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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PO 모니터]'통큰 주주환원책' 내세운 필에너지, 내달 상장 도전11일 거래소 심사위원회 통과…'SK온 보다 주주환원 더" 가이드라인 준수 1호 기업

오찬미 기자공개 2023-05-16 07:25:50

이 기사는 2023년 05월 12일 09:1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필옵틱스의 물적분할 자회사인 필에너지가 내달 코스닥 상장에 도전한다. 예비심사를 진행하는 과정에 물적분할 자회사 상장에 대한 가이드라인이 마련되자 주주환원책을 두차례 상향 정정하며 의견 반영에 적극 나섰다. 덕분에 가이드라인 준수 1호 기업으로 거래소 심사위원회의 문턱을 넘을 수 있었다.

◇거래소도 신중했다…물적분할 가이드라인 심사 '1호' 기업

12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필에너지가 거래소 상장 심사위원회를 통과하면서 조만간 증권신고서를 제출하고 공모 절차를 공식화 할 계획이다. 상반기 내 증시 입성을 계획하고 있다. 그렇게 되면 물적분할 가이드라인을 준수해 심사를 받아 상장한 1호 기업이 된다.

심사 과정이 순탄치만은 않았다. 물적분할한 자회사 상장이다 보니 지난해 10월 31일 예비심사를 청구한 후 약 6개월간 심사가 까다롭게 진행됐다. 지난해 9월 한국거래소에 물적분할 상장 관련 규정이 마련된 뒤 첫 정식 심사 사례이기 때문에 거래소에서도 심사에 신중히 접근할 수 밖에 없었다.

필옵틱스는 주주 설득을 위해 지난해 10월과 12월, 올 1월 등 3차례에 걸쳐 IR을 실시하며 점차 상향된 주주 보상안을 제시해왔다. 잇딴 주주 간담회를 통해 주주환원 규모를 기존 120억~170억원 규모에서 20억원 이상 확대했다. 주주 여론을 적극 반영한 결과 최대 190억원, 주당 1094원의 환원을 약속했다.

필에너지는 공모 물량의 20%인 약 56만주를 주주들에게 현물 배당하기로 했다. 당초 130억원 규모로 예상됐지만 공모가격 상단이 제시된 것보다 한차례 높아지면서 현물 배당 가능 규모도 170억원 수준으로 증가했다. 현금배당 역시 45억원 규모로 통크게 진행된다. 재원은 필옵틱스 당기순이익의 15%나 필에너지 공모 자금의 10% 등이다. 주식 가치를 끌어올리기 위해 자사주 매입도 준비하고 있다. 필에너지가 코스닥 상장을 완료하면 공모 자금 중 약 43억원을 투입해 올 하반기 중으로 자사주를 매입해 소각할 계획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SK이노베이션도 SK온을 물적분할 상장을 추진하면서 SK이노베이션 주주들한테 주주환원책을 제시했는데 양적인 부분에서는 필옵틱스가 주주들에게 제시한 부분이 더 많다고 평가된다"며 "현금배당과 현물배당, 자사주 매입까지 주주들과 적극 소통해서 주주친화 정책을 제시한 모범 사례로 시장에서의 평가도 좋다"고 말했다.

◇삼성SDI 20% 투자…삼성과 '수주 기반' 전략적 관계 이어간다

공모 단계에서 필에너지의 예상 시가총액은 3000억~4000억원대에 이를 전망이다. 현재 필옵틱스의 시가총액이 2100억원대에 형성돼 있는 점을 고려하면 상당한 가치 평가다. 필에너지는 2020년 4월 필옵틱스의 2차전지 사업 부문을 물적분할해 설립한 회사다.

안정적인 실적이 뒷받침 된 덕분에 몸값을 높일 수 있었던 것으로 파악된다. 필에너지는 삼성SDI 헝가리 생산법인을 중심으로 2차전지 공정용 스태킹, 레이저 노칭 장비 등을 공급하고 있다. 이번에 상장을 추진해 마련한 공모 자금도 대부분 삼성SDI에 장비 납품을 하는 데 사용할 계획이다.

삼성SDI와의 전략적인 관계는 지분 투자로도 이어져 있다. 필에너지의 지분 20%를 삼성SDI가 보유하고 있다.

한 시장 관계자는 "필에너지는 삼성SDI와 긴밀한 관계를 이어가고 있어 회사의 실적이 상장 후에도 상당히 좋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수주 베이스가 깔려 있어 실적이 안정적"이라고 평가했다.

상장 대표주관사인 미래에셋증권은 이번 상장 과정에서 의무인수에도 참여할 전망이다. 필에너지의 시가총액이 2000억원 이상이기 때문에 주관사 인수 의무는 없다. 하지만 약 3%의 지분을 인수해 시장의 신뢰와 긍정적인 가치 평가를 이끌어 내겠다는 포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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