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형 화장품사 리오프닝 점검]에이블씨엔씨, 결손금 해소 체력보강 'MBS 전환' 통했다비용절감 '온오프라인' 전략 주효, '디지털·해외 공략' 미래 성장동력 마련
김규희 기자공개 2023-05-18 07:41:19
[편집자주]
국내 화장품시장은 2010년대 한류열풍에 힘입어 화려한 황금기를 보내다 중국의 경제보복과 코로나19 확산으로 오랜기간 침체기를 겪었다. 특히 중소형 화장품사들은 원브랜드숍 한파까지 겹쳐 더욱 힘든 시기를 보냈다. 올해 엔데믹 국면에 접어들어 다시 시장에 활기가 돌기 시작하자 보릿고개를 견뎌온 업체들이 본격적으로 재도약 채비에 나서고 있다. 팬데믹 해제와 리오프닝을 맞이한 중소형 화장품 성장 전략과 재무 현황 등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5월 16일 07:4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에이블씨엔씨가 근본적인 체질개선 끝에 수익성을 회복했다. 원가 절감과 가격 인상 등으로 비용 구조를 바꾸고 자본 전입을 통해 그동안 누적된 결손금을 털어내는 등 재무구조를 대폭 개선한 덕분이다. 디지털 전환으로 온·오프라인 채널의 고른 성장을 이뤄낸 만큼 앞으로 일본과 미국 등 해외시장 공략에도 속도를 내 미래 성장 동력을 확보할 방침이다.◇ '원가 절감·자본 전입' 재무구조 개선, 성장기반 구축
에이블씨엔씨는 올 1분기 연결기준 매출액 631억원, 영업이익 40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2019년 이후 3년 만인 지난해 흑자전환에 성공한 데 이어 올해도 영업이익을 실현했다. 순현금도 작년 말 대비 65억원 증가해 501억원으로 늘었다.
5개분기 연속 상승 추세를 이어갈 수 있었던 건 크게 개선된 재무구조 덕분이다. 2000년대 초중반 로드숍 브랜드 미샤의 인기로 전성기를 누렸지만 후발 주자들의 등장과 멀티브랜드숍(MBS) 중심의 시장 재편 등이 겹치면서 내리막 길을 걸었다.
2017년 112억원의 영업이익을 냈지만 이듬해인 2018년 영업손실 90억원을 기록하면서 적자로 전환했다. 2019년 18억원의 영업익을 내며 다시 흑자를 냈지만 코로나19가 확산한 2020년 무려 680억원의 손실을 기록했다.
에이블씨엔씨를 인수한 IMM 프라이빗에쿼티(PE)는 2021년 6월 IMM오퍼레이션즈그룹의 김유진 대표를 에이블씨엔씨 대표로 선임하면서 체질 개선에 돌입했다. 김 대표는 커피 프랜차이즈 할리스에프앤비의 가치를 끌어올려 인수 때보다 3배 높은 가격에 매각한 인물이다.
지휘봉을 잡은 김 대표는 비용 절감 작업부터 시작했다. 매출원가와 판관비를 큰 폭으로 줄였다. 2020년 각각 1610억원, 2122억원이었던 매출원가와 판관비는 2021년 1331억원과 1516억원으로 17.33%, 28.56% 감소했다. 2022년에는 각각 20.59%, 12.47% 감소한 1057억원, 1327억원을 기록했다.
비용이 줄자 수익성은 개선됐다. 지난해 기록한 매출액 2479억원은 전년 2629억원보다 150억원 적었지만 영업이익은 -224억원에서 100억원으로 324억원 증가했다. 매출 감소 폭보다 매출원가와 판관비를 줄여 수익을 창출해낸 셈이다.
주요 제품 가격 인상도 수익성에 영향을 미쳤다. 에이블씨엔씨는 2021년과 2022년 2년에 걸쳐 제품 가격을 5~40% 인상했다. 전년보다 매출이 줄었지만 흑자 전환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제품 가격으로 인한 수익성 개선이 있었다.
게다가 지난해에는 자본 전입을 통해 재무구조를 대폭 개선했다. 지난해 10월 자본잉여금 중 1453억원을 이익잉여금으로 전입했다. 자본잉여금으로 묶여있던 돈을 이익잉여금으로 돌려 결손금을 상계 처리했다. 이에 자본잉여금은 1753억원에서 300억원으로 감소했지만 이익잉여금은 -65억원에서 1398억원으로 플러스(+) 전환했다.
매각을 진행하고 있는 상황에서 영업활동을 통한 이익만으로 누적된 결손금을 해소하는데 오랜 시간이 걸릴 것으로 판단하고 자본잉여금을 활용해 재무건전성을 개선한 것으로 분석된다.
◇ 멀티브랜드 전략 선회, 포트폴리오 다각화 글로벌시장 공략
에이블씨엔씨는 과거 주력 브랜드 미샤를 중심으로 한 로드숍 전략으로 성장해왔지만 2010년대 후반 비즈니스모델을 변경했다. 재편된 화장품 시장 트렌드에 발맞춰 단일 브랜드 전략에서 벗어나 멀티브랜드 기업으로 전환하고자 했다.
이에 2018년부터 브랜드 포트폴리오 다각화에 들어갔다. 코팩으로 유명한 미팩토리를 시작으로 2019년 화장품 수입업체인 제아H&B와 지엠호딩스 등을 인수했다. 동시에 점포 구조조정을 통해 미샤 단독 브랜드만을 판매하던 로드숍을 MBS로 전환했다.
판매 채널 전략도 수정했다. 디지털 전환을 성장전략으로 내세우고 디지털 마케팅을 강화했다. 2021년 조직 개편을 통해 기존 온라인부문과 마케팅 부문을 브랜드 전략부문으로 합쳤다. D2C(Direct To Customer)본부를 신설하고 자사몰 강화 등 업무를 전담시키는 등 온라인 채널 역량 강화에 집중했다.
지난해 7월 자사몰 ‘눙크’를 ‘에이블샵’으로 개편해 고객 편의성을 높였다. 미샤, 어퓨, 초공진, 스틸라 등 에이블씨엔씨가 보유하고 있는 6대 주력 브랜드를 중심으로 온라인몰을 개편했다. 이외에도 쿠팡, 네이버, 올리브영 등 온라인 유통 채널을 넓혀 소비자 접점을 확대했다.
D2C본부는 지난 2월 조직개편을 통해 플랫폼본부에 통합됐다. 자사몰 운영을 맡아온 D2C본부와 온라인 채널 기획·전략 부서 플랫폼본부를 합쳐 이커머스 전략을 제고하고자 했다.
해외시장은 지속적인 미래 성장 동력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에이블씨엔씨는 지난해 중국 시장 변화에 대응해 미국, 일본 등으로 해외 시장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했다.
미국법인 매출은 2022년 전년대비 39.45% 증가한 152억원의 매출을 올리며 2020년 이후 증가곡선을 이어가고 있다. 북미 최대 온라인 쇼핑몰 아마존과 럭셔리 백화점 삭스피프스에비뉴 온라인 등 주요 이커머스 채널에 잇따라 입점해 인지도를 늘려가고 있다.
현지 고객 맞춤 전략으로 일본 소비자들의 취향을 적극 공략하고 있는 일본 법인도 매출이 지속 증가 중이다. 드럭스토어와 이커머스 채널을 중심으로 한 미샤의 활약이 두드러져 지난해 전년대비 3.61% 증가한 459억원의 매출액을 기록했다.
에이블씨엔씨 관계자는 “선택과 집중을 통한 근본적인 체질 개선을 마치고 성장에 박차를 가하며 가시적인 성과를 이어가고 있다”며 “앞으로도 글로벌 시장을 대상으로 한 공격적인 마케팅으로 미래 성장 동력을 확보해 기업 가치를 높여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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