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형 간염 치료제 잊어라' 에스티팜, CDMO 역량 만개 1분기에만 800억 신규 수주 '완연한 턴어라운드'… 묵직한 투자로 전 공정 GMP 최대 강점
최은수 기자공개 2023-04-21 09:17:51
이 기사는 2023년 04월 19일 08:1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에스티팜이 만개한 올리고뉴클레오타이드 원료의약품 및 CDMO 역량을 시장에 선보이고 있다. 올해 1분기에만 800억원의 신규 수주를 따내며 과거 적자전환의 원인이었던 길리어드의 C형간염 치료제 여파에서 완전히 벗어난 모습이다.에스티팜은 신약개발과 더불어 짧은 가닥 DNA 또는 RNA로 분자인 올리고 생산 전 공정 GMP를 따내며 국내 CDMO 산업 포문을 연 업체다. GMP급 원료의약품 CDMO 역량은 세계에서도 손꼽히는 수준이다. 이같은 QA/QC 및 밸리데이션 역량을 통해 앞서 길리어드 사례로 시작됐던 시장의 의구심을 점차 믿음으로 전환시키기 시작한 모습이다.
◇'약이 너무 좋았던' C형 간염 치료제 CDMO 여파로 적자전환→ 불운 딛고 반전
에스티팜이 올해 1분기에 공시한 총 두 건의 원료의약품 CDMO 신규 수주 규모는 약 811억원이다. 이는 작년 매출액(2092억원)의 약 40%에 달한다. 에스티팜은 앞서 올리고 CDMO와 감염병 예방백신 및 만성질환으로 요약되는 신약개발을 병행하고 있는데 구체적인 사업화 성과는 CDMO에서 먼저 나타나고 있다.
에스티팜의 주력 제품은 리보핵산(RNA) 기반 핵산 치료제의 원료인 올리고뉴클레오타이드다. 핵산 치료제는 기존에 희귀질환을 중심으로 사용됐는데 최근 들어 만성질환으로 영역을 넓히면서 관련 원료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다만 그간 에스티팜의 CDMO 사업 성장 가능성과 비전은 길리어드의 C형 간혐 치료제 이슈로 일부분 가려졌었다. 에스티팜의 길리어드 C형간염 치료제 CDMO 첫 수주는 2016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길리어드와 체결한 항바이러스 원료의약품(API) 계약 규모는 1519억원으로 국내 API 수주 규모 가운데 처음으로 1000억원을 넘은 딜이었다.
다만 C형간염 치료제 '소발디'의 효능이 지나치게 좋은 게 오히려 시장성을 낮추는 결과로 이어졌다. 그간 C형간염은 예방 백신은 개발되지 않고 치료제에만 의존왔던 시장이다. 그런데 게임체인저로 불리는 소발디를 처방받은 환자들의 예후가 워낙 좋다보니 재구매율이 급격하게 낮아졌다.
2017년 843억원이던 길리어드사이언스의 소발디의 매출은 2020년 9억원까지 줄었다. 이에 영향을 받아 에스티팜의 C형간염치료제 원료의약품 매출 역시 2018년 348억원에서 2019년 이후엔 0원이 됐다. 사실상 총 계약 규모의 30% 수준만이 매출로 이어졌다. 에스티팜이 2018년 이후 적자 전환하게 된 결정적 요인이었다.
◇시장 의구심에도 투자 지속… 위탁생산+신약 R&D 함께 글로벌 단계 진입
에스티팜이 CMDO 불신을 해소하기 위해 선택한 것은 '투자'였다. 대규모 수주가 실적으로 전환되지 않는 와중에서도 올리고 생산 1, 2동을 짓는 등 올리고 생산 규모를 늘려 왔다. 단기적으론 적자가 났지만 안을 들여다보면 API CDMO 사업 반전을 위한 결단이 있었다. 길리어드 이슈 후에도 API CDMO가 연 80% 성장률을 기록한 비결이기도 하다.
세부적으로 글로벌 파트너사를 위한 설비 증설에 348억원을 투입했고 작년 7월 완공했다. 이어 1500억원을 추가로 투자해 제2올리고 공장 증설에도 나섰다. 2공장은 반월캠퍼스 주차장 부지에 올 상반기 착공한다.
교착상태에 있던 CDMO 사업이 다시금 본궤도에 들어오면서 신약 파이프라인 또한 재조명을 받는 모습이다. 에스티팜이 밝힌 신약개발 R&D 비용은 인적비용을 제외하면 연 평균 20억원 선인데 상대적으로 적은 인력과 비용을 들였음에도 현재 임상 스케일(진행상황)은 글로벌 임상 2상(HIV 치료제 SPT0404)에 들어서 있다.
신약 파이프라인은 모두 저분자물질이다. 글로벌 2상에 있는 HIV치료제 STP0404 외에 항암제(STP1002), 비알콜성지방간염(NASH) 치료제 등이다. 이 중 NASH 치료제는 한국화학연구원과 공동연구를 진행하다가 2021년 11월 국내 바이오텍에 전임상 단계에서 기술이전했다.
에스티팜 관계자는 "급격한 시장 상황 변화로 API CDMO 수주 후 계약이 제대로 이행되지 않았고, 이는 전반적인 CDMO 사업에 대한 시장의 의구심으로 이어졌다"며 "국내 바이오텍 가운데 설비와 R&D 모두 글로벌 레벨에 달한 곳은 드문데 여러 이슈로 인해 그간 에스티팜의 고유 역량을 제대로 평가받지 못한 면이 없지 않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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