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엔터, 기업가치 높이기 '사활'…SM 이어 픽코마 본다 밸류 11.3조, 카카오서 픽코마 지분 넘겨받을 수도…자금력 '변수'
이지혜 기자공개 2023-04-14 12:51:51
이 기사는 2023년 04월 12일 15:01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가 SM엔터테인먼트에 이어 지분을 추가 매입할 대상을 찾고 있다. 기업가치를 높이기 위해서다. SM엔터테인먼트를 인수한 점은 긍정적이지만 기업가치를 종전 대비 두 배가량 끌어올리기에는 여전히 부족한 수준이다. 이에 따라 자회사로 거느려 카카오엔터테인먼트의 몸값 상승에 보탬이 될 만한 매물을 찾는 것으로 전해진다.일본에 거점을 둔 카카오픽코마가 유력한 것으로 파악된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가 보유한 카카오픽코마 지분은 18.2%다. 카카오픽코마의 기업가치가 카카오엔터테인먼트에 반영될 만한 수준은 아니다. 이에 따라 카카오픽코마 지배력을 강화해 연결 자회사로 둘 가능성을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문제는 자금력이 충분치 않다는 점이다. SM엔터테인먼트의 경영권을 놓고 하이브와 경영권 분쟁을 벌이면서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계획했던 것보다 훨씬 많은 돈을 들였다. 1월 ‘조 단위’ 투자 유치를 받기로 결정했지만 아직 모든 자금이 납입된 것도 아니다. 이에 따라 카카오엔터테인먼트가 해외에서 추가 투자를 유치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20조 밸류 정조준, 카카오픽코마 지분 넘겨받을까
엔터테인먼트업계에 따르면 카카오엔터테인먼트가 현재 관계기업 가운데 지분을 추가매입할 대상을 물색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2022년 말 기준으로 모두 24곳의 관계기업을 두고 있다. 당초 관계기업이었던 이담엔터테인먼트는 지분을 추가 취득해 종속기업으로 분류했다.
업계 관계자는 “카카오엔터테인먼트가 기업가치를 높이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며 “SM엔터테인먼트만으로는 원하는 밸류를 인정받기에 역부족인 만큼 관계기업 중에서 지분율을 높여 기업가치를 제고할 만한 대상을 물색하고 있다”고 말했다.
카카오픽코마가 가장 유력한 것으로 보인다. 카카오픽코마는 2022년 말 기준으로 카카오가 지분 72.9%(의결권 지분율 기준, 무의결권 자기주식 등 제외), 카카오엔터테인먼트가 18.2%를 보유하는 형식으로 거느리고 있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가 카카오에게 카카오픽코마 지분을 넘겨받아 종속기업으로 둘 수 있다는 뜻이다.
이렇게 되면 카카오엔터테인먼트의 기업가치에 카카오픽코마가 반영될 수 있다. 카카오픽코마는 2021년 앵커에쿼티파트너스로부터 6000억원 정도의 투자를 유치할 당시 기업가치가 8조8000억원 정도인 것으로 평가받았다.
지금 카카오픽코마의 몸값은 당시보다 더 높아졌을 수 있다. 거래액이 꾸준히 늘고 있는 데다 외형도 확대됐다. 카카오픽코마는 2022년 매출 5312억원을 냈는데 2021년보다 18% 늘어났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가 카카오픽코마를 자회사로 둘 수 있다는 관측은 일찌감치 나왔는데 이런 움직임이 본격화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지난해까지만 해도 20조원의 밸류를 인정받으며 증시에 입성하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그러나 시장 위축 등으로 올 초 투자를 유치할 당시 기업가치를 11조3000억원밖에 인정받지 못했다. 목표의 절반 수준이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의 기존 투자자의 이해관계까지 고려하면 기업가치를 서둘러 끌어올려야 한다. IPO(기업공개)까지 남은 시간도 많지 않다. SM엔터테인먼트를 카카오와 함께 인수하긴 했지만 시가총액이 3조원 수준인 데다 카카오와 합산 보유지분도 40%에 못 미친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가 카카오픽코마 등을 눈여겨 보는 이유다.
◇자금력 ‘빨간불’, 해외 투자 추가 유치할까
문제는 카카오엔터테인먼트의 자금력이 썩 좋지 않다는 점이다. 카카오픽코마 지분을 인수하는 데에는 수조원이 더 필요한 것으로 추산되는데 지금 상황으로서는 이를 감당하기가 쉽지 않은 것으로 분석된다. SM엔터테인먼트 경영권을 놓고 하이브와 경쟁하면서 카카오엔터테인먼트의 자금 지출이 계획보다 대폭 늘어난 탓이다.
당초 카카오그룹은 카카오가 주체로 나서서 SM엔터테인먼트 주식을 2200억원 정도에 매입하려 했지만 하이브와 경쟁하는 과정에서 총 1조4000억원을 쓰게 됐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도 약 7000억원 정도를 썼다. 해외 국부펀드에서 투자받은 1조1500억원의 절반 이상을 SM엔터테인먼트 경영권 인수전에 쏟은 셈이다.
더욱이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지난해 연결기준으로 6300억원에 가까운 순손실을 내는 등 출혈이 커 재무건전성을 간신히 방어하고 있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가 해외 투자자를 추가 모집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가 국내보다 해외로 눈을 돌리면서 기업가치에 대해 국내에는 알려진 바가 많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카카오엔터테인먼트가 올 1월과 마찬가지로 해외의 기관투자자를 중심으로 자금을 모집할 수 있다는 뜻이다.
업계 관계자는 “카카오그룹이 절박하게 해외 진출 활로를 모색하고 있지만 현실적으로 콘텐츠만이 해외에서 승부를 볼 수 있는 사업”이라며 “카카오그룹이 전사적으로 카카오엔터테인먼트를 키우는 데 사활을 건 만큼 그룹 차원의 지원이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카카오 관계자는 "카카오픽코마 지분을 카카오엔터테인먼트에 넘기는 방안은 검토한 바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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