를 수행 중인 텍사스 LNG와 인도네시아 CAP2 등 7개 프로젝트 중 일부 사업에서 EPC 계약을 추진할 가능성이 남아 있다.

장기적 관점에서도 사우디아라비아 아람코의 투자 확대와 글로벌 가스 플랜트 투자, 수소 EPC 사업에 대한 기대감이 존재한다. 2024년 하반기 EPC 사업을 목표로 진행 중인 말레이시아 사라왁 H2비스커스를 비롯한 암모니아와 CCUS(탄소포집·활용·저장) 사업이 대표적이다. 삼성벤처투자가 연내 3~4건의 신기술을 확보하면 수주 가능성도 덩달아 높아질 전망이다.


◇지역별 매출 비중 다각화, MENA 의존도 탈피

지난해 삼성엔지니어링의 연결 매출을 보면 국내에서 가장 많은 매출이 발생했다. 지역별 매출 비중은 국내 사업이 41%를 차지했고 △중동 및 기타 28% △아메리카 17% △아시아 13% 순으로 나타났다.

국내 매출은 2021년까지 2조원 중반대를 유지하다 지난해 크게 증가했다. 삼성그룹 계열사의 국내 투자가 증가하면서 비화공 부문에 해당하는 하이테크 공사가 늘어난 영향으로 풀이된다.

중동 매출은 2015년 24872억원을 기록했지만 저유가 충격과 발주 감소로 인해 2018년 8682억원까지 줄었다. 다음해 1조9229억원까지 매출세를 회복한 후 지난해 국내에 이어 두번째로 많은 2조8770억원까지 반등했다. 아시아 시장은 태국 PTT글로벌 등으로부터 대규모 수주를 따냈으나 5년간 1조원 초반대 매출을 유지했다.

지난해 아메리카 시장에서 발생한 매출은 전년 대비 70% 증가한 1조7117억원을 기록했다. 주요 매출처는 2020년 수주한 멕시코 DBNR 프로젝트다. 지난해 9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직접 현장을 방문해 잘 알려진 사업지다.

이 사업은 국영 석유회사인 페멕스의 자회사 PTI-ID가 발주한 사업으로 패키지 2, 3번 공정의 EPC2단계를 진행하는 공사다. 수주 금액은 4조1000억원으로 FEED와 FEL업무를 더하면 약 4조5000억원에 달한다. 단일 프로젝트로는 창사 이래 최대 규모다.

다만 수주잔고가 여전히 MENA에 치중돼 있어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하기 위해선 아직 갈 길이 먼 상황이다. 수주 잔고는 △MENA 41% △미주 19% △국내 17% △아시아 12% △유럽 12% 순이다. MENA에서 가장 많은 수주를 쌓았지만 잔고 대비 매출이 상대적으로 적게 발생했다는 의미로도 해석된다.

시장 관계자는 "글로벌 엔지니어링 시장에선 사업 초기 견적을 내는 작업을 거친 후 최종 계약금이 달라지는 경우가 더러 있다"며 "엔지니어링 시장 전망과 삼성엔지니어링의 수주 가능성이 긍정적인 상황이지만 최종 결과는 지켜봐야 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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