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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사 이사회 의안 워치]대우건설, 중요 재무사항 기준 상향 '굵직한 건 집중'자기자본 대비 1.5% 이상 사안만 다루기로, 중흥 체제서 생긴 변화 눈길

전기룡 기자공개 2023-04-20 07:4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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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회는 회사와 주주의 이익을 위해 최종적으로 의사결정을 내리는 조직이다. 경영전략은 물론 재무, 인사 등 회사의 미래를 결정지을 법한 의안들을 다룬다. 각사의 이사회가 한 해 동안 다룬 주요 의안들을 보면 그 회사의 미래 지향점이 어디인지, 또 당장 어디에 경영 방향을 두고 있는지 살펴볼 수 있다. 더벨은 국내 주요 건설사들이 지난 1년간 어떤 의안을 상정했으며 여기에 어떤 의미가 있는지 등을 짚어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4월 19일 07:5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대우건설 이사회는 수년째 '중요한 재무에 관한 사항'이 발생할 때마다 의안을 상정하고 심의·의결하는 시간을 갖는다. 회사의 신규차입이나 고정자산의 취득과 처분, 해외건설공사에 대한 지급보증서 발급 절차 등을 이사회 구성원들이 직접 챙기고 있다.

특히 지난해부터 중요한 재무에 관한 사항이라고 규정할 수 있는 '기준'에 변화를 줘 이목을 끈다. 절대적인 수치를 기준으로 했던 과거와 달리 자기자본을 새로운 척도로 활용했다. 일례로 단순 '500억원 이상'이 아닌 '자기자본의 몇퍼센트 이상'인 재무사안을 중요 재무 대상으로 삼았다. 굵직한 사안들에 보다 집중하기 위한 목적으로 풀이된다.

1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대우건설은 '주주총회의 소집'과 '상법상의 이사회 결의사항', '이사회 자체에 관한 사항', '중요한 재무에 관한 사항', '경영에 관한 주요 사항', '기타 법령 또는 정관에 정하여진 사항' 등이 발생할 시 이사회 구성원들이 모여 심의·의결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지난해에도 대우건설은 이사회를 15번 개최돼 중요 사항에 대해 결의하는 시간을 가졌다. 제1회차에서 상정된 '임시주주총회 소집 및 회의 목적사항 결정의 건'을 시작으로 다룬 의안만 59건에 달한다. 회차에 따라 구성원의 변화가 있었지만 의사결정 과정은 순탄하게 마무리됐다.

특이점이 있다면 중요한 재무에 관한 사항으로 상정된 의안이 20여개라는 부분이다. 대우건설은 신규차입과 고정자산의 취득과 처분, 타인을 위한 대여·보증·담보, 출자 및 투자, 해외건설 관련 지급보증서 발급 등에 대해서는 이사회가 의사결정 과정을 거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일정 금액 이상의 재무적인 사안에 대해서만 이사회 의안에 상정될 수 있도록 구체적인 기준도 함께 마련돼 있다. 이사회 구성원들이 회사 내 모든 재무적인 사안을 결의하기에는 물리적인 제약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다만 지난해 4월 기준안을 변경하고자 새로운 부칙이 적용됐다는 점은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새 부칙이 적용된 규정안은 300억~500억원라는 잣대에 기반해 이사회의 판단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던 과거와 달리 자기자본을 새로운 척도로 활용한 게 특징이다. 내용에 따라 자기자본의 1.5~5% 이상인 경우에 한해서만 이사회가 직접 사안을 챙기도록 개정됐다.

앞서 이사회 규정으로는 500억원 또는 5000만달러를 초과하는 자금을 차입할 때에만 이사회 의안으로 상정하도록 돼 있었다. 이와 달리 지난해 바뀐 규정안에는 자기자본의 2.5% 이상인 경우에 한해 이사회 구성원들이 직접 사안을 심의·의결하는 시간을 가질 수 있다.

대우건설의 지난해 별도기준 자기자본이 2조9940억원이라는 점에 미루어 748억원 이상의 자금을 차입해야 재무에 관한 사항 중 이사회 의안에 상정될 정도로 중요도가 높다고 판단한다는 의미다. 과거와 달리 이사회 구성원들이 보다 굵직굵직한 사안들에 집중할 수 있는 여건을 확보하게 됐다.

달라진 대우건설의 환경과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 과거 KDB산업은행 체제에서는 대우건설의 경영방침이 회사의 재매각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 비용 절감과 수익성 확보가 주된 목표였다. 이로 인해 재무에 관한 사항의 중요도를 판단하는 기준도 낮은 수준에 형성될 수밖에 없었다.

반면 중흥그룹이 2021년 KDB인베스트먼트와 대우건설 지분에 대한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하면서 사정이 달라졌다. 지난해에는 딜 클로징도 이뤄졌다. 중흥그룹이라는 확고한 사주가 등장한 만큼 온전히 회사의 성장에 초점을 맞춘 경영방침을 확립하는 게 가능해졌다. 과감한 의사결정을 위해 기준도 과거에 비해 상향될 수 있었다.

다만 대우건설 측은 중흥그룹이라는 새로운 사주의 등장이 재무에 관한 사항의 중요도를 판단하는 기준이 바뀐 주된 원인이 아니라고 설명했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이전부터 대우건설의 이사회가 규정하고 있는 재무에 관한 사항의 기준치가 낮다는 공감대가 형성돼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공사비와 물가 등이 꾸준히 상승하는 추세였던 만큼 기존의 기준치로는 한계가 명확한 상태였다"며 "이사회 구성원들이 적은 금액의 사안에 매몰되지 않도록 자기자본을 기준으로 하는 새로운 안을 마련하게 된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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