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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터로 읽는 삼성전기 50년]생산 핵심기지된 해외법인…변화상 보니⑦중국→베트남 생산거점으로 투자 중심축 이동

김혜란 기자공개 2023-05-02 10:35:49

[편집자주]

삼성전기가 올해 출범 50주년을 맞았다. 1973년 일본 산요전기와의 합작으로 설립한 삼성전기는 삼성그룹 전자계열사 3사 중 하나이자 글로벌 전자부품회사로 굳건히 자리를 잡았다. 오늘날 국내 대표적인 스마트폰·TV·PC·자동차 부품·소재 전문기업으로 성장하기까지 끊임없는 실험과 진화의 역사가 있었다. 삼성전기가 지나온 50년의 변화상을 데이터로 들여다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4월 27일 07:44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성전기의 해외생산거점은 포트폴리오만큼이나 큰 변화상을 보여준다. 주력사업이 오디오·비디오 부품에서 적층세라믹콘덴서(MLCC)와 반도체패키지기판 위주로 재편되면서 해외생산법인도 여러 차례 재조정됐기 때문이다.

지난해에는 베트남생산법인에 올해까지 2년간 1조3000억원을 투자해 반도체 기판 중 하나인 플립칩볼그리드어레이(FC-BGA) 생산거점으로 키운다는 비전을 제시했다. 과거부터 삼성전기 해외생산거점 중 매출이나 당기순이익 규모가 가장 큰 곳은 중국법인이었으나 이번 투자를 계기로 베트남 법인의 존재감이 훨씬 커질 것으로 보인다.

◇1990년 이후 꾸준했던 '효율화' 작업

삼성전기의 첫 해외생산법인은 1990년 설립된 태국법인이다. 이후 1992년 중국동관생산법인(Dongguan Samsung Electro- Mechanics)을 설립했는데, 삼성그룹이 최초로 중국에 설립한 현지생산법인이라는 의미도 있었다. 2년 뒤에는 중국 천진생산법인(Tianjin Samsung Electro-Mechanics)까지 세웠다. 중국 시장 대응을 위한 생산거점 확대였다.

재무제표가 공시되기 시작한 1998년부터 전체 해외법인의 매출액과 당기순손익을 비교해 보면, 과거부터 중국 법인의 비중이 컸음을 알 수 있다. 1998년 기준 동관생산법인 매출액이 3252억원, 천진법인은 2327억원으로 두 법인의 매출 비중이 해외공장 전체 매출액의 60%가량을 차지했다.

2000년대 들어선 해외법인 구조조정이 활발하게 이뤄졌다. 이때 포르투갈법인에 이어 브라질 법인도 철수키로 결정됐다. 멕시코법인도 생산기지에서 물류 거점으로 축소했다. 해외법인들의 경쟁력을 분석해 생산 아이템을 재조정하고 생산성이 떨어질 경우 철수하는 '효율화' 작업이 단행된 것이다.

10여년 전인 2013년 재무제표를 보면 1998년과 비교해 해외생산법인은 7곳에서 8곳으로 늘어난 대신 멕시코와 포르투갈, 미국법인은 사라졌다. 대신 중국 생산공장이 2개에서 고신과 쿤산법인이 추가되며 4개로 늘었다. 그러면서 중국 내 네 법인의 매출 합계가 약 4조7281억원으로 전체 해외생산법인이 올리는 매출(6조3122억원)의 75%에 달할 정도로 존재감과 위상이 높아졌다. 베트남생산법인이 만들어진 시점도 2013년이다.

이후에도 최근까지 구조조정은 지속됐다. 지난해 와이파이 통신모듈 사업을 접으면서 생산 거점이었던 태국 법인 삼성일렉트로메카닉스(Samsung Electro-Mechanics Thailand)을 매각하고 쿤샨법인은 청산했다.

이에 앞서 2018년에는 동관법인을 청산키로 하면서 한때 해외생산법인 중 매출 규모가 가장 컸던 동관법인은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이후 중국 내 법인은 천진과 2001년 설립된 고신(Samsung High-Tech Electro- Mechanics (Tianjin))으로 재편됐다.


◇중국 투자 이어 베트남으로…해외생산거점 확대는 지속

작년 말 기준 삼성전기의 해외공장은 총 4곳이다. 중국 천진과 고신법인에서 각각 MLCC와 카메라모듈을 생산하고 필리핀법인에도 MLCC 생산기지가 있다. 카메라모듈은 베트남법인에서도 만든다.

현재 삼성전기의 해외법인 중 가장 큰 자산규모를 자랑하는 곳은 천진법인이다. 천진법인의 지난해 말 기준 매출액은 2조570억원, 당기순이익은 666억원으로 집계됐다. 그다음은 베트남법인으로 매출액이 1조9752억원, 당기순이익 435억원을 기록했다. 필리핀법인의 성장세도 눈에 띈다. MLCC 시장 확대에 힘입어 2013년 5820억원이었던 필리핀법인의 매출액이 지난해에는 1조원을 넘겼다.


지금까지는 중국 법인 2곳이 내는 매출이 전체의 51%를 차지하지만 점점 베트남법인의 비중이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2018년 중국 천진법인에 전장용 MLCC 공장을 만들기 위해 약 8000억원 신규 투자를 결정했으나 베트남법인에 이보다 훨씬 큰 규모인 조 단위 투자를 집행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기존 베트남법인 일부 라인에서 인쇄회로기판(PCB)도 생산하고 있었는데, 이 라인을 FCBGA로 탈바꿈시킨다는 게 삼성전기의 구상이다. 다만 삼성전기 측은 이번 베트남법인 투자로 캐파(CAPA·생산능력)나 매출액이 얼마나 늘어날 것으로 추산하는지는 공개하지 않았다.

이번 베트남 투자가 마무리되면 해외생산거점 재조정 작업이 일단락될 것으로 보인다. 천진과 필리핀은 MLCC 제조 기지로, 기존에 기판도 생산하던 고신법인은 그 자리를 베트남 법인에 넘겨주고 카메라모듈에만 집중하는 식으로 또 한 번의 효율화 작업이 이뤄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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