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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정관리 개시 이래CS, 주주권 살았다? 통상적인 도산 기업과 달리 자본총계 '+' 상태, 경영권 분쟁 셈법 '주목'

이명관 기자공개 2023-04-25 08:18:33

이 기사는 2023년 04월 21일 08:1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이래CS가 회생절차에 본격적으로 돌입하면서 경영권 분쟁도 새국면을 맞았다. 당초 법정관리에 돌입하게 되면 기존 지분은 소각 혹은 무상감자 돼 사실상 분쟁이 그대로 끝이나고, 투자자들은 투자금을 날릴 것으로 관측된다. 그런데 이래CS의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주주권'이 살아 있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재무상태가 통상적인 도산 기업과는 거리가 멀기 때문이다.

2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이래CS의 별도기준 지난해 말 자본총계는 682억원이다. 연결기준으로 보더라도 397억원이다. 최근 계속된 적자로 결손금이 쌓이면서 자본금이 일정부분 상쇄된 것은 맞다. 그럼에도 여전히 '플러스(+)'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통상적인 법정관리 기업들은 계속된 적자로 결손금이 쌓이면서 완전자본잠식 상태로 법원의 문을 두드린다. 이렇다 보니 회생계획안을 작성할 때 주주권은 사실상 소멸된 것으로 보고, 기존 지분은 소각 혹은 감자가 이뤄진다.

법조계 관계자는 "완전자본잠식이 아닌 상태로 법정관리를 신청하는 사례는 극히 드물다"며 "보통 이런 경우엔 주주권이 살아있다 보니 채권단뿐만 아니라 주주들의 목소리도 중요해진다"고 말했다. 과거 주주권이 살아있었던 법정관리 기업은 CJ대한통운, 팬오션 등이 있다.

더욱이 이래CS는 지난해 당기순손실을 냈지만, 매출과 영업이익 측면에선 모두 전년대비 크게 신장했다. 지난해 별도기준 매출 1056억원, 영업이익 69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매출은 20%, 영업이익은 344% 상승했다. 2021년 이래CS의 매출은 879억원, 영업이익은 2억원 정도였다. 법정관리를 신청하지 않았더라도 정상적인 영업활동을 이어갈 수 있었던 셈이다.


사실 이래CS가 법정관리를 신청한 것도 경영권 분쟁 상황 때문이다. 분쟁 상황이 길어지자 최대 대출기관인 산업은행이 리스크 해소를 위해 지원을 끊으면서다. 결국 이래CS는 법정관리를 신청하는 것 외엔 달리 방법이 없었다.

주주권이 살아있다는 점이 중요한 이유는 경영권 분쟁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회생절차 개시결정 이전에는 법정관리 개시 결정이 이뤄지면 주주권이 있을 가능성이 낮다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었다. 그래서 개시결정이 이뤄지면 기존 지분은 소각 혹은 감자가 이뤄지고, 분쟁 차제가 의미가 없어질 것으로 예상됐다.

그런데 주주권이 살아있으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주주들 역시 목소리를 낼 수 있다. 회생철자의 마지막 단계인 관계인 집회에서 회생계획안이 인가를 받으려면 회생채권자조와 담보채권자조의 동의를 얻어야 하는데, 주주권이 살아있는 경우엔 주주조의 동의도 얻어야 한다. 인가 조건은 각 조별로 3분의 2 이상의 동의다. 이렇다 보니 분쟁 상황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기존 대주주와 자베즈파트너스가 벌이고 있는 이래CS 경영권 분쟁에도 적잖은 변화가 예상된다. 이래CS가 옛 한국델파이를 인수할 때 자베즈파트너스와 기존 대주주는 손을 잡았다. 그런데 정해진 기한 내에 이래CS가 기업공개(IPO)를 못했고 계약에 따라 자베즈파트너스가 주주 권리 행사에 나서면서 분쟁이 시작됐다. 지난해 시작된 분쟁은 엎치락 뒤치락 중이었다. 그러다 해가 바뀌고 자베즈파트너스의 LP인 대한예수교장로회 총회연금재단(이하 총회연금재단)이 본격적으로 의사결정에 개입하기 시작했다.

현재 분쟁 상황을 볼 때 이하 총회연금재단의 목소리가 가장 중요해졌다. 총회연금재단과 자베즈파트너스 간 기류가 이전과는 달라진 탓이다. 이는 총회연금재단이 법원에 제출한 의견서에도 잘 드러난다. 총회연금재단은 GP 교체를 단서로 달고 추가 투자가 가능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여기에 회생절차 개시결정이 나지 않는다는 조건을 달았다. 이 조건을 달았던 이유는 투자금 손실에 대한 우려 때문이었다.

그런데 주주권이 살아있게 되면 이 조건에 크게 의미부여를 할 필요가 없어진다. 일정부분 손실은 불가피하겠지만, 이전처럼 투자금 대부분을 잃어버릴 수 상황이 만들어지지 않을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법원에 제출한 의견서에도 언급돼 있듯 내부적으로 GP교체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보인다. 물론 아직 공식적인 의사결정을 내린 것은 아니지만, 시장에선 만기 이후 GP가 교체될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총회연금재단으로선 경영권 분쟁 상황을 최대한 빠르게 마무리지어야 한다. 분쟁 상황이 마무리되야 산업은행이 채권자로서 지원에 나설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실제 산업은행 사정에 정통한 관계자에 따르면 산업은행이 분쟁 상황 종료 시 채무변제 유예 등 지원이 가능하다는 입장을 가진 것으로 전해진다.

그렇다면 총회연금재단이 할 수 있는 최선의 선택은 오는 5월 중순 돌아오는 펀드 만기에 맞춰 GP교체 후 분쟁 당사자간 화의를 통해 실마리를 찾는 것이라는 게 시장의 시각이다. 기존 대주주와 자베즈파트너스가 화의에 다다르는 것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인 만큼 총회연금재단이 적극 나설 것으로 보인다. 실제 총회연금재단은 법정관리 개시결정 전후호 법원에 적극 의사를 피력하고 있는 중이다.

만약 시장의 예상대로 진행된다면 총회연금재단은 제3자에게 펀드 운용을 맡기고, 3자간 협의를 통해 분쟁 상황을 종료한다. 그후 기존 대주주와 총회연금재단, 새로운 GP가 협의를 통해 정상화 방안을 내놓게 된다. 이때 투자유치를 기반으로 한 회생계획안을 통해 이래CS가 법정관리를 벗어나는 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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