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3년 04월 27일 08시25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흙탕물을 정화하기 위해서는 일정 수준 이상의 맑은 물을 투입해야 한다. 하지만 지금은 그 누구도 맑은 물을 투입하려고 하지 않는다. 아무도 나서지 않는다면 고이고 고인 흙탕물로 인해 생태계 전반이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최근 만난 취재원이 대구를 중심으로 쌓이고 있는 미분양 물량과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을 설명하고자 사용한 비유다. 여기서 흙탕물은 대구지역의 미분양 사태를, 맑은 물은 금융권의 지원을 각각 의미한다.
여러 지역 가운데 대구를 언급한데는 미분양과 관련해서 그만큼 상징적인 곳이기 때문이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2월 기준 대구지역의 미분양주택 수는 1만3987가구다. 경북까지 범위를 넓히면 2만3061가구에 달한다. 전국 미분양주택(7만5438가구)의 30.6%다.
특히 대구에서 미분양된 단지들 중 상당수가 저층 아파트를 재건축하는 사업이라는 점에서 부담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조합원 수가 상대적으로 적다 보니 분담금으로 충당할 수 있는 금액이 한정돼 있다. 일정 수준 이상의 분양률이 담보되지 않으면 사업 추진이 힘들다는 의미다.
대구지역에서 분양에 나섰던 건설사들이 최근 여의도 문턱을 빈번하게 넘나드는 이유이기도 하다. 과거처럼 분양시장이 호황기였다면 계약금과 중도금만으로 사업 추진이 가능했다. 지금은 사업장에 따라 다르지만 대략 3000억~5000억원 정도의 금융지원이 이뤄져야 착공에 들어갈 수 있다.
문제는 자금 조달의 주축이 되어야 할 시중은행과 보험사들이 사업장의 소재지가 대구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참여를 거부하고 있다는 점이다. 대형으로 통하는 증권사가 조달을 담당하고 AA급의 시공사가 신용보강을 약속했지만 좀처럼 움직이지 않고 있다.
유동성 공급이 우선시되야 하는 상황에서도 대구에 누적된 부동산 익스포저만을 바라본 영향이다. 시중은행과 보험사의 지원이 없다면 시공사는 자체적으로 사업장의 정상화에 나설 수밖에 없다. 미분양과 금리 인상으로 대표되는 현 시장의 리스크를 시공사가 오롯이 짊어지는 셈이다.
차후의 시나리오를 간과한 판단이 아닐까 싶다. 대구발 리스크로 시공사가 어려움을 겪을 경우 이들이 기수주한 다른 지역의 사업장도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대구에 비해 안정적이라는 판단 하에 시중은행과 보험사가 자금을 투입해놓은 다른 지역의 사업장까지 여파가 미칠 수 있다는 얘기다.
취재원은 인터뷰 말미에 '시공사의 어려움은 지역을 가리지 않는다'는 말을 강조했다. 그리고 시공사가 버틸 수 있도록 금융권이 나서야 한다는 말도 잊지 않았다. 대구가 직면해 있는 미분양 사태가 연착륙하기 위해선 그리고 시공사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선 부동사 익스포저에 얽매이지 않은 금융권의 결단이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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