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캐피탈마켓 포럼]혼돈의 자본시장, '효과적인' 기업 자금조달 전략은'2023 Capital Market Forum' 서울 플라자호텔에서 25일 개최
강철 기자공개 2023-04-26 07:13:57
이 기사는 2023년 04월 25일 16:2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2022년 하반기 극도의 변동성을 보이던 자본시장이 올해 들어 안정적인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다만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과 크레디트스위스(CS) 유동성 위기가 촉발한 부실의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있다. 한 치 앞을 가늠하기 어려운 업황에서 자본시장 주체들은 어떠한 조달 전략 수립을 통해 변동성 리스크에 대응해야 할까.더벨은 25일 서울 더플라자호텔에서 '2023 thebell Capital Market Forum'을 개최하고 국내외 자본시장 환경 변화와 개별 경제 주체의 자금조달 전략을 공유하는 자리를 가졌다. 발표자들은 금융정책, 금리, 회사채, 기업공개(IPO) 등 섹터별 동향과 흐름을 예상하는 한편 변화에 원활하게 대응하기 위한 구체적인 대안을 제시했다.
김필규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사진)은 지난 3월 발발한 SVB·CS 사태가 2008년 서브프라임 모기지 수준의 금융위기로 전이되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각 나라의 중앙은행이 숱한 위기를 겪으며 체득한 관리 역량을 바탕으로 신속하게 사태를 수습한 덕분에 추가 부실 이슈가 어느 정도 일단락됐다고도 평가했다.
다만 지속되는 금리 상승과 이로 인해 기업과 은행의 유동성이 빠르게 경색될 수 있는 점은 면밀한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다시금 부실의 뇌관이 터지지 않기 위해서 단기자금 시장의 고질적인 차환 미스매칭 문제를 개선하는 한편 개별 단기물의 금리와 만기를 투명하게 공개하는 시스템 구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 위원은 "미국 정부는 SVB의 뱅크런을 막기 위해 논란의 소지를 감수하며 무제한 예금보장을 확대했고 CS도 정책당국이 보완자본을 상각하면서까지 UBS에 합병을 시키는 결단을 내렸다"며 "이처럼 각 나라의 금융당국이 우수한 관리 능력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체력이 부실한 기업과 은행을 잘 관리한다면 큰 위기는 오지 않을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의 경우 지난해 레고랜드 사태 발발 이후 정부가 꾸준하게 시장을 안정시키기 위한 조치를 취했고 덕분에 프로젝트파이낸싱(PF) 이슈가 있는 일부 건설사와 증권사 외에는 빠르게 안정을 되찾았다"며 "위기 때마다 단골 이슈로 등장하는 PF는 단기물을 조달해 장기 프로젝트에 투자하는 구조 자체를 바꾸는 것이 시급하다"고 설명했다.
올해 들어 빠른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회사채 시장은 금융당국의 기준금리 정책이 앞으로의 수급을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관련해서 현재 3.5%인 기준금리가 정점을 찍고 하락하기 시작한다면 AA- 등급 우량채를 중심으로 발행이 대거 증가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신웅조 NH투자증권 Syndication1부 이사(사진)는 "지속되는 고금리로 인해 민간 부채 증가, 수출 부진, 부동산 PF 부실 등의 여러 부작용이 발생하고 있다"며 "유가와 환율이 안정세를 보이고 있고 물가 상승세 역시 둔화하고 있는 만큼 한국은행이 올해 하반기에는 완화 기조의 통화정책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금리가 하락세로 돌아서면 절대금리 메리트가 있는 크레딧물에 투자 수요가 몰릴 것으로 예상되며 이 과정에서 2개월 안팎의 시차를 두고 크레딧 스프레드가 점차 축소될 가능성이 거론된다"며 "현재 80bp 수준인 AA- 회사채와 국고채의 금리 스프레드는 올해 말 50bp까지 좁혀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설명했다.
신 이사는 기업이 변동성으로 인한 유동성 경색 위험에 노출되지 않기 위해서는 필요한 시기에 미리 자금을 마련해두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다양한 조달 선택지를 고민하는 방식으로 유연하게 시장 환경에 대응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봤다.
그는 "작년 말과 비교해 기업의 조달 여건에 여유가 생긴 것은 사실이나 2~3년 전 저금리 시절과 비교하면 기업의 금융비용 부담은 여전히 과중하다"며 "기업이 최적의 시기에 최소금리로 자금을 조달하겠다는 생각을 버리고 기회가 있을 때 수시로 유동성을 확보해 전체 금융비용을 줄여나간다는 전략을 취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역대급 침체기를 겪은 IPO 시장은 기술 경쟁력을 갖춘 소부장(소재·부품·장비) 기업을 중심으로 선별적인 회복세가 나타날 전망이다. 다만 2021년 수준의 수급 팽창은 경기 회복에 대한 확실한 시그널이 나와야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유승창 KB증권 ECM본부장(사진)은 "작년과 비교해 수요예측 경쟁률과 확정가 비율이 눈에 띄게 상승하고 있고 공모주의 1개월 평균 수익률도 사상 최대 호황기였던 2021년보다 높은 130%를 기록했다"며 "실적이 우수한 기업과 기술과 수급에 유리한 소규모 섹터에 속한 예비 상장사를 중심으로 선별적인 옥석가리기도 진행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예비 상장사가 시장 회복에 맞춰 IPO 건전성 제고를 위한 제도적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전략을 수립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며 "지난 2월 코스닥 표준 기술평가모델이 도입됐는데 바이오·헬스케어 기업이 아니더라도 기술성 특례에 관심이 있는 곳이라면 미리 검토를 해보는 것을 권장한다"고 설명했다.
앞으로 IPO가 활발하게 이뤄질 업종은 2차전지, 시스템 반도체, 우주항공, 로봇 등을 꼽았다. 특히 향후 10년의 일감을 확보했다고 평가받는 2차전지는 과도한 주가 상승으로 인한 일부 조정을 겪을 수는 있어도 추세 하락으로 가지는 않을 것이라 전망했다.
유 본부장은 "2차전지와 더불어 삼성이 대규모 투자를 천명한 시스템 반도체도 밸류체인 상에 있는 기업을 중심으로 상당히 유망하다는 평가를 받는다"며 "삼성이 시스템 반도체를 선도하는 대만을 따라잡겠다고 밝힌 만큼 앞으로 적잖은 자금이 몰릴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어 "글로벌 친환경 기조에 맞춰 ESG와 관련한 사업을 영위하는 기업도 꾸준한 성장을 이어갈 가능성이 높다"며 "인구 고령화 시대에 테마주로 각광받을 수 있는 B2C 로봇 섹터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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