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자 전환 자신감 에스티팜, IR에 나선 대표이사 올리고 CDMO 매출 연평균성장률 79%…선제적 설비투자 단행
임정요 기자공개 2023-03-10 12:48:44
이 기사는 2023년 03월 09일 16:2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재작년 흑자전환에 성공한 에스티팜이 작년 실적도 유의미한 성장을 보였다. 김경진 에스티팜 대표가 처음으로 직접 기관투자자 대상 기업설명회에 나선 배경이다.에스티팜은 올리고 원료의약품 CDMO(위탁개발 및 생산) 사업으로 연평균 79% 성장률을 기록하고 있다. 영업이익율도 2020년 마이너스에서 작년 7.5%로 개선됐다.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 올리고 분야에 설비투자를 집행하고 mRNA 서비스와 신약개발을 병행할 계획이다.
◇김경진 대표 "8년간 8명 인력, 152억원으로 글로벌 임상 프로젝트 2건"
에스티팜은 주된 정체성이 CDMO(위탁개발 및 생산업체)다. 올리고핵산 원료의약품과 mRNA 원료의약품을 생산해 신약개발 고객사들에게 공급한다. 다만 임상개발 역량을 입증하기 위해 자체 신약개발도 병행하고 있다.
김 대표는 "에스티팜은 2013년부터 신약개발 R&D를 시작했다"며 "8명이라는 소규모 인원으로 연구개발을 진행하는 '버츄얼 R&D' 전략을 펼치고 있다"고 설명했다.
눈에 띄는 것은 저인력, 저비용으로 글로벌 임상 2상까지 물질을 개발한 점이다. 김 대표는 "신약개발 R&D 비용으로 인건비를 제외하고 매년 20억원씩만 쓴다"며 "지난 8년 동안 HIV치료제는 72억원, 항암제는 80억원을 들였다"고 말했다.
에스티팜의 신약 파이프라인은 모두 저분자물질이다. △HIV치료제(STP0404) △항암제(STP1002) △NASH(비알콜성지방간염) 치료제다. 이 중 NASH 치료제는 한국화학연구원과 공동연구하던 중 2021년 11월 국내 바이오텍에 전임상 단계에서 기술이전했다.
HIV치료제는 프랑스에서 임상 1상을 마치고 미국 임상 2a상 계획을 승인받은 상태다. 올 4월 환자 투약을 시작한다. 김 대표는 "연구자의 마음으로는 상용화까지 직접 하고 싶지만 대표로서는 기술이전 후 원료의약품을 공급하는 형태를 희망하고 있다"고 말했다.
항암제는 병용투여 경구약으로 글로벌 임상 1상을 진행 중이다. 올 4월 미국 플로리다에서 열리는 미국암연구학회(AACR)에서 김 대표가 직접 탄키라제 저해제(TKI)와 병용한 전임상 데이터를 발표할 예정이다.
에스티팜은 신약 외에 2종의 mRNA 백신 플랫폼을 연구개발하고 있다. 코로나19 mRNA백신(STP2104)과 팬코로나 모방백신(STP2250)이다.
김 대표는 "때늦은 코로나19 백신을 임상개발하는 이유는 에스티팜 mRNA 플랫폼의 안전성을 증명하기 위함"이라며 "mRNA 백신으로 인체임상을 진행한 업체는 전세계적으로 제네반트(Genevant), 화이자, 모더나 정도 뿐이다"며 "mRNA 사업을 하기 위해서는 IP와 임상데이터 확보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코로나19 mRNA 백신은 한국과 남아공에서 임상 1상을 진행 중이다. 미래 팬데믹에 대응하기 위한 팬코로나 모방백신은 지난 2월 23일 국내 임상 1/2a상의 IND를 접수했다. 이어 이달 10일 르완다에서 IND를 접수한다.
에스티팜 mRNA 생산설비는 9237평방피트(약 259평) 면적에 코로나19 백신의 임상시료 생산까지 가능한 정도다. 임상 3상과 상업화 물량 공급에 필요한 규모로 설비를 키우기까지는 약 3년 정도 소요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올리고 CDMO에 적극적인 설비투자…이달초 이노베이션센터도 완공
에스티팜 작년 매출은 전년대비 51% 늘어난 2493억원이었다. 영업이익은 3.3배 늘어난 188억원이었고 순이익은 5.4배 늘어난 185억원이었다. 영업이익률은 2020년 -15%에서 2022년 7.5%로 개선됐다.
특히 올리고 매출이 2018년부터 2022년까지 연평균성장률(CAGR) 79%를 기록했다. 작년 올리고 매출만 1468억원으로 2021년 865억원 대비 69.7% 증가했다.
에스티팜은 올리고 설비투자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2022년 말 1톤~3.2톤이던 생산역량을 2024년 3분기까지 1.7톤~5.1톤 규모로 키우고 2026년 1분기까지 2.3톤~7톤의 생산역량을 갖춘다는 계획이다.
먼저 글로벌 파트너사를 위한 설비 증설에 348억원을 투입해 2022년 7월 완공했다. 이어 1500억원을 추가 투자해 제2올리고 공장 증설을 진행한다. 2020년 12월 발행한 전환사채(CB)로 조달한 1100억원을 여기에 활용할 계획이다. 2공장은 반월캠퍼스 주차장 부지에 올 상반기 착공한다.
현재 에스티팜은 상업화된 올리고 품목 2개, 임상 3상 품목 4개, 임상 2상 품목 3개를 생산하고 있다. 임상을 진행 중인 품목들이 2025년 이후 허가받을 것을 생각하면 미리 선제적인 증설로 상업화 물량을 감당할 수 있는 생산역량을 갖출 필요가 있다는 설명이다.
시화와 반월에 쪼개져 있던 연구소를 합친 이노베이션센터도 이달 초 완공했다. 연면적 1562평이며 올리고연구소, 합성연구소, 품질관리실이 함께 들어있는 지상 12층 높이 건물이다. 안산 일대에서 가장 키가 커 '안산의 롯데타워'라고 불린다.
◇1983년 삼천리제약으로 출발…2010년 동아쏘시오그룹 편입
에스티팜은 1983년 설립된 삼천리제약으로 출발했다. 2008년 유켐 주식회사에 인수됐고 2010년 동아쏘시오그룹에 편입됐다. 작년 3분기말 기준 동아쏘시오홀딩스가 32.41% 지분을 보유한 최대주주다.
본래 시작은 저분자신약 CDMO였지만 2008년부터 올리고핵산 연구를 시작했고 2018년 제1올리고동을 반월공장에 준공하며 올리고 CDMO로 사업을 넓혔다.
2019년에는 독일 CRO인 아나패스(Anapath Service)를 850만유로(약112억원)에 인수했다. 적자기업이던 아나패스는 에스티팜 인수 2년만에 흑자 전환을 이뤘다. 아나패스는 연간 350억원~400억원의 매출을 기록하고 있으며 설비를 증설 중이다.
에스티팜이 선택한 다음 나아갈 방향은 mRNA다. 코로나19 팬데믹이 발발하기 전인 2018년부터 선제적으로 mRNA 연구개발을 시작했다. 에스티팜 자체적으로는 mRNA CDMO 사업에 집중하고 2021년 설립한 미국 자회사 버나젠(Vernagen)과 레바티오(Levatio)가 별도로 신약을 개발한다.
샌디에이고에 위치한 레바티오는 서큘러RNA 플랫폼을 기반으로 자가면역질환, 폐암백신, CAR-NKT 세포치료제를 연구개발하고 있다. 모두 2024년 임상 1상 IND를 제출할 계획이다.
애틀란타에 위치한 버나젠은 mRNA기반 항바이러스백신 및 치료제를 개발한다. RSV백신, 대상포진백신, 하트랜드 백신 등에 비임상 시험을 진행 중이다. 자가면역질환 항체치료제인 휴미라(Humira)를 대신할 치료백신도 초기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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