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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주사 인력 분석]HD현대, '조선 전문가' 없는 지주사 핵심 조직⑥경영기획실 임원 4명 모두 외부 출신...정기선 사장과 호흡 맞출 1970년대생 다수

조은아 기자공개 2023-05-02 07:33:44

[편집자주]

지주사의 경쟁력은 인물에서 나온다. 자회사 지원이나 매각은 물론 그룹 차원의 M&A나 투자 등 신사업 발굴이 모두 지주사에서 결정되기 때문이다. 개인의 판단력, 분석력, 추진력이 필수로 요구될 수밖에 없는 분야다. 국내 1호 지주사 ㈜LG 이후 국내 주요 그룹이 속속 지주사 체제로 전환했다. 더벨이 이들 지주사를 구성하는 핵심 인물들과 함께 지주사 차원의 경영 전략을 조명한다.

이 기사는 2023년 04월 27일 16:3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HD현대(옛 현대중공업지주)는 2017년 4월 한국조선해양의 인적분할로 출범한 지주사다. 처음에는 사업 지주사로 출발해 산업용 로봇 사업도 하고 있었으나 2020년 HD현대로보틱스가 독립하면서 현재는 순수 지주사 역할만 하고 있다.

HD현대 역시 최근 몇 년 사이의 지주사 트렌드를 그대로 따르고 있다. 신사업 발굴에 확실히 힘을 실어주는 모양새다. 신사업을 담당하는 조직의 규모가 가장 크다. 전무가 한명도 없고 부사장 아래 1970년대생 상무들이 바로 배치된 점도 눈에 띈다. 실무진 위주의 젊은 조직을 만들려는 의도로 보이는데 1982년생인 정기선 대표이사 사장의 영향으로 풀이된다.

◇외부 출신으로만 이뤄진 경영기획실

HD현대 조직구조를 살펴보면 대표이사 아래 3개실과 CSO(최고안전책임자)가 놓여있는 구조다. 3개실은 경영기획실, HR지원실, 재무지원실이다. 3명의 부사장이 각각 이끌고 있으며 아래 각각의 부문을 두고 있다.

가장 규모가 큰 곳은 경영기획실이다. 아래 경영기획1부문과 경영기획2부문이 있으며 따로 AI(인공지능)전략담당도 따로 두고 있다. 대표이사 2명을 뺀 나머지 임원 10명 가운데 4명이 경영기획실 소속이다.

특히 눈에 띄는 건 경영기획실장을 포함한 4명 모두 HD현대그룹 출신이 아니라는 점이다. 건설, 통신·반도체 장비 회사 출신들이 포진해 있다. HD현대그룹과 아예 무관한 분야도 아니지만 주력인 조선 사업과는 상당한 거리가 있는 분야다. HD현대그룹은 조선업 중심의 사업구조에서 벗어나려는 노력을 꾸준히 하고 있는데 경영기획실만 봐도 이 점을 알 수 있다.

실장은 삼성물산 출신의 김완수 부사장이 맡고 있다. 그는 삼성물산 시절부터 젊은 나이에 요직을 차지하며 주목받았던 인물이다. 삼성물산에서는 플랜트사업부장을 지냈는데 회사에서 손꼽히는 중책이다. 삼성물산 입사 전까지는 미국 제이콥스 엔지니어링에서 근무했다. 제이콥스 엔지니어링은 미국 건설·엔지니어링 전문지인 ENR(Engineering News Record)이 발표한 '세계 500대 설계회사'에서 작년까지 3년 연속 1위에 오른 곳이다.

2004년 삼성그룹에 영입됐고 17년 만인 2021년 HD현대로 영입됐다. 삼성물산에서 신사업추진실 수장을 맡은 경험도 있다. 김 부사장의 위상은 그가 지난해 받은 연봉만 봐도 알 수 있다. 지난해 8억5000만원가량을 받았는데 정기선 사장뿐만 아니라 전체 임직원을 통틀어 가장 많이 받았다.

김 부사장 아래 경영기획1부문장은 강석주 상무가, 경영기획2부문장은 정영근 상무가 각각 맡고 있다. 강 상무 역시 외부 출신이다. 기가레인에서 2021년까지 RF사업부장(부사장)을 지냈다. 기가레인은 5G 이동통신 장비, 국방·항공·모바일 기기 분야의 RF(무선주파수) 통신 장비, 반도체 공정용 장비 등을 제조하는 곳이다.

정영근 상무는 두산인프라코어(현 HD현대인프라코어) 출신으로 주로 전략이나 기획 부서에 몸담았다.

지난해 말에는 경영기획실 아래 AI전략담당도 새로 만들어졌다. 현대차 출신의 김영옥 상무가 이끌고 있다. 김영옥 상무는 현대차에서 제네시스사업본부에 몸담다가 2022년 한국조선해양으로 자리를 옮겼다. 당시 신설된 최고인공지능책임자(CAIO)를 맡았는데 HD현대에서도 AI전략담당을 겸직하고 있다. HD현대그룹은 정기선 사장 주도로 선박 운항과 조선소 건설에 AI를 적용하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안살림 책임지는 2개실, 그룹 요직 두루 거친 베테랑 포진

나머지 2개실은 재무지원실과 HR지원실이다. 각각 송명준 부사장과 금석호 부사장이 이끌고 있다. 2명 모두 그룹에서 내로라하는 베테랑급 임원들이다. 송명준 부사장은 HD현대와 한국조선해양 두 곳에서 CFO 역할을 하고 있다. 손꼽히는 재무 전문가다.

금석호 부사장은 1993년 현대그룹 문화실로 입사한 인물이다. 이후 현대그룹이 계열분리하면서 HD현대그룹으로 자리를 옮겼고 주로 대외 홍보 업무를 담당했다. 2021년부터 HD현대 HR지원실장을 맡고 있다.

금 부사장 아래 HR지원부문장이 있고, 그 아래 HR지원담당이 있는 구조다. 부문장은 장혁진 상무가, 담당은 문경숙 상무가 각각 담당하고 있다. 문 상무 역시 두산인프라코어 출신이다. 전체 미등기임원 10명 가운데 2명이 두산인프라코어 출신인데 그만큼 화학적 결합을 중시한 결정으로 보인다.

문 상무는 두산인프라코어 시절부터 HRD 쪽에서 근무해온 전문가다. 2021년 현대제뉴인으로 이동했다가 지난해 말부터 HD현대와 한국조선해양에서 HR 부서에 몸담고 있다.


지난해 말에는 대표이사 직속으로 CSO(최고안전책임자) 자리도 신설했다. 류희진 상무가 맡고 있다. 류 상무는 기존 현대중공업과 한국조선해양에서 안전·보건 관련 직책을 맡고 있었는데 HD현대에서 CSO도 겸직하게 됐다.

HD현대그룹은 지난해부터 경기도 성남 판교에 있는 신사옥을 쓰고 있다. 이곳에 17개 계열사, 5000여명의 임직원이 상주하게 되면서 건물 안전 관리와 함께 임직원 건강 및 보건을 책임지는 자리를 만들었다는 설명이다.

류 상무는 2000년 현대중공업에 입사했다. 이후 지금까지 계속 현대중공업에서 안전과 환경 관련 부서에서 몸담으며 경력을 쌓아왔다. 현재도 한국조선해양에서 HSE전략 담당을, 현대중공업에서는 ESG 담당을 각각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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