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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반도체 심장부 미국·동아시아 시장 공략" 김녹원 딥엑스 대표

김혜란 기자공개 2023-04-18 10:06:57

이 기사는 2023년 04월 14일 13:2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팹리스(반도체 설계전문) 딥엑스가 대만 반도체 유통업체 코아시아일렉트로닉스(CoAsia Electronics)와 협력해 동아시아 시장을 공략에 나선다. 올해 들어 현대자동차, 포스코DX와 잇달아 인공지능(AI) 반도체 공동개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는데, 이번엔 해외 시장 진출을 위한 교두보를 마련한 것이다.

지난 11일 경기도 성남시 판교에서 만난 김녹원 딥엑스 대표(사진)는 더벨과의 인터뷰에서 "대만 코아시아일렉과 MOU를 맺고 대만과 중국 중심으로 한 동아시아 시장에 적극적으로 진출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대표는 "지금까지 한국은 시스템 반도체 기술 관련해 우수한 미국과 대만에 종속돼 있었는데, 이제 '호랑이굴'(미국과 대만 시장)로 들어가겠단 것"이라면서 "딥엑스는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하기 위해 수년간 가장 준비를 많이 해왔다"라고 강조했다. 딥엑스는 지난 3월 미국 시장 공략을 위해 미국법인도 설립했다.

◇코아시아일렉과의 협업 의미

2018년 출범한 딥엑스는 올해 들어 첫 MOU 소식을 알렸다. 회사가 개발한 NPU 시제품 멀티프로젝트웨이퍼(MPW) 'DX-L1' 과 'DX-L2', 'DX-M1'이 올해 초부터 나오면서 딥엑스의 칩을 탑재할 수요 업체와의 양산성 검증에 본격적으로 돌입한 것이다. 지난달 현대·기아 로보틱스랩에 이어 이달엔 포스코DX와 공장자동화 시스템에 탑재할 신경처리망장치(NPU)를 공동 개발한다는 내용의 MOU를 체결했다. 오는 6월께는 'DX-H1'도 새롭게 내놓을 계획이다.

김 대표는 국내 시장에 머무르지 않고 세계 무대에서 경쟁력을 증명할 수 있다고 자신했다. 코아시아일렉과의 MOU가 본격적인 해외 진출 전략의 시작점이 될 것이란 설명이다. 김 대표는 "시스템 반도체 시장의 큰 두 축은 북미와 대만·중국을 중심으로 한 동아시아 시장"이라며 "대기업 위주 생태계인 미국과 달리 대만은 중소기업 위주로 정보기술(IT) 하드웨어를 제조할 수 있는 기업들이 다양하게 분포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한 팹리스가 대만과 중국 내 수천개 중소기업을 일일이 뚫기엔 현실적으로 어렵다. 이런 환경상 대만과 중국에는 중간에 반도체 유통업체가 있고, 이들 대리점이 수요업체와 팹리스를 연결해주는 모델이 보편화돼 있다.

쉽게 말해 코아시아일렉이 딥엑스에서 반도체 칩을 구매해 고객사 파는 모델이다. 김 대표는 "대만과 중국엔 워낙 중소기업이 많으니 우리가 사업을 하는 가장 효율적인 전략과 방법을 찾아낸 것이라고 보면 된다"며 "AI 반도체 시장을 코아시아일렉과 같이 개척하는 파트너로 만났다는 게 이번 MOU의 의미"라고 말했다.

딥엑스는 올해 국내 기업, 글로벌 기업과의 MOU가 여러 건 더 준비돼 있다고 전했다.

◇AMR·오토모티브 시장 커버할 칩4 개발 완료

수요기업과 MOU를 맺었다는 건 일단 원천기술에 대해선 인정받았음을 의미한다. 이제부터는 그다음 과제인 양산성 확보를 향해 달려야 한다. 김 대표는 "어느 극한 환경에서도 칩이 원활하게 동작할 수 있어야 양산기술을 획득하는 것"이라며 "현재까진 원천기술을 확보했고 올해 양산기술도 인정을 받아야 하는 과제가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 대표는 국내 현대차와 포스코그룹은 물론 대만 코아시아일렉까지 NPU 협력사로 전 세계에서도 딥엑스를 점찍은 데는 이유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국내·외 여러 NPU 회사들을 검증한 끝에 딥엑스의 제품이 가장 우수한 것으로 판명 났기 때문에 선택을 받은 것"이라며 "에지(가장자리) 반도체 시장에서 경쟁하는 해외 기업들인 헤일로(Hailo), 악셀레라 AI(Axelera AI)와 비교해도 우위에 있다는 것이 확인됐단 의미"라고 했다.

NPU는 AI 연산에 최적화된 시스템 반도체를 말한다. 지금까진 중앙처리장치(CPU)나 그래픽처리장치(GPU)가 AI 연산까지 맡아왔으나 GPU만큼 정확하게 AI 기능을 수행하되 저전력·저비용으로 구현하는 NPU가 개발돼 향후 GPU를 대체할 것으로 주목받고 있다. 이에 대비해 현대와 포스코도 NPU 개발사 딥엑스와 MOU를 맺은 것으로 보인다.

특히 딥엑스는 사용자와 직접 접촉하는 에지 기기 자체에 AI 칩이 내장돼 기기에서 곧바로 연산·추론을 해내는 온디바이스(On-device) NPU를 개발하는데, 자율이동로봇(AMR)과 오토모티브(자동차), 스마트시티와 가전까지 에지반도체가 필요한 모든 시장을 타깃으로 한다. 칩 4개를 한꺼번에 개발해 내놓은 것도 이런 시장을 모두 커버하기 위해서다. 김 대표는 "현대차와 포스코에도 딥엑스의 네 가지 칩이 모두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 로보틱스랩의 경우 다양한 서비스형 로봇을 개발 중인데, 여기에 인지와 판단, 연산이 가능한 에지반도체가 필요하다. 포스코그룹의 경우 사람이 직접 하기 힘들고 위험한 일들을 로봇이 대체하기 위해선 AI 칩이 필수적이다.

딥엑스의 칩이 양산성 검증을 통과할 것으로 예상하는 시기는 내년 중·후반부터다. 김 대표는 "내년부터는 양산제품이 나오도록 노력할 것"이라며 "양산까지 성공하면 2025년부터는 의미 있는 매출이 나오기 시작하고 그 이후부터는 급격하게 성장할 것이라고 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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