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FD 사태 후폭풍]'안전장치 미비' vs '불공정 거래' 놓고 의견 분분요건 완화로 급성장…위험성 인지 여부 등 설왕설래
윤기쁨 기자공개 2023-04-28 09:34:49
이 기사는 2023년 04월 27일 17:0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CFD(차액결제거래)를 바라보는 증권업계의 시각은 크게 엇갈린다. 안전장치 미비에 따른 부작용이라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반면 제도 보다는 특정 세력에 의한 불공정 거래(사기)에 집중해야 한다는 입장이 팽팽이 맞서고 있다. 다만 당분간 시장이 축소될 것이란 전망에는 이견이 없는 분위기다.최근 수년간 증시 침체와 브로커리지 무료 경쟁 여파로 증권사 수익성이 떨어지면서 CFD는 신규 먹거리 사업으로 급부상했다. 주식 등 기초자산을 실제로 보유하지 않아도 가격 변동을 이용해 매매하고, 이 차액을 현금으로 정산하는 장외파생상품 거래다.
가령 투자자가 증거금(최대 2.5배 레버리지)을 맡기면 증권사는 이를 통해 특정 주식을 대신 매매한다. 매매를 통한 차익은 투자자가 갖고 증권사는 수수료와 증거금 이자를 가져가는 구조다. 실제로 투자자가 주식을 보유한 적은 없지만 4억원을 맡겨 10억원어치 주식을 매매한 효과를 거둔다.
현재 증권사 13개사가 CFD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리테일지원부, 장외파생상품팀, S&T(세일즈앤트레이딩) 등 운용과 판매 관련 부서에서 CFD를 담당하고 있다.
◇거래 규모 대비 안전 장치 미비 "피해 키웠다"
CFD 시장은 2019년 이후 급속도로 성장했다. 실제 CFD의 거래 규모는 2021년 기준 70조원으로 전년 동기(30조원) 대비 2배 이상 급증했다. 자본시장법 시행령 개정안에 따라 개인 전문투자자 진입 요건이 완화된 영향이다.
당시 금융감독원은 전문투자자 진입요건 중 △금융투자상품 잔액 기준을 5억원에서 5000만원으로 하향하고 △재산가액 10억원 이상에서 순자산(주택 제외) 5억원 이상 또는 변호사·CPA(공인회계사)·금융관련 자격증 소지자 등으로 요건을 대폭 완화했다.
일각에서는 요건 완화로 시장은 급격히 성장했지만 제도의 뒷받침이 없던 탓에 부작용이 생겼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CFD 거래는 기초자산을 직접적으로 보유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지분 공시 및 정보 공개 의무가 없다는 단점이 있다.
대규모 금액이 거래되기 때문에 시장에 끼치는 영향이 적지 않지만 정보가 투명하게 공개되지 않고 감독되지 않다는 점을 지적한다. 투자자는 CFD 거래가 어떤 종목에 얼마나 있는지, 반대매매로 물량이 얼마나 나오는 지 예상할 수 없어 해당 리스크와 변동성에 고스란히 노출된다.
금융감독원의 경우 각 증권사들로부터 관련 통계를 받아 취합하고 있지만 투자자들은 알 수 있는 방법이 없다. 증권사들도 이를 개별적으로 공개하지 않고 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CFD 거래 규모나 거래 내역에 대해서 알려줄 수 없는데 공시 관련 법이나 체계도 구체적으로 명시된 건 없다"며 "관련 장치 부재가 이번 사태를 키웠다고 보는데 금융 감독도 리스크 관리 방안에 대해 고민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불공정 거래에 초점 맞춰야…과도한 규제 불필요 시각도
반면 CFD 거래 대상 자체가 전문투자자로 한정돼 있는 만큼 제도상의 문제보다는 작전 세력 등 불공정 거래에 초점을 맞춰야한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자칫 잘못된 제도 개정으로 자본시장 축소 등 불필요한 부작용으로 야기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 일부 증권사들은 CFD 거래 등은 적합한 시장 규정(증거금·반대매매 제도) 내에서 이뤄지고 있고 투자자도 사전에 위험성을 충분히 인지하고 있다고 강조한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피해자라고 하지만 이들도 사실상 작전 세력에 공모한 사람이라고 볼 수 있는데 상승장에서는 모두 크게 이익을 취한 자들"이라며 "금융 조사 당국에서도 CFD 보다는 불공정 거래 자체에 집중하고 있는데 마치 증권사와 상품 자체에 초점을 맞추는 것은 억울하다"고 꼬집었다.
실제 고위험·고수익을 추구하는 파생상품은 상승장에서는 투자 수익을 극대화할 수 있는 수단이지만 변동장에서는 일정부분 손실을 볼 수 밖에 없다. 개인의 투자 실패를 시장 관계자들의 책임으로 돌리기에는 문제가 있다는 주장이다.
이번 사태를 계기로 당분간 CFD 거래 시장이 축소될 것이라는 우려가 재차 제기되고 있다. 이미 금융당국은 규제 강화 움직임에 나서고 있고 일부 증권사들의 경우 종목별 한도를 조정하는 수순에 들어갔다. 자본시장 상품 다양화와 선진화 측면에서 후퇴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수은 공급망 펀드 출자사업 'IMM·한투·코스톤·파라투스' 선정
- 마크 로완 아폴로 회장 "제조업 르네상스 도래, 사모 크레딧 성장 지속"
- [IR Briefing]벡트, 2030년 5000억 매출 목표
- [i-point]'기술 드라이브' 신성이엔지, 올해 특허 취득 11건
- "최고가 거래 싹쓸이, 트로피에셋 자문 역량 '압도적'"
- KCGI대체운용, 투자운용4본부 신설…사세 확장
- 이지스운용, 상장리츠 투자 '그린ON1호' 조성
- 아이온운용, 부동산팀 구성…다각화 나선다
- 메리츠대체운용, 시흥2지구 개발 PF 펀드 '속전속결'
- 삼성SDS 급반등 두각…피어그룹 부담 완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