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공기관 리포트]외형 줄어든 SH, 연매출 1조원대 '회귀'영업이익률도 6년째 한 자릿수 '부진'…부채비율 100%대 유지 '위안거리'
성상우 기자공개 2023-05-12 07:44:21
이 기사는 2023년 05월 10일 14시42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김헌동 서울주택도시공사(SH) 사장이 취임 후 처음으로 받은 연간 성적표는 저조했다. SH의 매출 외형은 3년 만에 다시 1조원대로 축소됐고 이익률도 한 자릿수를 벗어나지 못했다. 실적 정체는 향후 몇 년간 더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10일 지방공기업 경영공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별도기준 SH는 1조9135억원의 매출을 거뒀다.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각각 1711억원, 1618억원이다.
2020년과 2021년 2년 연속으로 지켜냈던 2조원 중반 수준의 매출을 지난해 놓쳤다. 특히 2010년대 초중반과 비교하면 더욱 초라한 성적이다. 당시만 해도 3조~4조원대까지 매출 규모를 이어왔다.
수익성 측면에서도 수년째 부진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순수 현금창출력을 의미하는 에비타마진율은 24%대로 준수하지만 영업이익률 및 순이익률은 10% 미만으로 낮은 수준이다. 6년째 한 자릿수 이익률을 이어오고 있다. 영업외비용 구조가 비효율적인 영향으로 풀이된다.
사실 지난해의 실적 부진은 이미 예견된 결과였다. SH가 지난해 상반기까지 거둬들인 매출은 5677억원이었다. 2012년 반기 매출 3076억원을 기록한 이후 10년여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전년도 상반기 매출 1조5490억원과 비교하면 3분의 1토막 수준이다. 10년간 매출 추이를 보면 상반기 매출이 1조원 아래로 내려간 적은 2016년과 2019년 두 차례뿐이다. 다만 당시에도 그 금액이 5000억원대까지 내려간 적은 없었다.

외형이 큰 폭으로 축소된 배경에는 서울에서 추진된 대형 개발 사업들이 대부분 마무리된 영향이 담겨 있었다. 마곡·위례·문정·고덕강일 등 주요 프로젝트 대부분이 종료 단계다. 특히 위례지구 주택분양이 일단락되면서 매출 공백이 컸다.
SH의 사업구조를 보면 해당 연도의 분양성과에 따라 영업실적 변동성이 크게 나타나는 편이다. 임대 및 관리사업 등 공익적 성격이 강한 사업에서 발생하는 손실을 수익성이 큰 택지 및 주택 분양사업으로 보완하고 있는 구조여서 부동산 경기 침체기엔 실적 정체가 뚜렷하게 드러난다.
문제는 이 같은 정체기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는 점이다. 십수년 단위로 진행해 온 대형 개발사업이 한꺼번에 끝나가지만 이를 대체할만한 대형 사업은 아직까지 요원하다. 위례, 마곡지구 등 서울 내 주요 지역의 주택분양이 마무리된 이후 2024년까지 예정된 대규모 사업이 없다. 게다가 매년 발생하는 4000억원 수준의 임대사업 손실 탓에 수익성을 끌어올리기도 쉽지 않다. 공교롭게도 김 사장 취임 첫 해부터 SH의 성장 정체기가 시작되는 모양새다.
다만 버틸 여력은 아직 있는 상황이다. 재무건전성을 안정적으로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말 기준 부채비율은 185%로 공기업 부실로 평가할 수 있는 마지노선 200% 미만 수준을 지키고 있다. 차입금의존도도 22.6%로 양호하고 이자보상배율도 충분한 수준이다.
총차입금 규모가 5조원대에서 6조원대로 증가했지만 자본금도 같이 증가한 덕분에 부채비율을 방어할 수 있었다. 지난해 유상증자를 통해 서울시로부터 1800억원 규모의 자금을 지원 받은 덕분이다. SH 최대주주인 서울시는 유상증자와 현물출자를 합해 매년 수천억원 규모의 자금 지원을 해주고 있다.
중장기적으론 신규 사업 확대에 따라 차입금 규모가 지속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용산역세권 도시개발 사업과 창동 및 상계 도시재생 활성화 사업 등을 추진하려면 차입금을 계속 늘릴 수밖에 없다. 다만 지원주체인 서울시의 재정지원 능력과 의지를 보면 갑작스럽게 재무건전성이 악화될 가능성은 높지 않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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