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3년 05월 11일 07:39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서준혁 대명소노그룹 회장은 올 1월 회장에 올랐다. 하지만 실질적인 그룹 지배력까지 확보하진 못한 것으로 보인다. 최소 지난해 말 기준으론 모친인 박춘희 명예회장이 여전히 경영에 상당한 입김을 내고 있다.

THE CFO는 취재 과정에서 그룹 지배구조 최상단에 있는 비상장사 소노인터내셔널 주주명부를 확보했다. 창업주 타계 후 최대주주에 오른 박 명예회장이 20여년간 그 지위를 유지하고 있다. 더불어 명예회장이란 직함과 달리 사내이사로도 활동하고 있다. 서준혁 회장은 20여년간 2대주주다. ‘서준혁 시대’를 열기 위해 지분 증여라는 마지막 단추가 남아있다.

◇베일 쌓였던 주주명부, 사실상 오너일가 100% 소유

2021년 말 기준 소노인터내셔널 주주명부에 따르면 창업주인 고 서홍성 회장의 부인 박 명예회장이 39.97%로 최대주주였다. 2대주주는 서 회장으로 34.82%다. 3대 주주는 소노인터내셔널로 자사주 22.97%다.


더불어 박 명예회장의 딸들도 소수 지분을 보유하고 있었다. 차녀 서지영씨가 1.65%, 장녀 서경선 대명건설 대표가 0.6%를 들고 있다. 이외 주주는 없다. 자사주는 의결권이 없기에 사실상 오너일가가 100% 지배하는 회사로 볼 수 있다.

2021년 말 기준 주주명부지만 2022년 말 기준과 차이가 없을 것으로 추정된다. 소노인터내셔널은 감사보고서에 주주현황을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자’ 합산 지분율로 뭉뚱그려 기재하고 있는데 2021년과 2022년 말 기재내역이 동일하다. ‘박춘희 및 특수관계자 지분율이 77.03%라고 썼다. 합산지분율(77.03%)은 100%에서 자사주 비율(22.97%)를 뺀 것과 정확히 일치한다.

소노인터내셔널은 2001년 창업주 고 서홍성 회장이 타계한 이후 감사보고서에 주주명부를 공개한 적이 한 번도 없다. 2001년 말엔 서홍성 회장이 대주주(72.8%)라고 기재했다. 2002년부턴 ‘대주주 박춘희 및 특수관계자’ 지분율로 일관되게 기재했다.


다만 한 때 주주별 지분율이 '알려졌다'는 표현으로 언론에 보도되긴 했는데, 이른 바 '막내 딸의 난' 영향이었다. 창업주가 타계하자 박 명예회장은 직접 경영에 나서는 한편 미성년자였던 두 딸의 상속권을 포기했었다. 그 결과 박 명예회장과 서 회장만 창업주 지분을 받았다. 박 명예회장이 37.7%, 서 회장이 36.4%씩 나눠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2010년 5월 막내 딸인 서지영씨가 모친과 오빠인 서 회장을 상대로 상속지분 반환 소송을 제기하면서 함께 드러난 내용이다. 서씨는 소장에서 "미성년이던 2001년 아버지가 돌아가신 뒤 대명콘도의 지분을 어머니와 오빠가 나눠 가져 주식을 전혀 상속받지 못했다"며 "당시 법정대리인인 어머니가 상속권 포기를 대리한 것은 이해상반행위를 금지한 민법규정에 반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지영씨가 소를 5일 만에 취소하며 사태는 일단락 됐지만 대명소노그룹 상속문제가 세간의 관심사로 떠올랐다. 그리고 이후로도 10여년이 지난 지난해까지 지배구조에 큰 변화가 없었던 셈이다.

박 명예회장 지분율(39.97%)이 2010년 언급된 수치(37.7%)보다 오히려 높아졌고, 상속에서 배제됐던 지영씨와 서경선 대표가 많진 않지만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는 것이 그나마 변화다.

◇박 명예회장, 서 회장 승진에도 사내이사 유지

서 회장이 올 1월 ‘회장’으로 승진했음에도 박 명예회장 영향력이 여전하다는 것이 주주명부를 통해 확인할 수 있는 사실이다. 자사주를 배제하면 박 명예회장 지분율은 51.9%가 된다. 박 명예회장 홀로 이사진 구성을 비롯해 모든 의사결정이 가능한 구조다. 서 회장은 45.2%에 그친다.

특히 박 명예회장은 이사회 멤버로 직접 경영에 참여하고 있다. 이달 10일 기준 소노인터내셔널 법인등기부등본에 따르면 박 명예회장은 2008년부터 사내이사를 맡아왔고 3년 임기로 중임을 택해왔다. 마지막 중임은 2020년 9월로 올 9월까지가 임기다. 박 명예회장은 1954년 생으로 올 69세다.

서 회장은 2010년부터 사내이사로 취임했고 2019년부터 10월 대표이사도 맡았다. 대표직은 2020년 8월까지만 수행했고 이후론 사내이사로 남아있다. 더불어 지난해 11월 사내이사 임기를 3년 연장했다. 서 회장은 1980년 생으로 43세다.

결과적으로 서 회장이 진정한 그룹총수가 되려면 아직도 규모가 막대한 모친 지분을 증여나 상속 받아야 한다. 이와 관련 소노인터내셔널은 2021년 12월 유상감자를 진행해 오너일가에 2000억원대 현금을 배분했다. 승계 재원일 가능성이 있다.

대명소노그룹은 2021년 굵직한 자회사들을 소노인터내셔널에 붙이는 지배구조 개편을 하면서 단순화됐다. 서 회장이 소노인터내셔널 최대주주가 되면 그룹 전체를 지배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