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현대인프라코어, 효자로 떠오른 '방산엔진' 엔진부문 높은 성장세...연말 순차입금 1조원 이하 목표도 순항
조은아 기자공개 2023-04-27 07:46:44
이 기사는 2023년 04월 25일 10:5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HD현대인프라코어 엔진부문이 새로운 효자로 떠오르고 있다. 1분기 영업이익률이 무려 16.1%를 기록했다. 엔진부문 실적은 최근 가파른 우상향 그래프를 그리고 있다. 올 하반기 방산엔진 수출이 실적에 반영되기 시작하면 매출과 영업이익이 더욱 눈에 띄게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HD현대인프라코어는 1분기 매출 1조2878억원, 영업이익 1526억원을 거뒀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매출은 12%, 영업이익은 46% 증가했다. 특히 엔진부문의 선전이 전체 실적을 끌어올렸다. 엔진부문만 떼놓고 보면 매출 3070억원, 영업이익 494억원으로 전년보다 각각 32.5%, 75.4% 급증했다.
엔진부문은 최근 몇 년 사이 높은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매출은 2020년 7115억원, 2021년 8548억원에서 지난해 1조380억원으로 1조원을 넘겼다. 영업이익은 2020년 19억원, 2021년 475억원에서 지난해 1247억원으로 급증했다.
전망도 장밋빛이다. 방산엔진 수출이 본격 시작되면 엔진부문의 성장세가 더욱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HD현대인프라코어는 지난해 방산엔진 수출의 첫 발을 뗐다. 현대로템이 폴란드에 수출하는 K2전차에 엔진을 공급하기로 하면서다. 출력 1500마력, 배기량 27리터의 12기통 트윈 터보 디젤엔진을 오는 6월부터 3년 동안 현대로템에 순차적으로 공급한다. 규모는 1830억원이다.
올 2월에도 튀르키예 방산업체인 '베메제'와 전체 3131억원 규모의 전차용 엔진 공급계약을 맺었다. HD현대인프라코어의 방산엔진 첫 단독 수출로 올해부터 순차적으로 납품에 들어간다.
HD현대인프라코어가 생산 중인 엔진은 소형엔진, 발전기엔진, 차량엔진, 방산엔진, 선박엔진 등이다. 아직은 소형엔진과 발전기엔진의 비중이 절대적이지만 앞으로 방산엔진 비중이 점차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처음부터 방산엔진이 효자로 기대받았던 건 아니다. 오히려 아픈 손가락에 가까웠다. 방산엔진은 엔진사업본부 방산엔진팀에서 개발은 물론 영업과 사업 관리, 보안 업무까지 총괄하고 있다. 방산업 특성상 보안 때문에 하나의 팀에서 처음부터 끝까지 대부분의 업무를 소화한다. 팀은 모두 20여명으로 이뤄졌다.
HD현대인프라코어는 2005년 K2전차용 엔진의 국산화 사업에 뛰어들었다. 그러나 생각보다 기술 난이도가 높았고 경험 부족까지 겹치면서 사업기간을 무려 네 차례나 연장했다.
전차용 엔진은 고속회전을 통해 배기량 대비 높은 출력을 얻어야 하기 때문에 일반 엔진과 비교해 설계가 정밀해야 하고 부품의 정밀도 및 강도도 높아야 한다. 또 발포시의 충격, 고온 혹은 저온, 급경사, 높은 습도 등 거친 전장 환경에서도 운용이 가능해야 하기 때문에 개발이 매우 까다롭다.
계속된 지연으로 국내 첫 K2전차 양산 당시에는 독일 MTU가 만든 엔진이 K2전차에 탑재되는 굴욕을 겪기도 했다. 당시 임직원들의 사기도 많이 떨어졌던 것으로 전해진다.
엔진 개발에 성공한 건 착수한 지 9년 5개월 만인 2015년이다. 그리고 다시 7년여 뒤인 지난해엔 첫 수출에도 성공했다. 현재 전차용 엔진의 독자 개발에 성공한 나라는 한국과 미국, 독일, 러시아, 프랑스, 영국, 일본, 이탈리아 정도밖에 없다. 이 중에서도 프랑스, 영국, 일본, 이탈리아에서 개발한 엔진은 HD현대인프라코어가 개발한 엔진보다 출력은 낮고 사이즈가 커 경쟁력이 떨어진다.
실적이 좋은 흐름을 이어가면서 재무목표 역시 순항하고 있다. HD현대인프라코어는 자체적으로 순차입금을 올해 말까지 1조원 이하로 줄인다는 계획을 세워뒀다. 1분기 말 기준 순차입금은 지난해 말(1조2203억원)보다 690억원 감소한 1조1513억원이다.
순차입금비율 역시 같은 기간 74.6%에서 66.5%로 8.2%포인트 낮아졌다. 이런 추세라면 연말 목표도 달성 가능할 것으로 내부에선 보고 있다. 부채비율 역시 지난해 말 189.7%에서 1분기 말 184.2%로 5.5%포인트 개선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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