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화하는 STO 시장]계좌관리 라이선스 개방…증권사 입지 지킬까④전자증권서 증권가에 한정…토큰시장 발행인도 가능
황원지 기자공개 2023-03-09 08:17:51
[편집자주]
토큰증권발행(STO) 시장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지난 몇 년간 시중 자금을 쓸어담았던 블록체인 시장에 기존 금융권이 진출할 수 있는 길이 열렸기 때문이다. 새 먹거리가 필요한 증권사들은 조각투자 플랫폼과 합종연횡에 나서면서 잇따라 시장 진출을 선언하고 있다. 금융당국의 가이드라인에 따라 새롭게 구축될 STO 시장의 면면을 더벨이 자세히 들여다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3월 03일 16시13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토큰증권 시장이 기존 전자증권과 다른 점 중 하나는 계좌관리기관 라이선스가 도입됐다는 점이다. 전자증권제도에서는 증권사가 계좌관리기관 역할을 맡았다. 조각투자 플랫폼에서도 마찬가지였으나, 토큰증권에서는 일정 요건을 갖춘 발행인도 직접 소화할 수 있도록 문턱이 낮아졌다.문턱이 낮아졌지만 사실상 증권사가 승기를 잡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아직 불명확한 계좌관리기관 요건이 예상보다 높게 나올 경우, 중소형 토큰증권 플랫폼들은 증권사에 관리를 맡기는 게 낫기 때문이다.
◇금융 당국, 토큰증권 계좌관리기관 확대…라이선스 제도 도입 시동
지난 2월 금융위원회가 발표한 ‘토큰증권 가이드라인’에서 눈에 띄는 점 중 하나는 계좌관리기관 라이선스 도입이다.
계좌관리기관은 기존 전자증권 제도 도입시 처음 등장했다. 실물증서가 없는 모든 증권을 전자시스템에 등록하기로 하면서 이 과정을 전담할 기관이 생겨났다. 전자증권제도 하에서는 증권사가 이 역할을 수행했다.
혁신금융서비스로 지정받은 조각투자 플랫폼 시장에서도 증권사의 입지가 확고했다. 각 STO 플랫폼들은 증권사를 계좌관리기관으로 두고 유동화, 보관, 유통 등 전 과정에 대한 관리를 맡겼다. 부동산 조각투자 플랫폼 펀블은 SK증권과, 카사는 키움증권과 업무 제휴 계약을 체결해 관리해왔다.
토큰증권 시장에서는 계좌관리기관 문턱이 낮아질 전망이다. 금융위원회는 전자증권법에 발행인 계좌관리기관 요건을 신설하고, 이를 충족하는 발행인은 분산원장에 자신이 발행하는 증권을 직접 등록할 수 있도록 했다. 조각투자 플랫폼 등 각 토큰증권 발행 기관들도 계좌관리기관으로 진출이 가능해진 것이다. 다만 증권 형식 및 발행총량에 대한 기본적인 심사는 예탁원이 진행한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증권사를 통하지 않고도 자체적으로 토큰증권 발행이 가능해진 것”이라며 “초기에 ST시장의 주도권을 잡을 조각투자 플랫폼들의 증권사 의존도가 크게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계좌관리기관 요건 아직 미지수...증권사 기득권 유지 가능성
다만 계좌관리기관 요건이 까다롭게 제시될 경우 결국 기존 금융시스템에 익숙한 증권사들이 승기를 잡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블록체인 플랫폼들이 라이선스 취득이 어려울 경우, 이를 대신해줄 증권사가 필요할 수밖에 없다.

이번 가이드라인에서 제시된 계좌관리기관 요건은 다소 불명확하다. 주로 계좌관리기관 역할 수행 자체에 초점을 맞춘 요건만이 공개됐다. 분산원장 요건을 충족해야 하고, 인력요건으로는 법조인·증권사무 전문인력·전산 전문인력 각 2인을 둬야 한다. 또한 손해배상에 대비해 투자계약증권 발행량에 비례한 기금을 적립해둬야 한다. 이외에도 최초 발행수량이 변동될 경우 한국예탁원에 통보해야 하는 등 총량관리가 필요하다.
하지만 자기자본 등 규모와 관련한 요건은 정해지지 않았다. 자기자본, 물적설비, 대주주, 임원요건 등 요건은 의견수렴을 거쳐 추후 확정 예정이다. 해당 요건이 추후 높게 정해질 경우 사실상 증권사만이 계좌관리기관을 맡게 될 가능성도 있다.
가상자산 업계에서는 볼멘소리가 나온다. 한 업계 관계자는 “STO 발행 업체들이 시장 선점을 위해 먼저 뛰어들고 싶어도, 아직 구체적인 기준이 나오지 않아 어렵다”고 말했다. 구체적인 요건이 나오지 않은 상황에서 체격이 큰 증권사와의 경쟁에 뛰어들기엔 리스크가 크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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