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증&디테일]'660억 R&D' 셀바스AI, 하반기부터 수익 실현 '플랜'①셀비노트 '넥스트 스텝' 고민, 비대면 의료 패키지 군납 사업 낙점
구혜린 기자공개 2023-04-13 08:28:10
[편집자주]
자본금은 기업의 위상과 크기를 가늠할 수 있는 대표 회계 지표다. 자기자금과 외부 자금의 비율로 재무건전성을 판단하기도 한다. 유상증자는 이 자본금을 늘리는 재무 활동이다. 누가, 얼마나, 어떤 방식으로 진행하느냐에 따라 기업의 근간이 바뀐다. 지배구조와 재무구조, 경영전략을 좌우하는 이벤트이기 때문이다. 더벨은 유상증자 추진 기업들의 투자위험 요소와 전략 내용을 면밀히 살펴보고자 한다.
이 기사는 2023년 04월 11일 11:4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흑자 AI(인공지능) 기술 기업인 '셀바스AI'가 대규모 자금조달을 추진한다. 조달된 자금의 무려 80%를 R&D(연구개발) 자금으로 활용, 헬스케어 신제품으로 올 하반기부터 수익을 내겠단 목표를 세웠다. 현재 공공기관에 음성기록 제품을 공급해 안정적인 실적을 내고 있지만, '넥스트 스텝'이 필요하단 판단에서다.1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코스닥 상장사 셀바스AI는 최근 주주배정 후 실권주 일반공모 방식으로 788억원 규모 유상증자를 추진 중이다. 발행신주는 보통주 400만주, 예정 발행가액은 1만9710원이다. 최종 금액은 오는 6월 1일 확정된다. 기존 주주는 구주 1주당 신주 0.17770080주를 취득할 수 있다. 주관사는 KB증권이 맡았다.
발행 제반 비용을 제외하면 셀바스AI가 실제 손에 쥐게 되는 금액은 약 779억원이다. 셀바스AI는 조달 자금의 84%인 662억원은 신사업 R&D에, 107억원은 영업 및 마케팅에, 19억원은 금융기관 채무 상환에 사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R&D 비용 등은 올 7월부터 2025년까지, 채무상환자금은 납입이 완료된 7월 곧바로 집행할 계획이다. 발행 제반 비용 9억원은 자체 보유 자금을 사용한다.
유증 목적이 신사업에 집중돼 있는 셈이다. 셀바스AI는 지난해 6월 하나은행으로부터 110억원 규모 시설자금 대출을 받았다. 이 대출의 만기는 오는 2025년 6월로 당장 상환을 서두를 상황은 아니다. 다만 대출 초기 2.94%에 불과했던 금리가 최근 4.97%까지 인상됨에 따라 이자 비용 부담을 덜기 위해 일부 상환 계획을 추가한 것으로 보인다.
신사업은 총 3개 분야로 구성돼 있다. AI헬스케어와 AI교육, AI메타로빌리티(메타버스, 로봇, 모빌리티) 분야다. AI헬스케어 부문에는 194억원을, AI교육에는 225억원을, 로봇과 모빌리티에는 105억원을, 메타버스에는 138억원을 쓴다. 대부분의 비용 집행은 올 하반기에 집중돼 있는데, 인건비와 IP(지식재산권) 인수비가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이 중 가장 빠른 성과를 보일 부문은 헬스케어다. 셀바스AI가 진행할 헬스케어 사업은 비대면 진료 사업이다. 원격의료 솔루션과 화상 장비를 풀패키지로 제품화한 뒤 우선적으로 군에 공급할 계획이다. 상당 수준의 솔루션은 사전에 확보한 상태이므로 올 하반기 제품 상용화를 예상하고 있다. 특히 셀바스AI는 우량 자회사 셀바스헬스케어를 보유하고 있어 심장초음파 솔루션 등을 확보하는 데 어려움을 겪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추후 규제가 완화될 경우 이를 민간으로 확대한단 계획이다.
교육의 경우 2025년 매출 물꼬를 틀 것으로 예상된다. 셀바스AI는 이미 교육부 선정 디지털 교육 플랫폼 운영사로 교육 사업으로 수익을 내고 있다. 다만 이는 기존에 출판사가 출간한 교과서를 디지털 교과서로 변환하는 수준에 불과하다. 셀바스AI는 오는 2025년 디지털교과서에 AI가 접목되는 타이밍에 대비, 디지털교과서에 필기 및 음성인식 솔루션을 적용하고 AI튜터 사업까지 확대하는 걸 목표로 잡고 있다.
여타 AI 기업과 차별된 셀바스AI의 사업 전략은 '제품화'다. 지난해 셀바스AI는 셀바스헬스케어 등 자회사 실적을 제외한 별도기준 매출액 235억원, 순이익 33억원을 시현했다. 2019년 15억원의 적자를 낸 이후 3년 연속 흑자를 내고 있다. 이는 AI 음성기록 제품 '셀비노트(Selvy Note)'를 상용화해 공공기관 중심 판매에 집중해온 덕이다.
다만 회사 측은 셀비노트 이후의 성장 포인트가 필요하다는 판단을 내렸다. 셀바스AI 관계자는 "내부적으로 지금은 시장 분위기가 좋지만, 다음 성장을 위해 준비해야 하지 않느냐 하는 고민을 작년부터 했다"며 "헬스케어와 교육 모두 관련 기술 및 솔루션을 이미 상당 수준 확보했으므로 사업화가 곧 가능해 실적으로 연결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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