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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미그룹 지배구조 재편]'이석준 부회장의 의지' 투자사업 역량 한곳에 집중②우미개발, 자산 5000억 미만 '독점규제' 벗어나…해방구 찾아 '사업 확대' 전망

신준혁 기자공개 2023-04-17 07:36:48

[편집자주]

우미그룹 지주회사 체제의 정점에 서 있는 우미개발이 최근 투자사업부문을 인적분할하고 자회사 우미건설에 넘겼다. 분할로 넘어간 자산의 규모만 1조원에 달한다. 핵심은 이로 인해 '지주회사 요건 해소'가 이뤄졌다는 점이다. 2년 전 합병을 통해 만든 일반 지주회사 체제를 갑작스럽게 무너뜨린 결과가 됐다. 그 배경은 무엇인지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4월 13일 15:5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우미그룹이 지난해 말 인적분할을 통해 우미개발의 투자사업부문을 우미건설로 넘겼다. 1조원 가까운 자산을 넘겨준 탓에 우미개발은 지주회사 요건(자산총액 5000억원 이상)을 벗어나게 됐다.

2020년 말 우미개발은 우심홀딩스를 역합병하며 그룹 정점에 섰다. 지주회사 체제 강화의 포석으로 여겨졌는데 2년 만에 예상에서 벗어난 변화를 재차 준 셈이다. 그만큼 이번 재편에는 큰 의미가 담겨 있다고 볼 수 있다.

이번 절차는 이석준 부회장의 '투자역량 집중' 의중이 반영된 결과로 전해졌다. 우미그룹은 우미개발과 우미건설, 우미글로벌에 흩어져 있는 투자부문을 우미건설 한 곳으로 집중한다는 전략을 세웠다.

◇또 달라진 우미그룹, 이번엔 투자전략 '포커싱'

우선 업계에선 자산 1조원을 넘어선 우미개발이 인적분할을 단행한 배경에 우미건설을 중심으로 투자사업을 강화하려는 의도가 담겨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우미개발은 부동산 호황기 자산 규모를 1조원 이상으로 키우며 중견 건설사 반열에 오를 만큼 사세를 확장했다. 자산은 2017년 5739억원에서 매년 불어나 2020년 1조415억원을 넘긴 후 다음해 1조2281억원까지 증가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투자 집중도가 여러 갈래로 분산됐다. 자회사 우미건설과 그룹의 한 축인 우미글로벌은 각각 프롭테크와 부동산 금융, 비주거용 부동산, 해외 투자를 확대했다. 반면 우미개발은 건설형 공사계약를 맺고 주거시설을 짓는데 주력했고 자산을 증식하는데 힘썼다.

우미개발은 그동안 쌓은 투자사업부문의 지분법 적용 투자주식 등 약 1조원 규모의 자산을 우미건설로 넘겼다. 정확히는 9884억원 규모의 자산을 넘겨주면서 총 자산 규모가 약 1조4843억원에서 4950억원으로 크게 줄었다.

지난해 5월과 12월 완전자회사인 동방건설과 명가산업개발, 우선건설, 전진건설, 청아개발, 영송건설을 흡수합병하며 자산을 불리는 모습을 보여주던 상태다. 사실 이들 계열사를 흡수합병한 건 '벌떼입찰용 사업체 정리' 의미가 보다 컸다. 그동안 토지를 낙찰받기 위해 설립한 위장 계열사에 대한 지적을 피하기 위한 조치로 볼 수 있었기 때문이다.

이들 건설사는 우미개발의 100% 자회사로 토지 입찰에 참여한 후 우미건설에 공동시공하거나 사업권을 넘기며 위장 계열사라는 의혹을 샀다. 경기도청은 벌떼입찰 관련 명일건설과 삼우건설 등 우미 계열사 2곳에 영업정지 처분을 최근 내린 바 있다.

어쨌든 우미개발은 인적분할 후 '자산총액 5000억원 이상' 조건을 충족하지 못해 지주회사 지위를 박탈당하게 됐다. 2017년 말 일반 지주회사로 전환한 지 5년 만이다.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지주회사는 자산총액 5000억원 이상인 회사를 일컫는다. 지주회사로 전환하면 부채비율 200% 미만, 자회사 발행주식총수의 40%를 소유해야 하는 등 제약이 따른다.

우미개발 관계자는 "종합 부동산 디벨로퍼로 거듭나기 위해 투자와 건설부문을 배분하는게 낫다고 판단했다"며 "사업 속성에 맞게 계열사를 배분해 효율적 계열구조를 갖추게 됐다"며 "고 설명했다.


◇등기명단서 사라진 이석준 부회장의 그림자 경영

우미그룹의 투자 사업은 이번 재편 후 더욱 속도를 낼 전망이다. 이 부회장은 창립자 이광래 회장의 바통을 이어받아 최대주주에 올랐지만 건설업보다 IT(정보통신기술)와 스타트업 등 투자 사업에 더 많은 관심을 드러냈다. 이를 넘어 단순한 건설사를 넘어 투자와 자산관리를 병행하는 종합 부동산 디벨로퍼로 성장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 부회장은 2019년까지 우미건설 대표를 마지막으로 주요 직함을 내려 놓고 우미희망재단 이사장직을 수행하고 있다. 경영 전면에 나서지 않고 뒷선에서 투자사업을 주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우미개발 대표이사는 우미글로벌 대표를 지낸 김부열 사장이 맡고 있다. 우미건설과 우미글로벌은 각각 배영한 대표와 조윤호 대표를 선임했다.

이 부회장을 중심으로 한 우미의 지배구조는 여전히 견고하다. 이 부회장은 일찍부터 부친인 이 회장으로부터 지분을 매입해 승계과정을 마쳤다. 현재 이 회장이 보유한 우미개발과 우미건설, 우미글로벌의 지분율은 각각 46%, 43%, 51%다.

우미개발 관계자는 "지난해 최대주주의 지분율 변동이 있었으나 매입·매각이 아닌 일부 지분이 재단과 사내복지기금, 계열사 간 이동했다"며 "지배구조상 유의미한 변화는 없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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