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 빼든 EQT파트너스…애큐온저축 CEO 교체 의미는 이호근 대표, 임기 3개월 남기고 사임…한국 시장 체제 개편 전망도
이기욱 기자공개 2023-05-08 08:10:28
이 기사는 2023년 05월 04일 13:4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애큐온저축은행이 때 이른 대표이사 교체에 나섰다. 지난 3년 반 동안 애큐온저축은행의 성장을 이끌어왔던 이호근 대표가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자리에서 물러났다. 갑작스러운 CEO 교체에 애큐온저축은행 내외부에서는 다양한 추측들이 나오는 중이다.이 대표의 사임은 실적 부진, 노사갈등, 작업대출 징계 문제 등의 복합적인 요인들이 작용한 것으로 전해진다. 애큐온캐피탈·저축은행 안팎에서는 이를 계기로 EQT파트너스의 본격적인 한국 시장 체제 개편이 시작될 것이라는 전망들도 제기되고 있다.
◇지난달 말 사임 통보…실적부진·노사갈등·작업대출 징계 등 책임
4일 업계에 따르면 애큐온저축은행은 전일(3일) 임원후보추천위원회를 열고 김정수 애큐온캐피탈 부사장을 신임 대표이사 후보로 추천했다. 김 후보자는 추후 임시주주총회 등 절차를 거쳐 공식 취임할 예정이다.
이호근 대표는 자리에서 물러난다. 잔여 임기는 오는 7월 31일까지였지만 만료를 약 3개월 앞둔 시점에 사임하게 됐다. 그는 지난 2019년 8월부터 약 3년 반 동안 애큐온저축은행 대표를 맡으며 애큐온저축은행을 업계 상위권으로 올려놓은 인물이다. 지난 2018년 6월말 2조2186억원이었던 애큐온저축은행의 자산은 지난해말 6조1192억원으로 3배 가까이 늘어났다.
스웨덴계 사모펀드인 EQT파트너스는 지난해 애큐온캐피탈의 대주주 베어링PEA(현 BPEA EQT)를 인수하며 최상위 지배기업이 됐다. 애큐온저축은행은 애큐온캐피탈의 100% 자회사다. EQT파트너스는 베어링PEA 인수 후 한 동안 각 사 CEO의 임기를 보장해왔다.
이번 대표 교체는 크게 세 가지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분석된다. 첫 번째는 실적 부진이다. 아직 실적이 공개되지는 않았지만 애큐온저축은행은 올해 1분기 적자를 기록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4분기에도 전년 동기(214억원) 대비 55.6% 감소한 95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장기화되고 있는 노사갈등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전해진다.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 애큐온저축은행 지회(애큐온저축은행 노조)와 사측은 지난해 7월부터 임금·단체협약을 진행해왔으나 아직까지 체결이 되지 않고 있다. 지난달에는 100여명의 노조원들이 부분 파업에 참여하는 등 갈등이 더욱 심화 되고 있다.
지난해 저축은행업계 전반에 걸쳐 발생한 작업대출 문제도 사임의 주요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된다. 현재 금융감독원은 일부 저축은행들에서 적발된 작업대출에 대한 징계 절차를 마무리하는 중이다.
애큐온저축은행의 경우 신용정책담당, 모기지(Mortgage)영업 담당 임원 등에 대한 감봉 수준의 경징계가 내려질 것으로 관측된다. 이 대표에 대한 직접적인 징계는 없을 것으로 보이지만 전체적인 책임을 지고 물러나게 됐다. 담당 임원들 역시 내주 중 사임할 가능성이 높다.
◇애큐온캐피탈·저축은행, 일부 임원 교체 가능성 제기
애큐온저축은행과 애큐온캐피탈 안팎에서는 이번 대표 교체를 시작으로 EQT파트너스가 한국 시장 체제 개편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되고 있다. 이중무 애큐온캐피탈 대표의 거취 얘기는 아직 나오지 않고 있지만 임원진 교체 시나리오 등이 언급되는 중이다.
현재 애큐온캐피탈·저축은행 내부에는 김한철 전 베어링PEA 대표가 영입해온 인사들이 일부 포진해 있다. 김 전 대표가 지난 3월 PI첨단소재 인수 파기 등을 이유로 자리에서 물러났기 때문에 이들도 함께 회사를 떠날 것이라는 관측이다. 향후 EQT파트너스의 한국 계열사들은 서상준 EQT파트너스 한국 법인 대표 체제로 개편될 전망이다. 서 대표는 최근 SK쉴더스 인수를 성공적으로 이끈 바 있다.
애큐온저축은행은 김정수 후보자의 공식 선임 전까지 직무대행 체제로 유지된다. 김 후보자는 오는 15일쯤 선임 절차가 완료될 예정이며 그 전까지 이명재 경영전략모듈 리더가 대표직을 대행한다.
김 후보자는 1967년 출생으로 신한카드 디지털사업본부장 상무를 지낸 디지털금융 전문가다. 이호근 대표가 취임한 이후 디지털 역량 강화를 위해 디지털혁신 부문을 신설하며 영입했다. 김 후보자는 애큐온저축은행 디지털혁신 부문장을 거쳐 현재 애큐온캐피탈 디지털혁신부문담당(CDO) 부사장으로 재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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