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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축은행 유동성 진단]악화됐던 유동지표 개선세 전환…손실 흡수능력 양호①유동성 비율 110% 미만 저축은행 8곳에서 1곳으로 축소…건전성 비율은 업체별로 상이

이기욱 기자공개 2023-04-24 07:00:00

[편집자주]

최근 ‘저축은행 위기설’이 금융권 안팎에서 연이어 제기되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국내 경제가 침체 국면에 접어들자 부동산PF 등에서 고위험군 대출에서 부실이 발생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저축은행 업계는 과거 저축은행 사태 이후 타 업권 대비 엄격한 관리를 받고 있어 부실 우려가 크지 않다는 입장이다. 업계 및 주요 대형사의 유동성 지표와 대출 현황 등을 바탕으로 부실 위험성과 대응 능력들을 진단해 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4월 18일 15:5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저축은행업계는 지난해 일시적인 유동성 경색 흐름을 보였다. 금리인상, 회사채 시장 경색에서 촉발된 금융권 자금 조달 경쟁이 머니무브를 불러 일으켰고 지난해 3분기말까지 유동성 비율 하락세를 이어 갔다. 일부 저축은행은 규제 비율에도 못 미치는 수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4분기 들어 시장이 안정화되면서 전체적인 유동성 지표는 회복되는 모습이다. 일시적으로 유동성 비율이 하락했던 저축은행들도 단기간에 수치를 끌어올리는데 성공했다. 손실흡수능력 측면에서도 우수한 지표를 유지했다. 다만 건전성 지표는 각 사 별로 상이한 모습을 보이고 있어 일부 저축은행의 경우 면밀한 관리가 필요할 것으로 분석된다.

◇업계 유동성 비율 167.2%→135.3%→177.1%

금융사의 유동성을 측정하는 지표 중 가장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것은 ‘유동성 비율’이다. 유동성 비율은 특정 기간 내 만기가 도래하는 부채 대한 지급 능력을 나타낸다. 저축은행의 경우 감독 규제에 3개월 유동성 비율을 사용한다. 100% 이상을 유지해야 한다.

지난해 3월말까지만 해도 저축은행 업계의 유동성은 풍부한 상태였다. 금융시장 변동성이 조금씩 커지면서 안전자산인 은행, 저축은행 예·적금에 수요가 몰렸다. 3월말 기준 저축은행업계 전체의 유동성 지표는 167.2%를 기록했다.

하지만 2분기부터 하락세가 시작됐다. 금리인상 속도가 예상보다 빨라지면서 부동산 시장의 침체가 현실화됐고 금융시장의 유동성 경색 현상이 일어났다. 2분기말 기준 저축은행 업계 유동성 비율은 149%로 전분기말 대비 18.2%포인트 하락했다. 3분기 들어 상황은 더욱 악화 됐고 업계 유동성 비율은 135.3%까지 낮아졌다.

당국 규제 기준인 100%를 하회하는 저축은행들도 생겼다. 한국투자저축은행의 유동성 비율이 9월말 기준 92.61%를 기록했다. 110% 미만으로 규제 기준에 근접한 저축은행들도 8곳에 달했다. 이 중에는 신한저축은행(109.36%), 하나저축은행(108.77%), 애큐온저축은행(108.08%), OSB저축은행(105.88%), 키움저축은행(105.82%) 등 자산 2조원 이상 상위권 저축은행들도 다수 포함돼있었다.

다행히 일시적으로 하락했던 유동성 지표는 4분기 들어 빠르게 회복됐다. 금융당국의 수신금리 인상 자제 권고로 은행권의 예금 금리 상승세가 완화됐고 저축은행들은 예금금리를 높이며 자금 확보에 나섰다. 9월말 기준 3.86%였던 저축은행 정기예금 평균금리(12개월 기준)는 12월말 5.37%까지 높아졌다.

저축은행 업계 전체 유동성 비율은 177.1%로 9월말 대비 41.8%포인트 상승했다. 3월말(167.2%)보다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92.61%를 기록했던 한국투자저축은행의 유동성 비율은 167.32%로 74.71%포인트 개선됐다.

하나저축은행과 애큐온저축은행, OSB저축은행 등도 모두 150% 이상으로 유동성 비율을 끌어올렸다. 키움저축은행의 경우 181.52%로 눈에 띄는 개선세를 보였다. 다만 신한저축은행은 118.71%로 9.35%포인트 높아지는데 그쳤다.

지난해 12월말 기준 유동성 비율이 100%를 하회하는 저축은행은 한 곳도 없다. 110% 미만 저축은행의 수도 8개에서 1개로 크게 줄어들었다. 경기도 평택 지역에서 사업을 영위하고 있는 평택상호저축은행이 108.59%로 가장 낮은 유동성 비율을 기록했다. 평택상호저축은행은 12월말 기준 자산총계가 1757억원인 소형 저축은행이다.

150% 미만에 해당하는 저축은행의 수도 37개에서 19개로 줄어들었다. 이중 자산이 2조원 이상인 대형사의 수는 4개로 확인됐다. SBI저축은행과 페퍼저축은행, 신한저축은행, JT저축은행이 여기에 해당한다. 1조원 이상 2조원 미만의 중형사도 2개에 불과하며 나머지 13개는 자산 1조원 미만 소형사에 해당한다.

특정 영업권에 대한 밀집 현상도 일어나지 않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19개 저축은행 중 4개 저축은행이 서울 지역에 영업권을 두고 있으며 인천·경기 지역 저축은행이 6개로 집계됐다. 부동산PF 부실이 다수 발생하고 있는 대구·경북지역에 위치한 저축은행은 엠에스저축은행, 대백저축은행, 참저축은행 등 3곳이 있다. 이외 호남(2개), 부산·경남(2개), 강원(1개), 충청(1개) 등의 지역에도 유동성 비율 150% 미만 저축은행들이 일부 있다.


◇손실 흡수능력 양호…일부 저축은행, 건전성 지표 ‘적신호’

이들 19개 저축은행의 손실 흡수능력은 대체로 양호한 것으로 나타났다. 19개 저축은행은 모두 12월말 기준 10% 이상의 BIS자기자본비율을 기록했으며 진주저축은행을 제외한 18개 저축은행이 11% 이상의 수치를 보였다. 현재 금융당국은 자산 1조원 미만 저축은행에는 7% 이상, 1조원 이상 저축은행에는 8% 이상의 BIS비율을 요구하고 있다.

BIS비율이 13%가 넘는 곳도 14곳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그 중 7곳이 15% 이상의 수치를 기록했다. 146.82%의 유동성 비율을 기록했던 부림저축은행의 경우 79개 저축은행 중 가장 높은 34.22%의 BIS비율을 기록하기도 했다.

다만 건전성 비율은 저축은행 별로 다소 차이를 보이고 있다. 19개 저축은행 중 대부분이 5% 미만의 안정적인 고정이하여신비율을 기록하고 있지만 조흥저축은행(12.75%), 삼호저축은행(7.61%), 푸른상호저축은행(6.58%), 참저축은행(6.53%) 등은 다소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조흥저축은행의 경우 고정이하여신 대비 충당금적립 비율도 30.64%로 업계에서 가장 낮은 편에 속해 건전성 관리가 필요할 것으로 분석된다. 삼호저축은행(92.49%)과 푸른상호저축은행(90.52%), 참저축은행(67.03%) 등도 고정이하 여신보다 충당금 적립액이 작은 상태다.

건전성 지표는 유동성 비율이 안정적인 저축은행들 사이에서도 각 사별로 차이를 보이고 있다. 대원상호저축은행이 39.19%로 가장 높은 고정이하여신비율을 기록했으며 대아상호저축은행(25.62%), SNT저축은행(15.71%)도 높은 수치를 보였다.

고정이하여신비율이 5%가 넘는 곳은 총 13곳으로 집계됐다. 이중 대원상호저축은행(103.45%), OK저축은행(117.14%), 아산저축은행(115.99%), 웰컴저축은행(129.06%), 한성저축은행(112.61%), 스마트저축은행(112.12%), 더케이저축은행(108.57%) 등이 고정이하여신 보다 많은 금액을 충당금으로 적립 중이다. 이들을 제외한 6개 저축은행은 추가 충당금 적립 또는 고정이하여신 상·매각 등의 후속 조치가 필요할 것으로 진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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