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사 리파이낸싱 전략]롯데건설 '정상화 원년', 단기채무 '순차 상환' 계획지난해 유동성 확보 탓 '3조' 찍은 단기채무, 올해 '1조 아래로'
정지원 기자공개 2023-04-19 07:30:03
[편집자주]
국내 건설사는 지난해 단기 유동성 확보에 집중했다. 레고랜드 사태로 인한 자금경색 우려가 시장 전반에 확산되면서 너도나도 자금 확보에 사활을 건 영향이 컸다. 시간이 흘러 빚을 갚아야 할 시점이 도래했다. 더벨이 고금리 기조가 이어지는 악조건 속에서 건설사의 사채 및 차입금 상환 계획을 살펴봤다.
이 기사는 2023년 04월 17일 16:1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롯데건설은 지난해 하반기 유동성 확보를 위해 분주했다. 레고랜드 사태 이후 우발채무 리스크 현실화 우려가 과하게 번지자 선제 대응에 나선 영향이다. 올해 중 상환해야 하는 채무 규모가 3조원 수준으로 불어났을 정도다.다만 실제 필요해서 빌린 돈이 아닌 만큼 올해 만기가 돌아오면 고스란히 상환한다는 계획을 세워둔 상태다. 이미 1분기 중 1조원을 훨씬 웃도는 금융권 및 계열사 차입금을 갚았다는 설명이다. 연말까지 단기채무 규모를 1조원 아래로 떨어뜨린다는 목표다.
◇3조 눈앞 단기채무 '허수', 선제적 유동성 확보 영향
1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롯데건설의 지난해 말 연결기준 단기차입금 및 유동성장기부채는 총 2조8823억원으로 나타났다.
연내 갚아야 하는 채무 규모가 3조원에 가깝다는 의미다. 유동성장기부채는 올해 만기를 앞두고 있는 유동성장기차입금과 유동성사채를 포함한다.
연결대상 종속회사 채무를 제외해도 큰 차이는 나지 않는다. 지난해 말 별도기준 단기차입금 및 유동성장기부채는 총 2조8774억원으로 집계됐다. 사실상 연결회사인 롯데건설이 전액 빌린 셈이다.
항목별로 보면 지난해 말 연결기준 단기차입금은 2조3643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말 300억원보다 7~8배가량 늘어난 수준이다. 같은 기간 말 유동성장기차입금과 유동성사채는 각각 1375억원, 3805억원으로 전년 말과 비교해 49.9%, 61.9% 증가했다.
지난해 유동성 위기를 의식해 단기차입을 대폭 늘린 영향이다. 현금을 최대한 쌓아둬 세간의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서였다. 실제로 회사 운영에 투입하기 위해서가 아닌 선제적 유동성 확보를 위해 돈을 빌렸다는 뜻이다.
◇올해 대부분 상환 전체 단기차입 '1조원 밑으로'
이 때문에 올해는 지난해 롯데그룹 계열사와 금융기관으로부터 급하게 빌린 돈을 고스란히 갚는다는 계획이다. 연초 롯데건설은 메리츠증권과 투자 협약을 체결하고 유동성 위기론에서 벗어난 바 있다.
롯데건설 관계자는 "만기가 돌아오면 그대로 순차적으로 상환하고 있다"면서 "지난해 금융권에서 단기로 빌렸던 차입금은 1, 2월에 대다수 상환을 한 상태"라고 설명했다. 또 "이미 올 4월 중순까지 상환한 금액이 1조원을 웃돈다"고 덧붙였다.
롯데건설의 지난해 사업보고서상 단기 기업어음(CP) 발행 내역을 살펴보면 올해 1분기 만기 금액이 2870억원 수준이었다. 단기 일반대출금 중 3월 말까지 갚아야 했던 돈도 6280억원에 달했다. 이를 모두 갚았다고 하면 최소 1조원 안팎을 털어낸 셈이다.
여기에 그룹 계열사로부터 빌린 돈 역시 모두 갚았다고 설명했다. 롯데케미칼(5000억), 롯데정밀화학(3000억), 우리홈쇼핑(1000억) 등 3곳이 지난해 롯데건설에 단기차입을 실행한 바 있다. 1조8000억대 상환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물론 올해 추가 단기차입도 일부 있었다. 지난해 금융권에서 빌린 돈의 경우 이자가 상당히 높았던 만큼 이자부담을 덜어내기 위해서다. 올 초 발행한 회사채(2500억)와 기업어음(1000억)이 3500억원 정도 된다.
상환한 금액과 새로 빌린 금액을 단순 비교해도 현재로서 1조5000억원 수준의 단기차입금 총액이 줄어든 셈이다. 롯데건설 측도 "올해 만기가 돌아오는 건 우선 갚고 사업 일정에 따라 추가로 조달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올해 안에 전체 단기차입금 및 유동성장기부채를 1조원 아래까지 떨군다는 목표다. 지난해 말 연결기준 2조8800억원의 3분의 2 수준이다. 1분기 중 총액 1조5000억원가량을 줄였다고 가정하면 추가로 4000억원 이상 단기채무 규모를 축소할 전망이다.
유동성도 충분하다는 설명이다. 롯데건설 관계자는 "올해 들어 현금 유입이 원활이 되고 있어서 4월 중순 시점에 보유하고 있는 현금성자산과 예치금 규모가 남아 있는 단기차입금보다도 많은 상태"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말 연결기준 롯데건설의 현금및현금성자산은 5980억원, 당기손익-공정가치측정금융자산은 2조7710억원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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