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넥신의 첫 상업화, 신성 빈혈 치료제에서 윤곽 글로벌 9조원 시장 타깃 바이오베터… 장기지속 앞세워 인도네시아·중국 선공략
최은수 기자공개 2023-04-14 10:46:52
이 기사는 2023년 04월 12일 16:3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제넥신이 개발 중인 만성신장질환(만성신부전증)에 의한 빈혈 치료제 후보물질 'GX-E4'가 인도네시아 임상에서 의미 있는 성과를 확인하며 상업화를 위한 9부 능선을 넘었다. 기존 9조원 가량의 빈혈 시장엔 여러 경쟁 제품이 등장했지만 제넥신은 체내 반감기와 약효 지속 기간을 늘리는 '바이오베터' 출시 전략으로 침투를 노린다.제넥신은 상대적으로 글로벌 지역에서 경쟁사가 적고 치료제 보급 및 자급비율도 낮은 인도네시아를 먼저 공략하는 모습이다. 제넥신의 파트너사 KG바이오는 인도네시아 및 동남아시아 최대 제약사와 손잡고 설립한 합작 법인이다. 제품 출시 후 사업 전망을 밝히는 핵심 요인으로 꼽힌다.
◇반감기 늘려 효능 지속 늘린 신성 빈혈 치료 바이오베터 GX-E4 상용화 기대감↑
제넥신과 KG바이오 개발 중인 바이오베터 GX-E4에 대한 임상 3상 시험 중간 결과는 국제신장학회(WCN2023)에서 처음 공개됐다. 당초 제넥신 측에선 올해 1분기 초엔 GX-E4에 대한 임상 3상 중간 결과 공개할 것으로 예상해 왔는데 이와 크게 어긋나지 않는 선에서 임상 결과를 시장에 알리게 됐다.
세부적으로 대조약인 미쎄라와 대비했을 때 비열등성(non-inferiority)을 확인하며 상용화 전망을 밝혔다. KG바이오는 앞서 WCN에서 2주 간격으로 투약한 GX-E4의 반응률 69.6%, 헤모글로빈 수치 91.2% 유지한 데이터를 공개했다. 이는 같은 기간 미쎄라의 베이스라인(반응률 63.2%, 헤모글로빈 수치를 87.2%) 대비 비열등성을 입증한 수준이다.
비열등성 입증은 바이오시밀러 출시를 위한 첩경이다. 생물학적 동등성만 입증하면 대개 출시가 가능한 합성의약품의 제네릭(복제약)과는 인허가 구조가 다르다. 제넥신은 평가기간 동안 투약군의 헤모글로빈 수치 변화 값(월간1.58g/dL)이 국제신장학회 가이드라인의 권장기준(1.0~2.0 g/dL)에 부합한 결과를 확보하며 소기의 성과를 얻었다.
제넥신이 GX-E4는 적혈구생성촉진호르몬인 EPO(Erythropoietin) 형성을 장기·지속형으로 돕는 기전의 바이오베터로 개발하는 차별화 전략을 내세운다. GX-E4가 타깃하는 만성신부전증에 의해 발생하는 빈혈(신성 빈혈)은 전 세계 69억달러(한화 9조원, 2021년 기준) 규모의 치료제 시장을 형성하고 있다.
이중 제넥신이 타깃하는 장기지속형 EPO 시장은 앞서 전체 EPO의 약 40% 가량을 차지한다. 아직까지 전체 시장 규모는 비지속형 라인업보다 작지만 차세대 의약품으로 구분되면서 시장 규모는 점차 역전될 것으로 전망된다.
닐 워마 제넥신 대표는 "이번 임상에서 제넥신의 플랫폼 기술을 접목한 GX-E4의 상업화 가능성을 다시금 확인했다"며 "앞으로 파트너사인 KG바이오와 함께 비투석환자 시장뿐만 아니라 투석환자 임상까지 확대하여 세계시장에 도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인도네시아' 평정한 파트너사가 우군… 마수걸이 출시 후 지역 확장 목표
제넥신이 인도네시아 시장에서 GX-E4를 출시하게 되면 코스닥 상장 13년차 회사의 첫 상용화 사례가 될 전망이다. 제넥신은 1999년 성영철 제넥신 전략과학자문위원회 의장이 설립한 1세대 바이오텍인데 여지껏 신약품목허가(NDA)를 확보한 전례가 없다. NDA가 없는 점은 줄곧 회사의 꼬리표였는데 이번 GX-E4로 반전에 나설 계획이다.
제넥신의 GX-E4 파트너사 KG바이오가 인도네시아 칼베 파르마(Kalbe Farma)인 점은 향후 상업화 기대감을 높인다. 칼베는 동남아시아 최대 제약회사로 한해 약 2조원의 매출액을 낸다. 시가총액 규모 또한 6~7조원을 오르내린다. 인도네시아는 개발도상국으로 분류되나 인구가 3억명에 육박해 동남아시아에서 가장 큰 제약 시장이다.
칼베가 인도네시아에서 병원 및 약국을 포함한 자체 의약품 유통 시스템을 보유하고 있는 점도 긍정 요인이다. 특히 칼베는 진출한 의약품 관련 모든 시장에서 줄곧 인도네시아 점유율 1위를 기록하고 있다. 제넥신과 칼베 및 KG바이오는 GX-E4의 현지 라이선싱을 체결했다. 상용화가 되면 제넥신이 약 10% 미만의 매출 대비 수수료를 받게 된다.
제넥신 관계자는 "KG바이오는 GX-E4의 다국가 임상 3상을 연내 마무리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며 "먼저 인도네시아에서 칼베의 영업력, 시장 지위와 대관 역량 등을 활용해 인도네시아를 시작으로 정식 품목허가신청 절차를 따내고 나면 상용화 지역을 국내 및 중국, 아시아, 유럽 등시장으로 순차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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