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전문점 지각변동]CJ 떠난 투썸플레이스, '몸값 1조' 커피시장 블랙홀로업계 매출 2위 올라서, '투썸하트' 모바일앱 고도화 기업가치 껑충
변세영 기자공개 2023-04-28 08:03:31
[편집자주]
국내 커피시장이 코로나19 이후 격변기를 보내고 있다. 부동의 1위 스타벅스가 사은품 논란으로 위기를 마주한 가운데 저가 커피 업체들이 치고 올라오면서 중상위권 순위 싸움이 치열하다. 변화의 파고에 놓인 커피전문점들은 특색 있는 점포를 개발하거나 해외 진출 등 활로를 모색하고 있다. 주요 커피전문점들의 사업 현황과 엔데믹 이후 생존 전략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4월 26일 10:2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투썸플레이스는 CJ와 사모펀드를 거치며 국내 커피전문점 사업자 중에서 스타벅스 다음으로 가장 높은 몸값을 구가하는 브랜드로 등극했다. 발 빠르게 배달 서비스를 도입하고 모바일 앱 기능을 고도화하며 지속 성장 가능성을 인정받은 사례로 평가받는다.◇CJ푸드빌·앵커PE 거쳐 '1조' 베팅한 칼라일 품에
투썸플레이스는 2002년 신촌 1호점을 오픈을 시작으로 20여년 역사를 가진 국내 토종 커피 프랜차이즈다. 지난해 말 기준 미국계 사모펀드 칼라일그룹의 특수목적법인(SPC) 트리니티홀딩스(Trinity Holdings, L.P)가 지분 100%를 갖고 있다.
2022년 기준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4281억원, 218억원이다. 매출만 놓고 보면 스타벅스를 제외하고 커피업계에서 가장 많다. 기업가치도 2위로 평가받는다. 투썸플레이스는 2021년 칼라일그룹에 인수될 당시 약 1조원의 몸값을 인정받았다. 스타벅스코리아(2조7000억원) 다음으로 높은 수준이다.
투썸플레이스는 최근 5년새 두 번의 '손바뀜'이 일어났다. 총 3명의 주인을 거친 셈이다. 당초 CJ푸드빌 사업부문으로 출발한 투썸플레이스는 2019년 홍콩계 사모펀드 앵커PE로 매각됐다. 이후 2021년 칼라일에 재매각되는 과정에서 몸값이 수직 상승했다.
투썸플레이스는 과거 CJ푸드빌에서 꾸준히 영업이익을 내는 ‘효자사업’으로 꼽혔다. 그럼에도 매각 카드를 꺼내든 건 모회사 CJ푸드빌의 부채가 걷잡을 수 없이 커졌기 때문이다. 실제 2017년 CJ푸드빌(연결)은 자본잠식 상태였다.
물론 CJ도 그룹차원에서 CJ푸드빌을 살리고자 수년간 고군분투했다. 2017년 구창근(현 CJ ENM 대표) 사장을 급파해 비비고 동남아 매장을 철수하고 투썸플레이스를 떼어내 자회사로 물적분할하는 등 구조조정을 단행했다. 2018년에는 현 CJ프레시웨이 수장인 정성필 대표를 앉혀 다시 한번 안정화를 도모했지만 상황은 좀처럼 나아지지 않았다.
구 대표와 정 대표는 CJ그룹에서 실적개선 전문가로 꼽히지만 CJ푸드빌의 자생은 역부족이었다. 결과적으로 CJ푸드빌은 재무건전성을 개선하는 차원에서 알짜 투썸플레이스 지분을 2018년부터 3번에 걸쳐 앵커PE에 전량 매각했다. 당시 기업가치는 4500억원 남짓이었다.
◇CJ ONE에서 독립, 자체앱 '투썸하트' 개발 비대면 고도화
앵커PE를 새 주인으로 맞은 투썸플레이스는 비대면 시스템 정립에 집중했다. 그동안 스타벅스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스마트오더 기능을 고도화하면서 기업가치를 제고했다. CJ푸드빌 소속 당시 적립 등은 CJ ONE 원앱에서 이뤄졌는데 앵커PE 체제에서 자체 앱 ‘투썸하트’를 개발해 정착시켰다. 멤버십 스탬프 적립, 모바일주문, 케이크 예약 서비스 등을 도입하며 디지털 역량을 강화하고 충성 고객을 확보했다.
배달 서비스도 2019년부터 선제적으로 시도하면서 호평을 얻었다. 코로나19 기간 방역지침으로 사실상 실내영업이 어려워진 상황에서도 투썸플레이스는 배달 덕분에 매출 성장세를 이어갔다. 결과적으로 앵커PE는 투썸플레이스 인수 2년만에 4000억원 이상 수익을 달성하고 엑시트에 성공했다.
현재 투썸플레이스 이사회를 살펴보면 이영상 대표를 포함해 칼라일그룹 3명이 기타 비상무이사로 경영에 직간접적으로 참여한다. 이 대표는 지난 2019년 6월 앵커PE에 인수되면서 투썸플레이스 새 수장으로 발탁됐다. 무엇보다 앵커PE에서 칼라일로 주인이 바뀌는 상황에서도 직책을 이어오고 있다는 점이 눈에 띈다. 이 대표의 경영 방식에 사모펀드가 적지 않은 믿음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투썸플레이스 관계자는 “올해 고객만족을 높이는 노력을 지속해 카페업계 확실한 게임체인저로 자리매김할 계획”이라며 “고객 편의성을 증대한 홀케이크 예약 시스템을 도입하는 등 디지털 가속화에 집중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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